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힘
원재훈 지음 / 홍익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표지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책이 있다빨간 바탕의 초록 선인장고독자기만의 방인문학보기만 해도 행복해졌다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고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들을 읽느라 계속 미루다가 주말 동안 만나 보았다언젠가부터 스스로 화두로 삼은 것이 나만의 공간과 시간’ 그리고 고독이다그동안 이런 말이 들어간 책들을 많이 읽었다.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백년 동안의 고독>, <고독의 즐거움>, <고독한 글쓰기>,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고독>, <고독한 당신을 위하여>, <너무 시끄러운 고독>. 오래전 읽은 책은 제목이 생소하기도 하지만 그간 이런 책들을 찾아 읽은 이유는 알 것 같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은 주부에게는 짬을 내어 나만을 위한 시간을 내는 것이 참으로 달콤한 법이다친구와 어울리기 좋아하던 나는 언제부터인가 혼자 있는 걸 좋아하게 되었다그렇다고 어울리는 걸 싫어하진 않는데 그런 후에 꼭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전에 읽은 책 내용 중 어떤 이는 다른 사람과 있는 동안 에너지를 충전하고다른 이는 혼자 있을 때 충전이 된다고 하였다이게 변하기도 하는 건지 모르겠다예전의 내 모습이 전자였다면 지금은 후자가 되었기 때문이다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바뀌는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왠지 너무 고독한 노년은 싫을 것 같다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있어야 치매도 예방할 수 있을 테니까.

 

  이 책에는 고독했지만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여자들을 많이 만나던 카사노바가 70이 넘어 도서관에서 사서로 있으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책으로 남겼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그는 자신을 모르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60년의 생애를 병약한 몸으로 고독과 벗했던 지극히 개인적인 아미엘의 일기도 기회가 된다면 만나보고 싶지만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그런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일기를 쓰는 행위는 생각만으로도 안쓰럽고저자의 말처럼 그건 진정 자신을 진실로 존중하는 태도는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독했던 작가나 예술가의 마지막은 객관적으로 볼 때 슬플 수도외로워 보일 수도 있다하지만 카사노바도아리엘도 실제로는 고독 속에서 무한한 행복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

 

  책 속에 사상가도 등장하는데 그중 독학으로 사회철학자가 된 에릭 호퍼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길 위의 철학자라는 별명도 있었던 그는 노동자 출신의 철학자이고세상을 흔드는 감동적인 글을 썼다고 하니 그의 글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그는 남들과 같은 아카데믹한 길을 걸은 것이 아니라 돈이 생기면 책을 사서 읽고떨어지면 나가서 돈을 벌며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 엄청난 통찰력을 지닌 책을 썼다는 것이 존경스러운 부분이다삶의 노곤함이 그대로 녹아있는 글이 아니었을까?

 

  고독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싶은 생각도 든다내가 좋아하는 시간이기 때문일까? (노년의 삶에 지나친 고독은 독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억울함을 삼키며 혼자 일기를 쓰던 이순신 장군에게 그런 고독한 시간이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을 것이다책 속 내용 중 베토벤이 음악은 고독의 침묵 속에서 우리를 신에게로 인도한다라고 적었다 한다고독은 어쩌면 신을 독대하는 일인지도 모른다스마트폰과 온라인의 유혹 속에서 진정한 고독을 잃어버린 요즘 시대에 고독이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코로나로 고독을 강요당하는 우리들두려워하거나 온라인으로 회피하기보다는 삶의 당도를 높이는 일에 열중하면 어떨까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ShhbggS4mQk

https://www.podty.me/episode/168606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웃는 얼굴로 구워삶는 기술 - 세상에서 가장 짧고 쉬운 20가지 심리 법칙
로버트 치알디니.노아 골드스타인.스티브 마틴 지음, 박여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빌려 학교에 가져갔다가 연구실에 올려 두었더니 옆반 선생님이 보시고 이건 선생님이 이미 잘하고 계신 것 아닌가요?’하고 말씀하셨다그렇게 되고 싶긴 하지만 아직 부족함이 너무 많아 이 책을 빌린 것인데 어쨌든 기분이 좋았다누구든 자신이 바라는 대로 사람들이 따라와 준다면 싫어할 이가 없을 것이다나쁜 마음을 먹고 잘못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어떻게 보면 가스 라이팅이라는 요즘 유행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부정적인 의도가 아니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설득의 기술’ 이리라리뷰 쓰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은 오래전 재미있게 읽었던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가 함께 쓴 것이었다.

 

  설득의 기술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이의 거칠음을 탓할지도 모른다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오랜 교사 생활 속에서 아이들을 다그치고 나무라는 것보다는 아이들의 좋은 점을 일깨워주고내가 먼저 친절을 보이는 것이 아이들의 바른생활 태도와 긍정적인 자세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이 책에도 효율적인 설득은 위해 남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보다 내가 다른 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하였다.

 

  책에 나오는 단편적인 방법들 중 공통점 찾기 부분이 재미있었다동향인 분을 만나면 반갑고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끼듯나와 작은 공통점 하나라도 있으면 의견을 모으기 쉽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래서 처음 만난 사람과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려고 하나보다만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과 협력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공통점 찾기를 먼저 해 보는 것잊지 말아야겠다치열한 전투 중 크리스마스이브 때 적군끼리 사격을 중지하고서로 연주와 노래를 하며풋볼 경기를 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영국군과 독일군을 하나로 만든 것도 같이 아는 노래서로 좋아하는 풋볼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약속을 말로만 하는 것보다는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학급 운영을 할 때 앞으로의 각오 등을 글로 쓰도록 해야겠다붙여 놓고 스스로 볼 수 있으면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다작년부터 칠판 옆 게시판에 영화 킹스맨에 나왔던 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문구를 써 붙여 놓아서 작년올해 아이들의 매너가 더 좋은지도 모른다하나가 되도록 하는 것으로 학급 이름 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우리 반은 지금 뽀로로라는 이름으로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끼리 더 끈끈하다신년에 한 해 계획을 적어보는 것도 생각만 하는 것보다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왓칭이라는 책에서는 이루고자 하는 바를 그림으로 그려 책상이나 거울에 붙여 두고 계속 보라는 내용이 나온다같은 맥락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학교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나는 아이들과의 관계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책 중에도 나오지만 이런 법칙들은 아이들에게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은 분들은 얇지만 알찬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내용 ---

 

효율적으로 설득을 잘하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누가 내게 도움이 될까?’를 묻지 않는다그보다는 내가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는 누구일까?’하고 묻는다설득하고 싶은 사람이나 뭔가를 받고 싶은 사람을 떠올려 보라그 사람을 위해 혹은 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누가 나를 도울 수 있을까보다는 내가 누구를 도울 수 있을까를 습관적으로 생각하라. (20)

 

- 1914년 12유럽은 가장 처참했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적군은 서부전선에 바짝 근접했다소리치면 들릴 정도로 가까이 침투한 지역도 많았다전투는 몇 주에서 몇 달로 늘어났고병사들은 반대편 참호에 적군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점차 익숙해졌다점차 양측이 협력하는 상황이 잦아졌다적군은 일부러 사격을 중지해서 상대 진영이 밤에 전사한 전우를 수색할 수 있도록 도왔다발포를 중단함으로써 상대와 협력하는 일종의 협조 관계는 그 유명한 크리스마스 정전(1차 대전 중 100미터도 안 되는 전장에서 대치하던 영국과 독일군이 <고여한 밤 거룩한 밤>에 맞춰 각각 백파이프를 연주하고 노래로 화답하면서 풋볼 경기도 하고 카드 게임도 했던 일화를 이른다. -옮긴이)’의 토대가 되었다. 1914크리스마스이브에 양쪽 군대는 자발적으로 사격중지를 선언했다병사들은 참호에서 나와 적군과 함께 풋볼 경기를 했다. ... 협력은 설득의 중요한 수단이다. ‘와 로 가르기보다는 우리라고 생각하자. (46-47)

 

누군가에게 좋은 인상이나 영향력을 주고 싶어 하는 이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작은 결점을 고백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그렇게 하면 여러분도 다른 모든 사람처럼 사소한 흠이 있는 인간적인 사람으로 보인다작은 결점을 드러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를 시작할 수 있으며 상대는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진정성과 솔직함신뢰성을 더욱 높게 평가할 수 있다또한 상대는 더욱 편한 마음으로 내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79-80)

 

교실에서 손을 번쩍 들고어쩌면 한심해 보일지도 모르는 질문을 하는 학생은 두 가지 면에서 자신의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첫째그런 학생들은 학습 내용 외에 추가로 정보를 얻을 것이다둘째아마 다른 학생들도 그 질문에 고마워할지도 모른다어쩌면 다른 학생들도 몰랐던 내용이지만 질문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그랬다면 학급 친구들은 그 질문을 해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되돌려주겠다는 일종의 의무감을 갖게 될 수도 있다. (87)

 

정치 연설에서부터 TED 강연에 이르기까지설득에 능한 연사들은 정보와 사실만으로는 청중이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청중은 이야기에 반응한다인류애가 담긴 메시지나 제안이 그 어떤 객관적인 정보와 자료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99)

 

목표가 뚜렷하다면 그 목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다른 사람도 같은 꿈을 꾸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보라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법에 대해 생각해보라청중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그 인물의 동기와 바람을 청중에게 보여주라가능하다면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도표와 표를 사용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사진을 활용해보라. (103)

 

누군가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첫 번째 단계는 그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의 공통점을 보여주면 가능성이 높아진다설득 전에 공통의 배경이나 관심사경험 등과 같은 공통분모를 찾는 준비를 하라설득이나 부탁을 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과 나와의 공통점을 부각시키도록 한다. (111)

 

누군가에게 어떤 부탁을 하기 전에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생각해보자그리고 대화 중에 그 점을 언급하며 칭찬해보자늘 부탁할 때 칭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평소에도 긍정적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늘 칭찬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도 여러분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며 여러분의 부탁에 예스라고 말할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118)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하는 질문을 한 뒤 다른 사람을 돕는 과제를 하도록 했는데 이 질문을 하지 않았을 때는 다른 사람을 도운 사람이 29퍼센트였지만 질문에 대답을 한 후에는 77퍼센트로 증가했다때론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청할 때상대가 그 요구와 일치하는 행동을 과거 어느 시점에 했다는 사실을 떠오르게 하는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이렇게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는 전략은 어른이건 아이건 다 통한다. (125)

 

어떤 약속 내용을 자발적이고 공개적으로 적으면 단순한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팀원들에게 목표를 종이에 적도록 하면 그 목표에 더욱 전념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함께 자취하는 친구에게 예전에 그 친구가 살던 집이 무척이나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었음을 부드럽게 상기시켜 주는 것이 협박강요분노의 분출 같은 방식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현재 같이 사는 집을 청결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다. (140)

 

저자가 참고한 문헌상식 밖의 경제학인간관계론설득의 심리학(1, 2), 초전 설득관례를 깨뜨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기술스틱! (174-175)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rwrbmQaTCIU


https://m.podty.me/episode/16835670 





- 누군가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첫 번째 단계는 그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의 공통점을 보여주면 가능성이 높아진다. 설득 전에 공통의 배경이나 관심사, 경험 등과 같은 공통분모를 찾는 준비를 하라. 설득이나 부탁을 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과 나와의 공통점을 부각시키도록 한다. (111쪽)



- 누군가에게 어떤 부탁을 하기 전에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대화 중에 그 점을 언급하며 칭찬해보자. 늘 부탁할 때 칭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도 긍정적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늘 칭찬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도 여러분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며 여러분의 부탁에 ‘예스’라고 말할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11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 만큼 살았다는 보통의 착각 -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두려워지는 당신에게
이근후 지음 / 가디언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 이근후 님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라는 나이 듦에 대한 당차고 유쾌한 책이었다이 책에 보니 그 책이 엄청 인기가 있었나 보다익숙한 이름의 작가가 낸 책을 보내주신다고 해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계속 들고 다니며 틈틈이 읽었는데 지난 책에 비해 유머러스한 부분보다는 조금 더 진중함을 담은 느낌이었다. 80대의 시절을 보내고 계신 그의 글에서 나이 들어 약하다거나 자존감이 떨어지기보다는 오히려 더 혜안을 가진 여유가 느껴졌다정신과 전문의로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아온 그는 모든 말과 행동에 의사 다운 면모가 숨어있을 것 같다나도 알게 모르게 교사 같은 사람이 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때로는 종교인에게도 내담자에게 충고하듯 하는 당찬 모습이 너무 귀엽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은 짧은 생을 살았던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고난의 시간에 대한 기억이 많을 것 같다나는 왜 이런 험난한 생을 살았을까를 원망하기보다 그로 인해 더 단단한 지금의 자신이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고 하였다고통은 인내를인내는 강함을 낳는다는 성경 속 한 구절 같은 말이다이번 책에서는 속담이나 격언도 많이 등장한다세월이 약이라거나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을 마음 깊이 이해하는 이유는 그 세월을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내용 중 오래전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으로부터 갖게 된 등반의 꿈은 30년이 훌쩍 지난 후에 이루어지는데 그걸 생각하면 포기하지 않고 꿈을 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꿈은 비단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만 꾸는 것이 아닐 것이다나이가 들어도 끊임없이 꿈을 꾸고 도전하는 것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깨닫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그리고 할 수 없어진 것들에 좌절하지 않고나이가 들어 더 잘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는 것이야말로 노년의 생을 보람되게 살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자신에게는 찾아올 것처럼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노년의 삶과 죽음은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과정이다무조건 두려워하거나 피하기보다 매 순간을 유쾌하게 상황을 관조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다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저자의 말처럼 결코 잔소리꾼은 되지 말자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본인의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플왕 - 넘치는 욕망을 싹둑 잘라내는 심플 탐험 에세이
유강균 지음 / 마인드빌딩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로그 댓글로 이 책을 보내주신다는 제의를 받았다. 워낙 정리나 심플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이 많아 보내주시라고 했다. 만화책 표지처럼 생긴 이 책의 내용은 오히려 철학책 같은 느낌이어서 좋았다. 정리 방법에 관한 책들은 많았지만 인생의 이유를 생각하게 하는 정리 책은 별로 보지 못했다. 

 
  저자는 메모하기를 좋아하여 많은 문구류를 탐닉했지만 결국 볼펜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과 정성을 투자했을까? 하지만 그게 헛된 시간은 아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볼펜의 소중함을 알았으니까. 그의 책상을 채우던 수많은 물건들이 사라지고 심플함만 남았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내가 진정 원하는 무엇을 찾고 가지려고 하면 나를 채우던 다른 것들을 덜어내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긴 쉽지 않을뿐더러 그것마저 계속 바뀐다. 한편 좋아하는 것만 계속 찾는 것보다 내가 계속하면서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계속하여 기술이 늘고 능숙해지면 좋아질 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일맥상통한다.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 '그냥'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는 저자는 정작 자신의 인생의 이유는 말하지 않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 수도 있고 스스로도 아직 찾는 중일지도 모른다. 성경에 밭에 보화가 감추인 것을 안 사람은 재산을 팔아 그 땅을 산다는 예화가 나온다. 진정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있으면 다른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른 어떤 것보다 내 인생의 이유를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다. 아무 생각 없이 남들이 좇는 돈과 명예만 생각한다면 이루건 이루지 않건 허전함을 채울 수 없다. 설령 이유가 돈이라면 왜 돈인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막연히 남들도 그러니까, 가 아니라. 

  이 책에 이런 내용이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앞부분에 나오는 오래전 여자 친구의 화성인 같은 충격적인 게으름도 재미있게 읽으며 나는 그녀와 비슷한 부분은 없는지 돌아보기도 했다. 이따가 하지, 내일 하지, 하며 미룬 일은 다음 나의 과업으로 인해 할 일이 점점 늘 뿐 해결은 더 어렵다. 그래서 저자는 계획도 중요하지만 즉시성을 강조한다. 무리를 해서라도 그날 일은 그날 끝내는 것,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조용한 밤을 맞이하는 것. 서른을 맞은 저자에게 인생의 지혜를 많이 배웠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podty.me/episode/16711116

https://youtu.be/ibZtAHXpb8Q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본인의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궁극의 수납법은 넣어두거나 분류하는 게 아니었다. 보기 좋게 배치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버리는 것이었다. 불필요한 물건의 참다운 위치는 서랍도, 깔끔한 수납함도, 책꽂이 틈도 아닌 쓰레기통이었다. 버리기로 시작해서 버리기로 끝나는 것. 그것이 진짜 청소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리는 단지 거들 뿐이었다. (68-6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미한 희망의 나날들
허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들어 출판사에서 책을 많이 받아 읽는다줄을 서 있어 다른 책을 읽을 틈이 없다그런데 보내주시는 신간들이 모두 마음에 든다사실 그전에 받고 리뷰를 쓰지 못한 책들도 있었다학생들이 방문하기도 하는 내 블로그에서 소개하기 껄끄러운 내용이 있으면 망설이다 보내주신 분께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그런 의미에서 좋은 책들을 읽는 요즘은 행복하다시간이 없어 오래 걸리는 게 미안할 따름이다.

 

  책 리뷰를  쓴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처음에는 책에 대해서만 주로 썼는데 요즘은 내 이야기가 더 많아진 것 같다저자도 원래 비평을 썼다고 한다자신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보여주기가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한다이 책은 산문집이니 저자도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띄워 보내는 일에 용기를 내었다는 의미로 다가왔다책과 영화를 좋아하는 나처럼 저자도 그간 많은 책과 영화를 섭렵했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누군가의 이야기라는 면에서 책과 영화는 닮은 점이 많다영상으로 보여주느냐텍스트로 묘사하느냐의 차이일 것이다하지만 저자의 취향은 나와 조금 다르다내가 읽지 않은 소설과 영화가 꽤 많이 소개되어 있다어떤 것은 읽거나 보고 싶기도 했고어떤 것은 무척 생소하기도 했다특히 내가 많이 접하지 않은 일본 문학에 대해서 그랬다.

 

  비평을 하는 분이라 그런지 문학에 대한 고찰 부분이 자주 등장하는데 문학이라는 것이 가장 사적인 것을 다룸으로 가장 공적인 것을 문제 삼는 예술이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공적인 것은 사적인 삶에 깊이 침투하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인의 미시사를 들여다보는 것이 때로 사회를 보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책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어릴 적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생일선물로 받은 생텍쥐페리의 야간 비행/남방 우편기에 나오는 조종사의 시선으로 본 인간 세상은 우리가 하늘을 보는 것처럼 불빛이 별처럼 빛난다는 부분의 인용이다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사랑과 시간과 서로 의지하는 인간에 대한 책과 영화들을 통해 문학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일이 책을 통해 가능하다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책과 영화를 통한 오묘한 세상 보기의 설렘을 가질 수 있었다.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본인의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