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들아, 자연사박물관에 가자! 공룡엄마의 과학 수업 1
김성화.권수진 지음, 하민석 그림 / 창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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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도 자연사 박물관을 좋아해서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도 두어 번 다녀왔고, 해남 공룡박물관은 다섯 번이나 다녀왔다. 박물관에 가면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건 역시나 공룡... 자연사 하면 공룡이 떠오르고 나머지는 어쩐지 복잡하고 어려운 느낌이 드는 건 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보고 왔기 때문인 것 같다. 생명의 역사, 화석, 지구, 우주, 세포 등 너무 많은 자료들을 접한 때문인지 기억에 남은 것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창비에서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과학 수업 시리즈가 나왔는데 나처럼 자연사 박물관을 복잡하게 생각하는 엄마들을 위해 나온 책이 아닌가 싶다. 이름하야 공룡엄마의 과학 수업 시리즈. 그야말로 자연사를 복잡하게 생각하는 엄마를 대신해줄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엔 저학년용에도 지식 정보가 빡빡하게 들어 있는 과학책들이 많지만 그걸 꼼꼼하게 보는 아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엔 읽지 않고 건너뛰는 지식 정보 같은 것은 없다. 저학년 수준에서 너무 어려운 내용도 없다. 딱 저학년 수준에 맞춰서 지구의 역사를 알려주고 호기심을 자극해줄 뿐이다.

오리부리공룡 엄마가 열두 마리 알을 데리고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오래된, 그래서 약간은 으스스한 자연사 박물관을 탐험한다. 공룡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술술 읽다 보면 어느새 지구가 태어나고 생물이 태어나서 진화해가는 과정을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돌이 된 과학자 방에서는 찰스 다윈 동상을 만나 다윈이 진화론을 발견하게 된 이야기를, 화석방에서는 공룡의 역사를, 고생대 방에서는 삼엽충을 비롯한 바다 생물의 역사를, 사라진 동물들의 방에서는 도도새, 해변밍크, 앨버트로스 등 멸종해간 동물들의 이야기를, 화산 방에서는 화산 폭발의 원리와 바위와 광물의 역사를 들을 수 있다.   

공룡 엄마가 사람 엄마인 내가 부러울 정도로 똑똑하고 어찌나 유머가 풍부한지 공부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게 되고 자연사 박물관에 가서 멋진 해설을 듣고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책을 읽고 자연사박물관에 간다면 박물관 여행이 더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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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4-19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현준이도 공룡 좋아하는데 아직 자연사 박물관을 못 데려갔었네요. 언제 시간내서 다녀와야겠어요. 그리고 이 책 참 재미있겟어요.^^ 찜해두었다가 선물해야겠어요.^^

소나무집 2010-04-20 08:53   좋아요 0 | URL
저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엄마가 쉬엄쉬엄 읽어주면 유치원생도 괜찮을 듯해요. 울 아그들은 너무 어릴 때는 별 관심 없더니 요즘은 박물관 여행을 즐기더라구요. 자꾸 데리고 다녀서 그런지...
 

몇 년 전 드라마를 보면서 21권짜리 <토지>를 한 달 내내 읽었다. 몇 년 세월이 흐르는 사이 지금은 그때의 감동은 물론 인물들의 이름도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 지경이 되었다. 이번에 토지학교 두번째 강의 인물을 중심으로 <토지> 읽기를 들으면서 토지 속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기억해내면서 새삼 한 인물 한 인물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가톨릭대학교 박상민 교수는 <토지>는 유명세에 비해 전권을 다 읽은 사람이 많지 않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하였다. 방송 역사상 최초로 세 번이나 드라마화된 덕분에 책을 안 읽어도 읽은 듯하고 내용을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면 국문과 출신들도 안 읽는다고 했다. 안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소설 내용이 5부 21권(나남출판)으로 너무 길다 보니 전편을 다 읽는 데 드는 시간이 너무 길고, 서너 번은 읽어야 논문 한 편을 쓸 수 있는데 그 시간이면 다른 논문 몇 편을 쓸 수 있는 시간이라고.  

<토지>는 매니아도 많지만 안티팬도 많다고 했다. 안티팬은 작품을 제대로 안 읽은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재미있는 건 안티팬들 중 <토지>를 한 번 읽고 나면 연구를 하게 되고 결국 매니아가 된다고 했다. 힘들게 읽은 게 아까워서 논문을 쓰고 <토지>를 찬양하게 된다는 얘기를 우스갯소리로 들려주셨다. 

<토지>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은 시작과 끝인데, 소설이 처음 시작되는 날은 1897년 음력 8월 15일 한가위이고, 끝나는 날은 1945년 양력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되는 날이다. 이 두 날짜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1897년은 동학 혁명이 실패로 끝난 지 3년이 지난 해로 우리나라에 일본군이 주둔해서 세력을 넓혀가던 시기였고, 1945년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어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근현대사에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역사가 <토지> 속 인물들의 삶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사학자들 중에는 <토지>를 연구하는 이들도 있다고.

<토지>는 긴 내용 속에 다양한 주제를 품고 있다. 그 덕분에 어떤 시각으로 읽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이번 강의 내용에 따라 인물을 중심으로 소설을 보니 더 흥미가 느껴졌고, 이제야 <토지>를 제대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토지>의 중심 인물들은 혈연적이거나 근친 관계에 놓여 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통속적으로 흐를 수 있는 설정인데도 <토지> 속 인물들의 연애는 통속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토지>의 매력 중 하나이고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는 역량 또한 여기서 나온다고.

<토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학이다. 동학의 이념은 작가가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작품 전편을 이끌어간다. 시작 자체가 동학 혁명의 지도자였던 김개남(실존 인물 김개주의 분신)과 윤씨부인의 불륜으로 시작되고, 이와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가 등장한다. 동학이 실현하고자 했던 가장 큰  이념이 신분제 폐지와 과부의 결혼 허용이었는데 이 두 제도에 대한 작가의 비판은 작품 속 인물들의 만남을 살펴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토지> 속 남녀들은 당시로서는 환영받을 수 없는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한다. 중인이었던 김개남과 양반에 과부였던 윤씨부인의 만남은 최참판댁에서는 일급 비밀이다. 알려지면 양반가의 상징인 최참판댁이 무너지면서 그동안 이어져 온 신분 질서까지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당아씨와 구천이(김환)의 사랑은 드러내놓고 인정하진 않지만 정서적으로는 인정이 된다. 서희와 길상의 관계에는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지만 축복을 해주고 길상이 독립 운동을 함으로써 신분이 회복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외에도 김평산과 함안댁, 용이와 월선, 일본인 오가다 지로와 유인실 등은 모두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사랑을 이루어낸 커플들이다. 작가는 신분을 뛰어넘은 이들의 사랑을 통해 우리나라의 신분 제도가 서서히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평등하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70~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는 알게 모르게 신분 의식이 존재했고, 과부의 결혼도 그리 자유롭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분명 동네에 서열이 있었고, 과부가 결혼을 하면 쉬쉬하는 대상이었으니 말이다.

<토지> 속 인물들은 선악의 대립이 뚜렷해서 착한 인물은 한없이 착하고, 악한 인물은 한없이 악하다. 그들 중 작가 박경리 선생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닮은 인물은 보수적이었던 최치수였고,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형은 사회 관념을 모두 지키면서 사는 현대판 엄친아 용이였다고 한다. 작가의 용이에 대한 애정은 용이의 연애 장면이 가장 길게 나오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강의 두 시간은 중심 인물 몇몇의 이야기만 나누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중심 인물들의 삶과 당시 우리 민족의 상징이었던 동학 이념을 연결해서 읽으면 훨씬 더 깊이 있게 쫀득쫀득하게 <토지>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2010년 4월 10일)   

 <토지> 총 21권 - 나남출판사  

 

 

청소년을 위한 <토지> 총 12권 - 자음과 모음   

 

 

동화 <토지>총  38권 - 자음과 모음 

 

 

  

만화 <토지> 총 7권 - 마로니에북스

박경리 원작/오세영 그림   

 

만화 <토지>는 박경리 선생이 원작에서 드러내고자 했던 내용을 잘 표현해서 선생이 가장 좋아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세영 화백이 1부만 그리고 중단하신 상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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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4-19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언니랑 토지 나올때마다 한권씩 서점에서 구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나요.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시 시간내서 읽어봐야겠어요. 지금은 인물도 내용도 가물가물해요.^^

소나무집 2010-04-20 08:4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 강의 들으면서 다시 되새기고 있네요. 책을 읽을 때 무작정 읽는 것보다 주제나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순오기 2010-04-25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토지학교 페이퍼에 소설 토지를 꼭 넣어주세요.
그래야 토지를 검색한 사람들이 읽을 수 있고, 그러다보면 토지를 읽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 독서모임에 토지를 10번도 더 읽은 회원이 있는데, 토지를 읽지도 않고 '다 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고 통탄합니다. 어떤 분은 자신의 책에다 버젓이 '토지를 읽지 않았지만 다 안다'고 썼더군요.ㅠㅠ

소나무집 2010-04-26 08:49   좋아요 0 | URL
드라마만 보고 그렇게들 생각하는 거지요. 따로 <토지> 책만 모아 페이퍼를 쓰려다 님이 먼저 써놓은 게 있길래 그만두었는데 여기다는 넣어둬야겠네요.
 

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남편 회사 직원들과 함께 삼계탕 한 그릇씩 먹고 헤어져서 근처에 있는 암사동 선사 주거지(국가사적 제267호)에 들렀다. 잠실 운동장에서 10분 거리. 역사책에서 볼 때마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원주로 오려고 잠실운동장을 나서자마자 이정표가 보이길래 무작정 들렀다.   

암사동 선사 유적지는 6000여 년 전 우리의 신석기 조상들이 살았던 집터가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신석기 시대 최대의 집단 취락지로, 1925년 홍수로 인해 한강변의 모래가 떠내려가면서 수많은 빗살무늬 토기가 발견되었고, 신석기 시대 유적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발굴과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70년대 들어서라고 한다.

   요즘은 어딜 가도 입장료가 무서운데 여기는 입장료가 정말 쌌다. 초중고생 300원에 어른 500원.

  먼저 전시관에 들렀다. 지붕도 움집처럼 짚 같은 걸로 만들어놓았다.



역사 지식이 풍부한 남편은 언제나 준비된 해설사 선생님이다. 그래서 늘 남편과 함께 하는 여행은 즐겁다. 이 전시관에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까지의 유물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중앙에 발굴 당시의 움집터 모양을 재현해놓아서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생활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신석기 시대의 대표 유물인 빗살무늬토기다. 빗살무늬토기는 흙테를 반지 모양으로 하나씩 따로 빚어 위로 쌓아올린 후 겉을 흙으로 매끈하게 마무리했다. 이 토기는 크기가 상당히 큰 그릇이다.



빗살무늬토기는 그 무늬가 상당히 다양했다. 빗살 무늬, 생선뼈 무늬, 긴 무늬, 짧은 무늬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빗살무늬토기가 우리나라로 전해진 경로. 



신석기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불을 사용했다는 것. 불을 피우는 도구가 세 종류 전시되어 있었다. 



직접 해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암사동 유적지에서는 여러 종류의 토기와 석기가 출토되었는데 돌화살촉, 돌도끼, 갈판, 갈돌 등이 많이 나왔다.
 

전시관을 둘러본 후 밖으로 나오니 맷돌과 돌절구가 보였다. 맷돌과 돌절구는 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서 쓰이고 있는 도구인 셈. 저 두 가지는 우리 친정집에도 가면 있는 물건일세. 


이젠 신석기인들이 살던 움집을 보러 가는 중. 



역사책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움집을 실제로 보니 무지하게 반가웠다. 역사 논술 교실에서 선생님이랑 단체로 온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직접 움집에 들어가볼 수도 있었다. 움집은 구덩이를 살짝 파고 움집을 지어 올렸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신석기 한 가족이 열심히 일을 하고 계셨다. 신석기인치고는 너무 잘 생긴 것 같다.

 전시관하고 움집 빼면 볼 게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선사 시대는 우리 역사 공부의 시작이기에 한번쯤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도 그동안 책에서 봤던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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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하, 신석기 시대에는 이렇게 살았구나!
    from 소나무집에서 2010-05-16 07:10 
    딸아이가 6학년인데 공부하는 걸 보니 사회가 처음부터 끝까지 국사였다. 다행스럽게도 딸아이는 역사 관련 책 보는 걸 좋아해서 어려워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아는 게 많이 나오니 사회 시간을 즐기는 듯했다. 6학년에서 한국통사를 한 번 훑은 후 중학교에 가면 훨씬 국사가 쉬워질 것 같기는 한데 역사책 보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이라면 곤혹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걱정스런 마음에 처음부터 통사로 서술된 역사책을 
 
 
순오기 2010-04-16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석기 시대가 완전 현대화되었군요.^^
언제 한 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기회가 없네요.
사실 나야 저기 안 가봐도 촌에서 살 때 비슷하게 살았지만요.ㅋㅋ

소나무집 2010-04-17 07: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현대화된 느낌...
볼 게 많은 건 아닌데 다녀오면 선사 시대도 소홀히 하지 않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저도 어린 시절 비슷한 환경에서 살았어요. 우린 신석기 시대를 공유한 사람들이네요.^^

엘리자베스 2010-04-1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주말에 서울 갈 예정이랍니다. 학습적인 것과는 거리가 머~~~언 짱구 어드벤티지 빌리지! 용채가 마냥 들떠 있답니다. 그런데 4학년짜리도 들떠 있는 건 뭘까요? 쩝..
암사동 선사 유적지 일단 찜해둡니다.

소나무집 2010-04-17 07:13   좋아요 0 | URL
짱그 어드벹티지 용채 만한 아이들이 한참 좋아할 때네네요. 우리도 아이들 그만할 땐 그런 것만찾아다녔어요. 잘 다녀오세요.

같은하늘 2010-04-1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전 암사동 옆동네에 살면서도 한번도 안가본곳~~~ㅎㅎ

소나무집 2010-04-17 07:15   좋아요 0 | URL
아깝다. 오히려 너무 가까이 있다 보면 소중하다는 생각을 더 못하게 되지요? 나중에 아이들하고 한 번 가보세요. 역사 배우기 시작할 때 가보면 좋을 것 같아요.

세실 2010-04-17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서울로 가다보면 초입에 보이는 곳. 가야지 하면서도 아직 못가봤습니다.
요즘 가면 좋겠네요.

소나무집 2010-04-19 08:37   좋아요 0 | URL
님은 서울 자주 가시니 한 번 들러보세요.
책에서 본 걸 확인하는 재미가 커요.^^

꿈꾸는섬 2010-04-1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다닐때 한번 다녀오고 알바하면서 한번 다녀왔던 곳이에요. 아이들 데려가면 참 좋을 곳이죠. 우리 아이들은 좀 더 자라면 데리고 가야겠어요.^^

소나무집 2010-04-20 08:50   좋아요 0 | URL
두번 씩이나 다녀왔군요. 책에서만 보던 움집을 보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한가한 날 도시락 싸들고 가서 놀다 오면 딱일 듯...

찌찌 2010-08-0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담에 서울가면 이곳도 꼭 가봐야 겠어요!
 

남편은 지난 3월 21일 동아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완주를 했다. 응원해주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42.195킬로를 달리고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싶다. 그 날 가서 응원해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는데 2주 후 열리는 코리아 오픈 마라톤 대회에 또 신청했다고 했다.  

완주한 지 2주밖에 안 돼서 체력도 회복되지 않았을 것 같아 걱정스러웠지만 뛰기 전에는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이번엔 회사 마라톤 클럽 직원들과 함께 하프만 뛰고, 키즈러닝 코너도 있어서 신청했다고... 그리하여 마라톤 대회가 있던 4월 4일 새벽같이 서울로 향했다.


잠실운동장에서 마라톤을 뛰기 전에. 



아이들이 뛰는 키즈러닝 코너 앞에서 대기중인 아이들과 부모들. 



완주 선수와 하프 선수, 10킬로 선수가 모두 출발하고 나서 출발선에 서 있는 아이들. 어쩌다 보니 파란 옷을 세트로 입은 우리 남매의 뒷모습.



처음엔 시큰둥하던 우리 아이들이었는데 엄마는 따라잡을 수도 없을 정도로 쌩하니 앞서 달려나가 버렸다.  


한강변을 달리고 있는 10킬로 선수들. 아이들은 그 뒤를 따라 3.5킬로만 뛰고 다시 운동장으로 들어오는 코스. 



내가 헉헉대고 뛰다 걷다를 했건만 뛰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만난 건 운동장에 돌아와서였다. 땀에 홀딱 젖은 채 완주 메달을 받고는 신이 나 있었다. 언제 달리고 싶지 않다고 했나 싶게 뿌듯해하던 아들과 딸.


한 스포츠용품 회사에서 마련한 사진 찍기 이벤트에 참여해서 이봉주 선수처럼 월계관도 써보고는... 



하프를 달리는 남편을 기다리는데 드디어... 운동장으로 들어오는 남편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힘내라고 소리지르며 응원을 했다. 남편은 응원의 목소리가 들리면 포기하고 싶다가도 힘이 불쑥불쑥 솟는다고 했다. 체력이 많이 딸렸을 텐데도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던 남편이다. 다음에 뛰지 말라고 할까 봐 그랬는지...



메달 삼총사. 아이들과 함께 아빠도 행복한 표정.  

내가 마라톤 뛰는 걸 직법 보지 않았을 땐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 건지 몰랐다. 솔직히 그 힘든 걸 왜 그리 달리나 싶었다. 하지만 한두 번 남편이 뛰는 모습을 보니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인내가 필요한 과정인지 알게 되었고, 응원해주고 싶어졌다. 그리하여 나는 앞으로도 쭉~ 달리는 남편을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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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010-04-12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짝짝~~~~ 남편분 정말 멋있으시네요. 아이들도 큰일 해냈구요. 우리 남편도 좀 밖으로 나가서 운동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집에만 들어오면 나갈 생각을 안한답니다. 행복한 모습 보기 좋아요.

소나무집 2010-04-14 08:59   좋아요 0 | URL
힘들어도 뛰고 나면 뭔가 성취감이 느껴지나 보더라구요. 울 아그들도 짧은 코스였지만 뛰고 나니까 기분이 좋았나 봐요. 다음에 또 뛰고 싶대요. 아마 용채가 좀 크면 몸을 움직이면서 함께 놀 수밖에 없을 거예요.

순오기 2010-04-16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라톤은 정말 자신과의 외로운 사투지요. 그러면서 중독되는...^^
이번엔 가족들이 응원해서 더 힘이 나셨을 거 같아요. 멋지서요!!
우리 남편도 몇 년간 전국 마라톤은 다 참여해서 메달이 엄청 납니다.

소나무집 2010-04-17 07:16   좋아요 0 | URL
본인도 완주할 때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대요. 그래도 끝까지 인내와 근기로 이를 악물고(?) 달린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여전히 그 힘든 걸 왜 하나 싶어요.

같은하늘 2010-04-16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세요. 2주만에 다시 달리시는건 쉬운 일이 아닐듯한데...
모두 완주하여 기념촬영하니 보기 좋습니다.^^

소나무집 2010-04-17 07:17   좋아요 0 | URL
저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체력이 많이 딸렸을 텐데도 힘들다고 불평 한마디 안 하더라구요. 본인이 좋아하는 걸 해서 그런가 봐요.

꿈꾸는섬 2010-04-19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대단하세요. 울 남편은 도전할 생각도 안하는데 말이죠.ㅎㅎ

소나무집 2010-04-20 08:52   좋아요 0 | URL
마라톤 대회에 가보면 세상에 달리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놀라게 돼요. 약간의 중독도 있는 것 같고 그래요. 그래도 내가 못하는 걸 하는 남편이 대단해 보여요.

코리아오픈마라톤 2012-01-2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LIG 제10회 코리아오픈마라톤 사무국입니다.

참가후기 잘 구경하고 갑니다^^

2012년도 LIG코리아오픈마라톤 접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따싸로운 봄의 햇살로 여러분을 초대하려 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www.koreaopenmarathon.com
 
으랏차차 도깨비죽 신나는 책읽기 24
신주선 지음, 윤보원 그림 / 창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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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자란 나는 지금의 아이들은 일부러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성주신, 조왕할미 등의 존재를 피부로 느끼며 자랐다. 무슨 잘못을 하거나 떼를 쓰고 울기라도 하면 성주신이 보고 계신다는 말을 들었고, 설날이나 정월 대보름날이면 할머니께서 제삿상보다 더 먼저 챙기는 분들이 있었는데 바로 집을 지켜주는 신들이었다.  

안방 천장 어딘가에 있다던 성주신, 부뚜막에 있던 조왕신, 수돗가, 벼를 보관하던 광, 화장실 앞 등에 여러 가지 음식을 내어놓고는 아이들이 건드리지 못하게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는 정말 그런 신들이 지켜주는 덕분에 우리집이 일 년을 잘 수 있는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고, 할머니 못지 않게 경건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같다. 지금 내가 이런 집안을 지켜주는 신들이 있으니 예를 갖추어야 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과학의 발달로 그런 신들이 어디 있느냐고, 그건 미신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집안과 자연을 지켜주는 다양한 신이 있다고 믿었던 것은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고, 자연이 챙겨줄 때만 비로소 제 역할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조상들은 알고 계셨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아파트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집이 아닌 활용 가치만 따진 공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집안의 잡다한 신을 모시던 집안에서 자랐으니 <으랏차차 도깨비죽>이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더구나 구닥다리 혹은 미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집안과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을 저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판타지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힘이 쎈 것들과 힘이 약한 것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니 더 좋았다.

외할머니댁에 놀러갔던 홍주가 밤중에 화장실에 다녀오다 만난 조왕할미 덕분에 하룻밤 동안 모험을 하게 되는데 그 속에서 만난 집안을 지키는 신들과 자연을 지키는 도깨비들이 씨름 대결을 한다. 홍주도 얼떨결에 조왕할미가 쑨 힘을 내는 도깨비죽 한 그릇을 먹고는 이 싸움에 끼어들게 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조왕할미가 변신을 하고, 터줏대감이 도술을 쓰는 장면은 특히나 아이들이 좋아한다. 씨름에서 집지킴이들이 이기면 농사도 잘 되고 집안도 무탈하지만 도깨비들이 이기면 사람 사는 집이 도깨비 천지가 될 수도 있는 상황, 과연 결론은 누구의 승리일까?  

가을걷이가 끝난 뒤 보름달이 뜨는 밤, 집 주변을 잘 살펴보도록... 흥미진진한 도깨비들의 씨름을 구경할 수도 있으니...  초등 저학년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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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4-07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책 정말 좋아해요. 우리 것을 알아가는 게 참 소중하고 좋잖아요.^^

소나무집 2010-04-12 08:42   좋아요 0 | URL
아이들 혼자 보면 좀 재미 없을 수도 있는 책이에요.
저런 집지킴이 신들에 대해 잘 모르니까요. 하지만 예비 지식이 좀 있으면 재미있어요. 엄마나 할머니들의 경험을 들을 수 있으면 더 좋구요.

같은하늘 2010-04-08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시에서 사는 아이들은 이런 책 보면서 정말 신기해 할것 같아요.^^ 재밌겠다...

소나무집 2010-04-12 08:4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신기해할 거예요. 뭐 이런 것들이? 하면서요. 하지만 자연과 가까이, 땅과 가까이 살던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 시대에는 간절하게 섬길 수밖에 없는 대상이 아니었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