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 시칠리아 - 지중해에서 보낸 완벽한 한 달
윤정인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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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전에 벼르던 이탈리아를 다녀올 무렵, 시칠리아 일주 여행상품이 아주 싸게 나온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상품 개발 직후의 홍보기간이었던가 봅니다. 마침 이탈리아를 다녀온 직후라서 솔깃하긴 했지만 긴 휴가를 연거푸 내기가 부담스러워 마음을 접고 말았습니다.

여행작가 윤정인님의<퐁당 시칠리아>를 읽게 되니 그때 접어두던 시칠리아여행의 꿈이 다시 꿈틀거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도를 보면 시칠리아는 지중해 한복판에 위치하면서 아프리카 대륙의 튀니지와 이탈리아 반도사이에 끼어 있는 징검다리 모양입니다. 즉 지중해의 패권을 노리는 세력이라면 당연히 탐을 낼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따라서 시칠리아를 차지했던 다양한 세력들의 문화가 혼재되어 있을 듯합니다. 여행사 상품으로 나와 있는 여행 일정은 시칠리아의 대표적 명소를 찍고 찍어 연결하는 것으로 섬 특유의 소박하고 한적한 느낌을 즐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자유여행을 떠나야할 것인데, 그런 생각을 가진 분에게 안성 맞춤한 책이 바로 <퐁당, 시칠리아>입니다. 윤정임 작가님은 <퐁당, 동유럽>,  <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 등으로 이미 친숙한 편이기도 합니다.

자유 여행법, 여행 글쓰기 등을 주제로 강의도 하신다는데, 여행 글쓰기에서 중요한 점을 몇 가지는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가급적이면 외래어 보다는 우리말을 썼으멵 좋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책을 읽는 독자 가운데 외래어의 뜻을 모르는 분도 계실 것이고, 예쁜 우리말을 많이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를 들면 피시 마켓은 이탈리아에서는 그리 부르지 않을 터이니 어시장하면 좋을 것 같고, 카테드랄도 성당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황에 맞는 단어를 고르는데 조금 더 신경을 쓰시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시칠리아는 지질학적으로 주변국이 탐내는 곳’이라는 설명에서도 ‘지정학적’이 더 좋지 않을까 싶었고, 에트나화산이 ‘폭발했다’는 부분도 ‘대규모 분화가 있었다’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때로는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읽는 흐름의 결에 어울리지 않는 곳도 눈에 띱니다. "두오모 광장에서 노을을 보면서 시원한 오렌지주스를 ‘들이켜는’ 부분이나, "열흘 이상 다른 나라에서 지내다 보면 한식이 ‘사무치게 그리워진다’는 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전체의 내용은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감성에 잘 맞게 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지역의 특색 있는 맛집과 먹거리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당이나 성채 등 유적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한 것은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오기 때문이라는 생각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도 인터넷 뒤지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피곤한 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행지에 대하여 그야말로 적당한 선에서 요약 설명해 주는 책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퐁당, 시칠리아>를 읽다 보면 작가의 주요 관심사는 경관을 보고 느끼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말미에 가면 사진을 찍어 기억을 보완하신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사진을 보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는 아쉬움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책에 실린 사진들에는 설명이 빠져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물론 책의 내용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듯합니다. 사실은 작가님처럼 보고 들은 것을 글로 남기는 게 가장 기억이 오래간다고 합니다. 다음은 그림을 그리는 것, 그리고 마지막이 사진을 찍어 남기는 것 순서라고 합니다.

책을 읽고 나시 기회가 되는 대로 시칠리아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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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 아직도 연애 중입니다
윤미나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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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적에 노래방에 가면 부르던 노래 가운데 가수 박상민씨가 부른 <무기여 잘 있거라>가 있습니다. 다섯 번에 걸친 이별 끝에 산속으로 들어간 여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첫사랑은 대학에 떨어지는 바람에, 두 번째 사랑은 대학때 미팅에서 만난 한량이었고, 세 번째 는 직장 동료였는데 부모가 반대해서, 네 번째는 선봐서 만난 남자였는데, 양다리를 걸쳐서 이별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남자가 바로 노래의 주인공인데, 서로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기로 했는데, 약혼식날 남자의 옛 사랑이 아이를 안고 나타났더라는 것입니다. 정말 기구한 사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여자 주인공보다 더 기구한 연애사를 가진 분이 계시다는 것을 <38살, 아직도 연애 중입니다>를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의 경우는 네 번의 이별을 적었는데 <무기여 잘 있거라>에 나오는 사례 가운데는 부모가 반대해서 이별한 건을 제외하고는 또 다른 이별의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의 첫 번째 남자는 33살이 되던 해에 만난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고 합니다. 독서동아리에서 만난 그 남자는 분위기를 잘 살리는 재주가 있어서 주변 여성들의 호감을 독차지하는 남자였다고 합니다. 우리의 여주인공도 관심이 끌리기는 했지만, 6살 연하라는 걸림돌이 있어 선뜻 다가서지 못했던가 봅니다. 그래도 그 남자가 먼저 다가왔기 때문에 두 사람은 사귀기로 했는데, 결정적인 순간, 즉 결혼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남자 부모가 반대를 했고, 이 남자는 부모의 반대를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헤어졌다고 합니다.

두 번째 남자는 다행히 연상이었는데 머리숱이 적은 것이 흠이었던 모양입니다. 그 남자 역시 몇 차례 소개자리가 있었지만, 만남으로 이어진 적이 없어 모태 솔로가 의심되는 정황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이야기가 되려고 했던 탓인지 용모와 나이 등의 단점을 뛰어넘는 경지에 이르러 결혼에 성공하는 듯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결혼 이야기가 나올 무렵에서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남자집에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요즈음에도 사주팔자를 따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궁합을 맞춰 결혼을 해도 사단이 나기도 하고, 궁합이 맞지 않는 결혼도 잘 사는 경우가 많다는데, 이 남자는 결국 집안의 반대를 이겨내지 못했던가 봅니다.

그리고는 집안의 성화에 못 이겨 여러 차례 선을 보는 자리에 나갔지만, 선이라는게 그렇듯 인연을 만나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결혼 전에 선을 포함해서 소개를 받는 자리가 60회는 넘었던 것 같습니다. 모친께서 사주를 맞춰보기 위해서 쓴돈도 만만치 않았다고 푸념을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 차례의 선자리에 나가던 가운데 볼링동호회에서 말이 통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모임에 참석했다는 그 남자는 호감을 가진 듯한데 영 다가오지 않는 느낌이 들어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부산에 사는 그 남자의 집을 찾아가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했는데, 이 남자는 의미 없이 만나는 상대로 시작했던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고백과 함께 속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 남자도 끝이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물론 또 다른 인연을 만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만, 가장 최근의 이별은 헬스장에서 만난 동종업계의 남자였다고 합니다. 대학을 졸업한 여주인공과는 달리 전문학교를 나온 것이 조금 흠이긴 했지만, 이런 약점을 접어두기로 하고 결혼을 약속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살던 집을 정리하여 두 사람의 신혼집도 계약을 했는데, 글쎄 이 남자가 루게릭병으로 진단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루게릭병은 하지로부터 근육마비가 시작되어 점점 위로 진행되다가 결국은 죽음을 맞게 되는 치명적인 퇴행성 질환입니다.

 

루게릭병 환자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미치 엘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도 있고, 배우 김영민과 하지원이 공연하여 눈물을 쏙 뺀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역시 루게릭병을 주제로 한 이야기입니다. 어찌되었거나 우리 여주인공의 마지막 남자(물론 또 다른 인연이 등장할 것으로 믿습니다만)는 여주인공을 놓아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픈 이별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책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연애 중’이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인연을 더 기다려보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파이팅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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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 -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탄생의 역사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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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리처드 도킨스가 쓴 <만들어진 신; https://blog.naver.com/neuro412/221736405799>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점이 많았습니다. 무신론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종교의 본질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꾸준하게 해오고 있습니다. 홍익희교수의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도 그런 생각에서 읽게 된 책입니다. 저자는 이미 <유대인 이야기>를 통해서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32년간을 KOTRA의 해외 무역관에서 근무하면서 세계의 경제를 움직이는 유대인들에 주목하고 공부해온 결과를 책으로 정리해온 것입니다.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에서는 현대의 주요 종교의 유래와 이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도 추적합니다. 저자는 현대의 주요 종교는 셈족과 아리안족으로부터 유래했다고 정리합니다. 즉 셈족의 아브라함으로부터 나온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있으며, 인도유럽어족의 일파인 아리안족으로부터 나온 조로아스터교, 브라만교, 불교 그리고 힌두교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니 범세계적으로 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는 큰 규모의 종교로 꼽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서양의 종교로 알고 있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중동지역에 자리 잡은 동양계인 셈족으로부터 유래했고, 동양의 종교로 알고 있는 조로아스터교, 브라만교, 불교, 힌두교는 백인계의 아리안족으로부터 유래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이 구석기시대의 종교의 발생로부터 주요 종교의 탄생과 성장의 역사적 사실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실타래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로 풀어낸 통사라고 했습니다.

들어가는 글을 인용해보면, 1부에서는 구석기시대부터 출현한 샤머니즘과 토테미즘을 시발점으로 다신교의 탄생과정을 다루었고, 2부에서는 현대 사상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기원전 9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까지의 ‘축의 시대’에 탄생하거나 성장한 종교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았다고 합니다. 3부에서는 유일신 종교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추적했으며, 4부에서는 종교 간 또는 종교 내의 반목과 갈등의 역사를 다루었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개별 종교의 교리가 옳고 그름을 논하기 보다는 그들 종교들이 탄생한 역사적 연원과 그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 성장과정을 밝혀 서로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려 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하여 이들 종교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차이는 무엇인지를 알아보았다는 것입니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입니다. 대체적으로 개별 종교의 교리를 중심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들 종교에 영향을 미쳤을 다른 종교와의 관계는 크게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1만1천여 전에 메소포타미아의 초승달 유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농업혁명을 계기로 정착하여 농사를 짓게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터키 남동부에서 발굴된 괴베클리 테페 유적은 1만2천 년 전으로 믿어지고 있다는데, 문제는 여기에서 대형 신전이 발굴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농업혁명이 있기 전에 종교혁명이 먼저였다는 가설을 세운 것입니다. 하지만 먹을 것을 채집하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집단영농이 가능한 농업혁명이 먼저였을 것 같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중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민족들의 흥망성쇠가 이어졌기 때문에 이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나 문명이 충돌하거나 서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분명 있습니다. 심지어는 동서양의 양대 종교의 선조격인 유대교와 조로아스터교 역시 서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페르시아로 끌려가 살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또한 이집트로 들어가 살던 시기가 있었던 만큼 이집트의 토착 종교의 영향도 받았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다루어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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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
김경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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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하다보니 직장생활에 대한 생각들도 많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젊었을 적에는 신중하게 골라 평생 다닐 직장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지 못하고 여러 차례 직장을 옮겨 다니다가 결국은 마지막 직장에서 11년째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에는 취직이 어려운 탓인지 취직이 우선인 듯합니다. 다녀보다 맞지 않는다 싶으면 다른 직장을 찾아보거나 창업을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옛말을 금과옥조 삼아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창업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많지 않은 현실 때문일 것입니다. 창업에 관하여 아주 좋은 조언을 담은 책을 읽었습니다. 비록 10평짜리 카페를 창업하여 4년 가까이 운영해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았지만, 그 과정을 꼼꼼하게 정리하였습니다. 더 좋은 것은 글솜씨가 유려해서 쉽게 읽히고, 이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는 ‘창업’보다는 글을 어떻게 써야 좋은지에 관한 모범답안을 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책읽기였습니다. 저자는 ‘나와 비슷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마음만이라도 함께하고 싶어 책을 쓰기로 했다’라면서도, 창업3년차가 너무 나댄다고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비쳤습니다. 그리고 ‘조금 아는 것을 탈탈 털어 이야기 하다 보니 다분히 주관적일 수도 있다’는 방어선을 긋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창업과 운영과정의 비결을 순서에 따라 모두 다섯 부분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당연히 첫 번째 주제는 창업을 결심한 동기와 준비과정을 담았습니다. ‘바들바들 개인 카페에 도전하다’라는 제목을 보면 일단 창업을 결심했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알듯합니다. 두 번째 주제는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가구와 소품을 배치하고, 가게 이름을 정하고 심지어는 로고에 이르기까지의 실제적인 준비과정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카페를 디자인하라’는 제목에서 저자의 세심함을 알게 합니다.

세 번째 주제는 메뉴 정하기입니다. 몇 가지 안되는 메뉴지만 뛰어난 맛에 끌려 자주 찾게 되는 그야말로 전문점이 있는가 하면, 온갖 음식을 다 한다고 메뉴판에 적혀 있지만 먹어보면 그저 그런 맛인 식당도 많습니다. 어떤 메뉴라가 빠트리면 섭섭한 손님이 있을 것 같아 그런 모양입니다만, 주방에서 그 많은 음식을 만들어내려면 재료관리로부터 조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제한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네 번째는 커피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아무래도 카페이다 보니 커피가 주 메뉴인 까닭으로 보입니다. 사전 준비과정에서 커피에 관한 전문지식을 광범위하게 섭렵한 흔적도 보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자도 카페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커피? 하면 아메리카노하면서도 봉다리 커피도 마다하지 않는 저의 커피 취향이 갑자기 우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대로 알고 맛을 음미해가면서 먹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Fresh coffee refresh your mind’라고 정했나 봅니다.

마지막은 운영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관한 쏠쏠한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갑자기 작동이 안되는 장비, 하자가 발생한 인테리어에서부터 하루 하루 매상에 일희일비하게 되는 사장님의 소심한 심경까지 무려 17꼭지나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하루하루 버티는 카페 사장의 일상’입니다.

읽어가다 보면 이야기 끝에 중요한 정보를 별도로 구성한 상자 안에 담아두었습니다. 본문에서 다루면 스치듯 읽고 지날까봐 걱정하신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저자의 엽엽한 마음씨라고 보았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립니다만 카페 창업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글쓰기를 어떻게 하는지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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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
애머런스 보서크 지음, 노승영 옮김 / 마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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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읽었던 <책의 책; https://blog.naver.com/neuro412/221742186145>은 책을 만드는 과정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정리한 내용이었습니다. 드물지 않게 적는 말입니다만, 책읽기도 묘한 구석이 있어서 비슷한 주제를 몰아서 읽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꼬리를 무는 책읽기하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만, 이미 읽은 책의 주제가 쉽게 눈에 뜨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 관한 두 번째 책읽기는 시인이자 북아티스트인 애머런스 보서크가 쓴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입니다. 기시감은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책이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는 ‘들어가며’라는 서문에서 “이 짧은 책의 목표는 책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버무려 그 오랜 변화의 역사를 조명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책의 개념과 관련한 서적사의 기본적 사건들을 거론하기는 하지만 이 역동적인 분야를 샅샅이 돞아보는 것은 내 범위를 벗어난다(10쪽)”라고 하였습니다. 제목에서도 느낌이 왔습니다만, 책이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될까에 대한 유추도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책의 책>보다는 함축적이고 잘 요약되어 있으며 중요한 자료나 사건들을 빠트리지 않은 가치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작가가 시인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이렇게 작가를 추켜세우는 것도 어쩌면 두 줄에 불과하지만 금속활자로 책을 찍었다고 적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다만 “중국의 인쇄업자들은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진흙, 주석, 구리, 나무로 활자를 만들었으며, 이 기술은 한국으로 전해져 1377년 두 권으로 된 선불교 경전 『직지심체요결』이 구리활자로 인쇄되었다.(90쪽)”라고 적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금속활자를 세계에서 처음 제작했다고 명시한 것은 아닙니다.

책은 1. 사물로서의 책, 2. 내용으로서의 책, 3. 아이디어로서의 책, 4. 인터페이스로서의 책 등 모두 4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반부에 해당하는 사물로서 혹은 내용으로서의 관점에서 본 책에 대한 내용은 어쩌면 책이 만들어져온 역사에 관한 내용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뒷부분의 아이디어로서의 혹은 인터페이스로서의 책의 미리에 관한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책에 담긴 이야기를 토대로 영화를 만든다거나 만화를 그려낸다거나 하는 활용방식은 이미 활발하게 적용되어왔다고 하겠습니다만, 인터페이스로의 책의 경우는 이미 나와 있는 책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에 대한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처음 발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구텐베르크가 이용한 대부분의 기술은 그가 인쇄소를 차릴 때 이미 존재하던 것들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텐베르크의 위대한 업적은 그런 기술들을 조합하고 완성하였을 뿐 아니라 인쇄소를 차리는데 필요한 자금을 끌어들여 자동인쇄라는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는데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텐베르크 자신은 자신이 세운 인쇄소로부터 아무런 이익도 거두지 못하고 12년 뒤에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에게 자금을 댔던 요한 푸스트와 그의 조수로 일하던 푸스트의 사위 페터 쇠퍼가 공을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쇄술을 개발한 공로로 후세 사람들로부터 기림을 받고 있는 것만큼으로도 구텐베르크는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하지 않을까요?

책 사이에 무수하게 끼어져 있는 주황색 속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주장한 책의 정의를 담았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책의 정의가 나왔다는 사실은 그만큼 책을 정의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책이 어디로 갈지 알려면 오랜 실험과 유희의 역사를 겪은 사물로 (책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종의 지침서인 이 책은 책의 죽음을 애도하거나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연속성에 중점을 두어 책을 변화하는 기술로서 자리매김하며, 20세기와 21세기에 예술가들이 어떻게 우리로 하여금 책이라는 용어를 다시 생각하고 재정의하도록 했는가를 강조한다(11쪽)”라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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