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 추억하는 것 - 어느 소설가가 쓴 삶을 되돌아보는 마지막 기록
코리 테일러 지음, 김희주 옮김 / 스토리유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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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나이지만 2년전에 암으로 수술을 받고부터는 아무래도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죽을 때 추억하는 것>은 호주 소설가 코리 테일러가 뇌로 전이한 4기 흑색종으로 투병하던 중 죽음을 앞두고 쓴 회고록입니다. 언젠가 나처럼 이런 상황과 맞닥트렸을 때 한없이 외로워질 누군가를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내 스스로 견딜 만한 죽음을 만들고, 또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나와 다른 사람들이 분명히 볼 수 있도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책장을 열면,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라고 죽음은 우리에게 유한함을 일깨워 줌으로써 살아있다는 것의 소중함과 나의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배우게 해준다. 그래서 삶에는 죽음이 반드시 필요하다. 죽음이 있어야 비로소 삶이 완성되는 것이다.”라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50세 생일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 뒤에 생긴 흑색종으로 진단을 받았고, 3년 뒤에는 골반 림프절로 전이되었으며 2-3년 뒤에는 전신 여러 곳으로 전이되었다고 합니다. 두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무사히 회복되었지만 9년 뒤에 뇌로 전이되었고 11년 뒤에 죽음을 맞았다.


죽음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자신의 죽음을 고민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고 무척 외로운 작업이다.(30)” “작은 슬픔도 차곡차곡 쌓여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42)” “당신이 죽을 때가 되면 지난 일을 되돌아보게 된다. 내가 어떤 삶의 무늬를 그려왔는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리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당신의 인생사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질 것이다.(44)”


록가수 커트 코베인은 서서히 사라지는 것보다 한 번에 타버리는 게 낫다고 했지만 나처럼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에게도 좋은 점이 있다. 사람들에게 끝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삶이 어떤 기분인지, 무엇을 후회하고 추억하는지, 삶의 새로운 의미를 생각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는 사실이다.(49)”


죽고 나면 당신이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암으로 죽어가던 해롤드 핀터가 아내에게 한 말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인상적입니다. “나는 내가 쓴 글로 기억되고 싶다. 만일 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대신 할 거라고 예전엔 누군가 말했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다.(77)”


죽음은 자연스러운 일상이란 걸 잘 아는 데도 우리는 죽음을 한곳에 치워 두고, 삶에서 지워 버리려 했고, 감추려고 애썼다.’ 우리에 게 죽음은 괴물 같은 침묵이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책이 아니다. 언젠가 그런 상황과 맞닥트렸을 때 한없이 외로워질 누군가를 위해 썼다. 적어도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그리고 견딜 만한 죽음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25)”


저자가 죽음에 대하여 깊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말년에 치매를 앓던 부모님이 굴욕적인 삶을 살다 요양원에서 맞은 죽음이었습니다. 사랑했고 자랑스러웠던 어머니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나 존엄성도 없이 허물어지는 말년의 모습은 매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저자는 좋은 죽음에 대한 열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죽는 것도 무섭고 두렵지만 자신처럼 종교가 없는 사람은 곧장 지옥행이라는, 종교계의 차별적 논리나, 말기 암환자에게도 임상 치료만 말할 뿐 생의 이별과 관련한 죽음에 관해서는 공공연한 비밀이 된 의료계 현실에도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외할머니의 신경쇠약, 아버지의 모험적 삶으로 인한 부모님의 불화와 이혼, 형제간의 불통 등 가족사를 다루었습니다. 사실 힘든 가족사를 드러내는 일은 쉽지가 않았을 것이나, 어쩌면 작가 스스로도 힘들었던 일이기에 공개함으로써 정신적 긴장감을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을 기대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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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미술 순례 창비교양문고 20
서경식 지음, 박이엽 옮김 / 창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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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트래블 여행사의 일본근대문학기행에서 좋은 강의를 해주신 로쟈선생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서경식 교수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입니다. 정리하고 있는 일본여행기를 격려해주는 차원에서 읽어보기를 권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의 서양미술 순례>198310월에서 12월에 이르는 2개월 동안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하여 벨기에,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그리고 영국에 있는 여러 미술관을 돌아보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에필로그를 제외한 11꼭지의 글 가운데 10꼭지의 글을 최초의 유럽여행길에 본 것들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그의 유럽여행의 목적이 미술관 순례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옛날에 미술관을 돌아보기 위하여 유럽 여러 나라를 2달 동안 돌아보는 여정을 기획하였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달동안의 여행에서 미술관들을 관람하였지만, 각각의 이야기들은 독립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글은 미술관 순례이면서도 여행기처럼 정리되어 있습니다. 여정에서 있었던 일을 미술관 관람과 아주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제가 되고 있는 그림과 관련하여 다른 미술관에 있는 다른 그림들도 끌어와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제가 되고 있는 그림들 가운데는 필자도 이미 직접 본 그림도 있고, 미학관련 서적에서 본 그림도 있지만, 전혀 생소한 그림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림 설명을 읽으면서 가끔은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이야기 캄비세스왕의 재판에서 다룬 헤랄드 다비드의 <캄비세스왕의 재판>에서는 가열찬 사실정신에 압도당했다면서, ‘나의 시선은 화면 오른쪽의 사나이, 나이프를 입에 물고 사뭇 익숙한 손놀림으로 왼쪽 발목에서 뒤꿈치 언저리의 날가죽을 벅시고 있는 사나이에 붙박인 채 움직일 줄 모른다.(12)’라고 느낌을 적은 부분입니다. 가죽벗김을 당하는 형벌이 가해지는 현장을 그린 것이라 하는데, 그렇다면 산자의 껍질을 칼로 벗기는 형벌일 것입니다. 그런데 형리가 껍질을 벗기는데 쓰고 있는 칼을 입에 물고 있을 수 있었을까요? 보통은 그런 일에 사용하던 칼은 다른 일을 하는 동안 잠시 옆에 내려놓았을 것입니다.


읽어가는 동안 수구세력에 대한 저자의 노골적인 저항이 느껴졌습니다. 진보와 민중은 무조건 옳다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듯했습니다. 재일 한국인으로 살면서 서울에 유학 중이던 두 형님이 사상범으로 무기징역형을 받아 수감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형님들의 구명을 위하여 미국, 유럽 등지의 인권운동가들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런 사정 때문이거나 아니면 원래부터 그와 같은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마드리드의 군사박물관에서는 500여년에 걸친 에스파냐 왕국이 수집한 군사장비들을 관람하면서 이 박물관은 4,5세기 이상에 걸쳐 그들이 전개해온 수백만명에 이르는 선주 아메리카인, 아프리카인, 아시아인들에 대한 피로 물들여진 침략과 살육의 기념관이다.”라고 비판하면서도 일본이야 어떻든...’이라고 적은 것을 보면서 비슷한 사안을 바라보는 작가의 이중적 시각이 느껴졌습니다.


읽어가면서 느꼈던 어려움은 고유명사를 일본식으로 적었기 때문에 현지발음을 중심으로 표기하고 있는 최근의 경향에 따른 고유명사와 연결하는 것이 어려웠던 점이라 하겠습니다. 일본에서 이 책이 출간된 것이 1991년이고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것이 1992년이라면 당시의 기준에 따라 현지의 고유명사를 적는 표기방식으로 번역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작가의 두 형이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단편적으로 나올 뿐 그들이 받은 혐의에 대한 구체적 소명은 없이 구명운동을 전개했다고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떻든 그들의 이야기가 작가가 이 책을 통하여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와 녹여지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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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치료의 이해 - 과연 인류는 암과의 전쟁을 종결시킬 것인가
김찬.전홍재 지음 / 청년의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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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하였습니다. 아내가 면역항암치료를 받고 있어서 도움을 구하려고 읽은 책입니다.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의 혈액종양학과에서 암환자 진료를 하고 있는 김찬교수님과 전홍재교수가 함께 쓴 <면역항암치료의 이해>는 정말 잘 정리된 책이었습니다.


암을 치료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은 수술입니다. 그리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 표적치료 등 역시 암에 직접 작용하는 치료법입니다. 하지만 면역항암요법은 암 자체가 아니라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면역계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입니다.


저자들은 암환자 진료를 해오는 동안 특히 면여항암요법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하여 누리사랑방을 운영하여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합니다. 누리사랑방에 올렸던 정보들을 잘 정리하여 <면역항암치료의 이해>라는 책자로 펴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면역항암치료의 이해>는 모두 17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1면역항암치료의 이해에서는 치료사례를 비롯하여 면역항암치료의 기본 원리와 개발역사를 소개합니다. 2면역항암치료 바로 알기에서는 면역함암제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암의 종류에 따라 어떤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지, 면역항암제의 부작용과 대처방법,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시작하기 전에 알 수 있는지를 비롯하여, 암환자 치료와 관련된 국가제도도 소개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암 치료 중에 고려해야 할 상식도 정리하였습니다. 3면역항암치료의 미래 전망에서는 면역항암치료의 최신동향도 소개하면서 세포치료제나 대사치료제 등 암을 치료하는 다른 방법도 소개합니다.


필자는 암을 진단하는 병리의사로서 암 치료와 관련된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검사결과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암 치료에 사용되는 다양한 면역항암제에 관한 정보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암 환자들은 각자의 암종에 관한 부분을 중심으로 집중해서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1장에서는 면역항암치료가 좋은 결과를 가져온 사례들에 대한 소개를 마무리하는 글이 인상적입니다. “(암치료에 있어) 지금도 다양하고 효과적인 약물과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끝날 때까지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에.(38)”

이 책에서 읽은 내용 가운데 환자 혹은 보호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내용은 암진단을 받았을 때 꼭 해야 할 7가지라는 생각입니다. 첫째, 신뢰할 수 있는 암 전문의를 찾는다. 둘째, 여러 분야의 암 치료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 진료팀의 의견을 듣는다, 셋째,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두 명 이상의 암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다. 넷째, 자신의 질병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다섯 번째, 종양 내과 전문의와 암 이외의 질병에 관해서도 상의한다. 여섯째, 검증되지 않은 암 치료에 현혹되지 않는다. 일곱 번째, 몸 전체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노력한다.


읽어보니 아내나 저나 7가지 요점을 잘 따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읽<현명한 보호자가 암환자를 살린다>의 저자가 주장하는 치료법이나 보호자의 입장을 따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암치료에서 중요한 점은 환자 스스로 자신의 병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야 하며, 치료방법을 정하는 과정 역시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암으로 진단받은 가족의 수술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는 <현명한 보호자가 암환자를 살린다>의 저자는 좋은 보호자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다양한 암종에 대한 면역항암요법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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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의 쓸모 - 일상에서 뇌과학까지
요하네스 프라스넬리 지음, 이미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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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이 어떻게 기억을 각인하고 질병을 예측하며 우리 행동을 조종하는가라는 요약글을 읽고 <냄새의 쓸모>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요하네스 프라스넬리 교수는 트루아리비에르 퀘백 대학교 해부학과에서 화학적 감각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독특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자의 직업 활동은 새로운 가설을 정립하고, 실험을 실시하며, 획득한 자료를 기존 지식에 통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나이가 이러한 지식을 전파해야 한다.(23)”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전파의 범위가 전문가들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얻은 인식을 대중과 함께 것을 과제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냄새의 쓸모>의 독자들을 후각과 미각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에 초대한다고도 했습니다.


저자 역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마들렌 향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어떻게 불러오는지 서술한다. 그래서 냄새를 인지한 뒤에 강력하고도 감정적인 기억을 불러오는 현상을 프루스트 효과라 일컫는다.”라고 말입니다.


<냄새의 쓸모>는 모두 1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출판사의 요약을 다시 요약해보겠습니다. 1실습에서 이론으로에서는 냄새에 대한 추억과 냄새를 연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2냄새는 어떻게 작동하는가에서는 물리적 감각인 시각·청각·촉각과 달리, 화학적 감각인 미각과 후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합니다. 3향기는 공기 중에 있다에서는 어떤 냄새는 좋다고 여기고, 또 다른 냄새는 불쾌하다고 느끼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4체취에서는 체취가 지문처럼 개별적이라는 사실과 무엇이 체취에 영향을 주는지 설명합니다. 5페로몬에서는 페로몬이란 무엇이며 어떤 작용을 하며, 어떤 동물의 페로몬이 유명하고 인간의 페로몬도 존재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6맛과 향에서는 맛과 향을 쉽게 혼동하는 이유를 알아보고, 방향물질이 입안에서부터 목구멍을 거쳐 코에 도달하는 과정, 후각에 장애가 생기면 무엇보다 음식 먹을 때 알아차릴 수 있는 이유도 살펴봅니다. 7“3차신경계에서는 3차신경계란 무엇이며, 화학적 감각들은 서로 어떻게 협력하는지 설명하였습니다. 8진정한 후각 전문가에서는 후각이 발달한 것으로 알려진 개나 설치류의 능력을 알아보고, 하지만 인간이 몇몇 냄새는 그들보다 더 잘 맡는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9냄새의 대가는 훈련으로 만들어진다에서는 후각 전문가의 특별한 뇌와 후각은 훈련할 수 있음을 설명하며, 후각을 훈련하면 뇌도 바뀐다는 사실을 할게 해줍니다. 10입체적으로 냄새 맡기에서는 냄새 맡는 기술에서 개가 우리보다 앞서는 이유, 우리 코는 바이러스와 독성물질로부터 우리를 어떻게 보호하는지 설명합니다.


11후각 상실에서는 널리 퍼져 있는 후각장애와 다양한 원인, 치료법 등을 소개합니다. 12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에서는 후각장애를 동반하는 질병과 조기 진단을 위한 후각 검사의 도입 등을 이야기합니다그리고 마지막 13코로나19와 냄새에서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 드러난 코로나감염과 후각손상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대중을 독자로 하기 때문인지 흥미로운 자료들을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만, 워낙이 잘 알려진 주제가 아닌 탓에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 좋아했던 <Waiting for the Sun>연주한 악단 도어스(The Doors)의 이름이 작가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수필 <인식으로 가는 문(The Doors to Perception,, 1954)에서 따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혀에서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을 잘 느끼는 부위가 있다는 미각지도가 사실을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해서 놀랐습니다. 독일어로 된 논문을 영어로 소개하는 과정에서 번역의 오류가 있었다고 하네요. 세상 참 재미있습니다. 콧구멍이 두 개인 이유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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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보호자가 암환자를 살린다 - 국내 최초로 쓴 암환자의 보호자를 위한 지침서
강석진 지음 / 소금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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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병리검사를 담당하면서 암진단을 내리던 저도 암을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2년전에 전립선암을 스스로 진단하게 될 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수술을 받고 추적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해에는 아내 역시 암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암환자이면서 암환자의 보호자가 된 셈입니다.


누구나 곤경에 처하면 빠져 나올 방법을 다양하게 궁리하기 마련입니다. <현명한 보호자가 암환자를 살린다>는 제목이 유혹하듯이 현명한 보호자가 되어보기 위해서 읽은 책입니다. 결론을 말하면 이 책의 내용과는 달리 저는 현명하지 않은 보호자가 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아니죠. 제대로 된 현명한 보호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내놓은 편백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사시사철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내리는 전남 광양 백운산에서 암환우를 위한 생활관이자 요양시설인 백운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암환우들의 희망지기. 직계 가족 9명 중 어머니와 형제 등 3, 장모, 처남을 암으로 떠나보냈으며 본인도 담낭암과 담도암 등 두 번이나 암에 걸려 살아난 후로 니시의학과 뉴스타트 등 자연의학과 자연요법을 본격 공부해 암환우들을 내 몸처럼 돌보면서 암은 반드시 이긴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강석진 원장의 이런 강한 의지와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으로 많은 암환우가 건강과 행복을 찾았고 이를 매스컴이 소개함으로써 암 예방을 위한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 등의 계몽에 기여했으며 현재 암환우와 보호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건강강좌와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라는 저자의 소개글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읽어보면 저자가 하고 있는 요양시설의 홍보용 책자로 이해됩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자연의학과 자연요법은 의학적인 면에서 효능이 완전하게 입증된 내용이 아닙니다. 물론 저자의 시설에 입소하여 지내면서 암을 이겨낸 사례들이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설에 입소한 환자들이 말기암을 진단받았다고는 하지만 이미 현대의학의 치료를 받았으며 시설에 입소할 당시의 병증의 상태에 대한 적확한 판단을 어떻게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이야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점은 신체의 각 부위에서 생기는 암은 종류마다 생기는 이유가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속이 탁하고 피가 독소에 오염된 상태에서 그 사람의 면역력이 가장 떨어진 부위에 독버섯처럼 피어난 것이라고 설명한 것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전통의학에서도 이렇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각혈, 하혈 등 출혈이 생기거나, 멍울, 심한 통증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을 생기면 망설이지 않고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까운 동네 의원을 먼저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별 문제가 없다고 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종합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에서는 조직검사를 통해서 원인을 찾고 그에 따라 치료방향을 정하게 됩니다. 현대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함에 따라 암에 대한 치료법도 다양해지게 되었습니다. 암의 종류와 단계에 따라 치료방법을 달리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병리진단은 중요한 순서입니다. 저자가 체내환경을 무시한 조직검사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대로 암환자의 장기와 세포들이 독소가 탁한 피와 체액에 잠겨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조직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독소가 사방으로 퍼지게 되므로 조직검사를 받은 다음에 수술을 할 무렵이면 말기암으로 변해버린다고 주장합니다. 과거에는 현대의학에서도 그렇게 의심한 적도 있습니다. 요즈음에는 조직검사를 한 뒤에 바로 수술을 하거나 항암화학치료 혹은 방사선치료를 시작하므로 갑자기 말기암으로 변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병원에서 암을 진단받고 무시하거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느라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에는 물론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따라서 가급적 빠른 치료가 가능한 전문의를 만나 의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단식은 칼을 대지 않고 하는 수술이라면서 수술을 겁내는 암환자를 요양시설로 오라하는 것도 잘못된 주장입니다. 암과 싸우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자의 요양시설이 심산유곡에 있어 공기가 맑고, 몸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며 정신수양을 할 수 있어 환자를 정신적으로 평안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학의 치료과정은 제대로 밟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요즈음 현대의학은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의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경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의사가 권위를 앞세워 치료방향을 강제하지 않고 상세한 설명으로 환자의 결정을 돕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자 보호자가 나서서 환자의 생각을 지배하려는 것은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입니다. 암치료에서도 환자가 원하는 바가 우선하는 것이 옳습니다.


심지어 저자는 말기암 단계의 환자를 곧 죽을 사람으로 치부하는 보호자를 칼만 안든 살인자라고 하면서 환자의 희망을 읽는 보호자가 암환자를 살린다고 말합니다만, 환자로 하여금 헛된 희망을 부풀려 고통스럽기만 한 투병과정을 늘리고 치료비용을 더하도록 하는 것도 현명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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