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유치환
뉘가 눈이 소리 없이 내린다더뇨
이렇게 쟁 쟁 쟁
무수한 종소리 울림하며 내리는 낙화
아 길이었다
손 하나 마주 잡지 못한 채
어쩌지 못한 젊음의 안타까운 입김 같은
퍼얼펄 내리는 하아얀 속을
오직 말없이 나란히 걷기만 걷기만 하던
아아 진홍 장미였던가
그리고 너는 가고
무수한 종소리 울림하는 육체 없는 낙화 속을
나만 남아 가노니
뉘가 눈이 소리 없이 내린다더뇨
유치환의 <낙화>와 <그 후>의 첫페이지가 닮았다.
눈이 떨어지는 소리가 마음의 소리인지, 동백이 떨어지는 소리가 심장소리인지...!
베갯머리를 보니 겹꽃잎동백 한 송이가 다다미 위에 떨어져 있다. 다이스케는 지난밤에 이 동백꽃이 떨어지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그의 귀에는 그 소리가 천장에서 고무공이 떨어지는 소리만큼 크게올렸다. 물론 밤이 깊어 주변이 고요한 탓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확인이라도 해보려는 듯 오른손을 심장에 얹고 늑골 끝에서 정상적으로 뛰는 맥박 소리를 확인하면서 잠이 들었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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