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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저항의 법칙 - 인생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방법
로버트 프리츠 지음, 박은영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2년 4월
평점 :

책의 어디쯤에서 이런 예가 나온다.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술을 끊는 도구로써 명상을 시작한 사람.
그 사람은 기어코 알코올 중독자란 굴레에서 벗어났고
그건 다 명상 덕이었다.
근데 그 명상이라는 방법을 통해
이 사람에겐 다른 중독이 생겨났는데,
명상을 안하는 날이면
알코올 중독 때 느꼈던 그런
금단증상을 경험한다는 것이었다.
술을 못 먹었을 때 느끼는 그런 괴로운 심정을.
누군가는 아이러니라 할 터이다.
하지만, 책은 단순이 이런
반론적으로 말장난스런 깨달음 정도를 주려고
이 사례를 하나의 예로 든 것도 아니거니와,
책 전체를 바라볼 때
최종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큰 틀도
이 예시로 느껴질 수 있을
어떤 즉각적인 반응과는 좀 거리가 있다.
위의 얘기를 좀더 정리해 볼 때
알코올이란 부정적 중독에서
명상이란 긍정적 중독으로 바뀐 게
과연 중독이란 큰 틀에서
어떤 걸 의미하는지 정도만
위의 예로써 한번 이야기 꺼내 본 정도이고,
실제 말하고 싶었던 중독에 관한
짧은 결론부터 일단 마무리 지어보자면,
중독의 가장 궁극적인 해소는 전문적 소견에선
그게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상관없이
무조건적 '멈춤'에 있음을 얘기해주고 싶었던데 있다.
아마 알코올 중독을 옹호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거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테니 차치될거 같고,
명상을 굳이 중독의 개념으로 한데 묶어
중독이란 카테고리 안에서 논의해 봤던 것에
유익한 명상이란 걸 중독의 대상으로도
취급됐던데 반감이 생기는 사람들은 있을 것도 같다.
누군가에겐 명상이 인생일 수도 있을테고
알코올 중독과 어떤 식으로던 비유한 게
과한 극단의 비유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테니까.
알코올 중독이 인생이라 우긴다면
그건 쉽게 꺼내기도 동의받기도 어려운
반론대상일 테니 굳이 재논의는 필요 없겠고,
명상으로 좁혀 다시 위 문제를 이야기해 보자면,
이 책은 중독성이란 자체로
좁은 틀 안에서 뭔가를 논하는게 아닌,
각자의 초자아를 스스로 울타리에 가두는 듯한
행동을 자초함으로써 생길 수 있을
어떤 모습들을 가감없이
좋고 나쁨의 구분없이
증명된 예로 들어 설명해보는 과정에서 나온
그저 영감을 부여할 만한 예로써
사용됐다고 받아들여 졌으면 좋겠다.
저자는 젊은 시절,
클래식 작곡을 배워가던 과정에 있어서
어느날 이 책의 모티브가 된
구조의 본질에 관해 눈을 떴다.
그게 모든 것의 시작이 되었고
그냥 이론으로 접근해 왔고
이론적으로 공부하던 것들의
원론적인 시작과 간극에 존재하는 걸 느낀다.
저자가 자신의 본업에서 느낀 통찰로
많은 것의 원리가 될 수 있는
구조적 공통점을 발견했고,
이를 삶 전체에 적용할 수도 있다는
묘한 구조적 공통점을 적용해 본 게 핵심같다.
이 후, 몇몇 마음맞는 사람들과
자신의 발견을 이론화했고 세미나화 했다.
아마, 세미나 또는 이론화는
너무 많은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고
상업화 된 도구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등장하는 단계들은
그 과정의 당위성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여러 소재와 전개들은
무엇이 바람직한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자기점검의 역할도 경험해보게 도와주면서,
어떤 루트로던 뭔가 기존과는 다른
생각의 가지뻗음도 느껴보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비슷한 듯 다른 이름으로 행했던
수많은 잘못된 의사결정을 이끌었던게
어떤 본능과 구조적 오류인지
기억을 소환해 복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도.
매우 아이러니 한 것은,
이 책 내에서는 절대 기존의 어떤
심리적 이론이나 내용들이 주축은 아닌데,
결론적으로 어떤 심리학 전문가보다
더욱 심리학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들도 많고,
정통 심리학이 주는 한계 또한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심리학이 드러나게 사용되지 않음에도 말이다.
설명을 위해 일반적인 예들 안에서
심리학 용어 같은게 사용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여지껏 보편적으로 보이던
여러 사고방식의 틀을 깨고
진짜 틀을 보여주는게 이 책의 본질이다.
영성적이거나,
뉴에이지 스럽다거나
자기만의 궤변을 늘어놓는 책이 아니다.
단지 하나!
생각의 반전, 익숙함의 탈피,
기존 상식만으로는 혼자
구조화 하기 힘든 저자가 불러 일으키는
독특한 발상전환을 선사한다.
좋은 책, 좋은 인연은
소리없이 다가옴을 다시 한번 경험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