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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심리유희 - 다양한 주제를 통한 60초 심리분석
김민경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이 책을 읽어볼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때,
먼저 읽은 이로써 어떤 느낌을 받았으며
어떻게 표현해 주는게 가장 좋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이솝우화가 연상이 됐다.
이솝우화도 일종의 심리서란 생각도
예전부터 해본 적이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이야기 방식에서
중간중간 그것이 연상되며
좀더 그런 기억들이 새록새록 다가왔다.
한마리 여우가 포도가 먹고 싶어 따려다
결국 불가능함에 포기하며 떠나면서 읊조리길
저 포도는 분명 너무 시쿰한 신포도일거니
이렇게 된 게 잘 될거라며 자위한다.
여우와 신포도의 얘기다.
큰 뼈다귀 얻고 좋아하던 캐가
그것을 물고 강가를 지나다
자기가 비친 강물 속 자기 모습을 보다가
결국 그 개를 향해 짖게 되고
입에 물고있던 뼈다귀를 강물에 빠뜨리는 이야기 등등.
위의 이야기들과 책의 주제와 소재가
완전 똑같이 일치되진 않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이솝이야기 속
느낌들과 유사한 것들을 이 책 안에서도
재현해 보는 듯 느끼게 된다.
이런 방식. 난 좋았다.
사실, 이런 쉽지만 의미심장한 내용은
놓치지 않은 서술방식의 공통분모에 이유가 있다면
그건 이미 저자가 쓴 머릿말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방송활동을 하는 정신과 의사인 저자 스스로
대중과의 소통시에 느꼈던 착각을 고백하는데서 등장한다.
의사로써 가진 지식을 상식수준의 표현으로
조금 낮추어 전달하고자 신경쓰며 방송을 해가던 중,
스스로는 너무 낮춘건 아닌가란 생각에
살짝 고민한 적이 있다고 회고한다.
그러다 때마침, 우연히 담당PD가
저자에게 전달하는 그 수준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말을 꺼냈을 때 벌여졌던
하나의 에피소드가 이 책이 가진 색깔이 됐다.
PD가 건내려고 했던 말은 좀더 수준을 낮춰달라였고
그간 저자가 느꼈던건 너무 필요이상으로
수준이 낮아진 전달을 하고 있진 않은가
걱정하던 것과는 전혀 반대의 분석을 듣게된 것.
그래서, 좀더 친숙하게 상식으로 다가설 수 있는
내용과 전달법으로 기획된 게 이 책이다.
심리학 책이지만 용어 중심의 설명이고,
그 설명들은 학술적이지 않은
이해 중심의 편안한 구성으로 되어있다.
내용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면,
애착과 가족문제 및 양가감정 등을 예로 들어보려 한다.
애착은 사실 그간 그리 녹록하게
널리 쓰이는 용어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랬던 단어가 요즘은 애착인형이란
잘 쓰이지 않던 다소 전문적인 용어들까지
쉽게 사용되고 노출되는 걸 보고 듣게되는 시대같다.
책에서 애착은 채워지지 않은 갈증같이 나온다.
그러나 심각한 원인과 결과 해결방식의 구조가 아닌
그저 애착의 상황을 비전문적으로 짧게나마 이해하면서
일상적으로 이런게 애착에 관한 문제로
발현될 수 있는 거구나를 보여주는 선에서 마무리 된다.
애착문제는 결국 어느 방향으로던
그것을 채우려는 형태로 드러난다.
그러다 결국, 그럴 수 없는 환경 안에서
스스로를 부대끼고 몰아가다 보면,
결국엔 마치 암 같은 질병의 적응 단계처럼
반항하고 거부하고 갈구하다가
스스로 인정하는 단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스치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가족문제 및 양가감정에서도
아프리카 부족의 영웅을 기다리는 의식 등을 보여주면서
무엇이 가족내의 문제점과 애증처럼 보여지는
가족내 갈등의 심층적 이야기들도
우화적으로 독자가 느껴가도록 돕는다.
작고 아담한 책이다.
겉모습처럼 내용도 단촐하고 간결하다.
그러나 어느 깊은 책보다 울림있는 부분들도 많다.
상식이 지식이 되어가는 독서.
그것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후회없을 좋은 선택이 되어줄 책이라 본다.
매우 유익하고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