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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태어나 아프지 않고 사는 법 -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오행 습관
장허야오 지음, 정주은 옮김 / 비타북스 / 2016년 7월
평점 :
폐주피모(肺主皮毛)란 말이 있다. 폐가 피부와 모발을 지배한다는 말이다. 피부는 비위(脾胃)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비위를 튼튼하게 하면 폐에 도움이 된다. 토생금(土生金)이기 때문 즉 비위를 상징하는 토가 폐를 상징하는 금을 낳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행(五行)에 따른 해석이다. 오행은 특별히 여성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부, 모발 등을 생각할 때 여성에게 더 유용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오행을 이루는 목(木)은 나서 자라고 막힘없이 밖으로 뻗어나가는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화(火)는 뜨겁고 위로 솟는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토(土)는 심어서 기르고 수확하는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금(金)은 정결하고 소슬하며 변혁하는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수(水)는 아래로 흘러 윤택하게 하고 차가운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중의사인 저자는 피부, 모발 뿐 아니라 가슴, 자궁, 난소 등의 건강도 오행의 작용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오행은 상생 관계 뿐 아니라 상극 관계를 이루기도 한다.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 등이 상생 관계를 나타낸다면 목극토(木克土), 토극수(土克水), 수극화(水克火), 화극금(火克金), 금극목(金克木) 등은 상극 관계를 나타낸다.
간이 손상되면 비장에도 영향을 미친다.(간은 목이고 비는 토이니 목극토를 말한다.) 풀어 쓰자면 간이 비장을 불편하게 한다기보다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가 아닌가 싶다. 사주(四柱)에 따라 체질이 결정된다.(부록에 사주에 따라 자기의 체질을 찾을 수 있게 표가 작성되어 있다.) 가령 목 체질은 오장 가운데 간(肝)이 대응한다. 이는 간이 약하다는 의미이다. 오미 가운데 신 맛이 해당된다. 이는 신맛 나는 음식을 조절해서 먹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각 체질에 따라 신체적 특징, 신경 써야 할 장기, 걸리기 쉬운 질병, 황금 혈자리, 해당 음식 등을 제시해 보인다. 계절마다 다른 오행의 규칙들이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가령 봄(1 - 3월)은 오행 가운데 목(木), 오장 가운데 간(肝), 잘 걸리는 질병은 흉부 팽만, 유선증식 등에 잘 걸리며, 잘 걸리는 사람은 목 체질 여성과 간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고, 방법은 간경 및 담경을 자극하는 것 등이 제시된다.
간에 문제가 있으면 늙어 보인다고 한다.(간은 목이다.) 물이 부족하면 땅은 점점 척박해져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진다. 이런 땅에서 자란 나무와 꽃이 푸르른 생명력을 발산할 리 없다. 여성의 간에 피가 부족하면 일찍 주름이 생기고 얼굴빛이 칙칙해지며 입술과 손톱이 창백해진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껴 눈앞이 어질어질하고 기운이 없고 가슴이 두근거리게 된다. 노화가 일찍 시작된다.
간은 피를 담아두는고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간경(肝經)은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가장 기운이 왕성해 열심히 독소를 배출하는데 이 시간에 깨어 있으면 간이 독소를 배출하는데 써야 할 힘을 눈과 뇌를 위해 쓰게 되어 독소 배출이 되지 않아 몸 여기 저기에 문제가 생긴다. 아시혈(阿是穴) 즉 누르면 아픈 혈자리가 있다. 이에 걸맞게 저자는 간 건강을 지키려면 날마다 간경을 천천히 지압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지압을 하다가 가장 시큰거리거나 아픈 부위, 뭉쳐 있는 곳을 힘껏 누르거나 두드려주라고 말한다.
“간이 피를 받으면 눈이 밝아져서 잘 보이게 된다.“는 구절이 ‘황제내경’에 있다. 눈 건강을 위해 멀리보기가 필요하다. 눈동자 굴리기도 필요하다. 태충혈 문지르기도 필요하다.(태충혈은 발등 부분의 혈자리이다.) 귓불 만지기도 좋다. 저자는 장자의 ‘양생주’를 열심히 읽을 것을 권한다. 우리의 삶과 활력은 끝이 있지만 앎은 끝이 없으니 이미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바라거나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기어코 하려고 하면 몸과 마음이 상해 정신이 오갈 곳을 잃는다고 귀띔하면서.
‘양생주’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의 삶에는 끝이 있으나 앎에는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이 없는 것을 좇으니 몹시 위태롭구나.. 만사에 자연 법칙을 따르면 목숨을 지키고 천성을 보전하며 정신을 수양해 천수를 누릴 수 있다.” 저자는 호흡만으로 살이 빠지는 척주조식법, 지방간을 말끔히 없애는 음식과 혈자리 등을 알려준다. 심장은 여자의 영원한 집이다. 심장의 건강은 신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일생의 아름다움에 직격탄을 날리기 때문에 여성은 특히 심장 보양에 신경써야 한다.
먹을수록 수명이 길어지는 오행 심장 보양죽도 눈길을 끈다. 씨를 제거한 대추 20알, 심을 제거한 연밥 20알, 건포도 30알, 대두 30알, 흑미 적당량으로 만드는 죽이다. 하루 동안 물에 담갔다가 한 번에 냄비에 붓고 끓여 먹으면 된다. 대추는 폐금(肺金)을 보하고 연밥은 심화(心火)를 없애며 포도는 간목(肝木)의 기혈을 보양한다. 대두는 비(脾土)를 보한다. 흑미는 신수(腎水)를 보한다.
저자는 열등감과 소심함도 치료될 수 있다고 말한다. 소충혈에 침을 놓고 밝고 긍정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것으로 겁이 많고 소심한 여성들을 치료하는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다. 비위는 여자의 기본이다. 앞에서 말했듯(폐주피모) 폐가 튼튼해야 촉촉해 보인다. 역시 혈자리 자극이 필요하다. 쌀뜨물은 흰색으로 오행 중 금(金)에 속한다. 쌀뜨물을 얼굴에 담그고 숨을 참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폐가 튼튼해지고 피부가 백옥처럼 하얗게 된다고 하니 흥미롭다.
저자는 오행 폐 보양죽도 소개한다. 영향혈과 합곡혈을 시큰시큰하고 마비가 올 때까지 3분씩 문지르면 비염과 부비강염이 사라진다.(영향혈은 코 양 옆의 혈이다. 합곡은 엄지 손가락 옆의 혈이다.) 신장이 나쁘면 여성미가 부족해 보인다. 역시 혈자리가 중요하다. 저자는 머리 빗기의 놀라운 효과도 소개한다.
이 밖에 식초의 효능, 대상포진을 치료하는 비법, 연꽃처럼 앉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내용도 있다. 가부좌(跏趺坐)를 말한다.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는 고치법(叩齒法)도 있다.(叩는 두드릴 고이다.) ‘여자로 태어나 아프지 않고 사는 법’은 여자에게 뿐 아니라 남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특별히 여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임은 물론이다. 여성이 행복한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한 책이 ‘여자로 태어나 아프지 않고 사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