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지난 3월 21일 동아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완주를 했다. 응원해주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42.195킬로를 달리고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싶다. 그 날 가서 응원해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는데 2주 후 열리는 코리아 오픈 마라톤 대회에 또 신청했다고 했다.
완주한 지 2주밖에 안 돼서 체력도 회복되지 않았을 것 같아 걱정스러웠지만 뛰기 전에는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이번엔 회사 마라톤 클럽 직원들과 함께 하프만 뛰고, 키즈러닝 코너도 있어서 신청했다고... 그리하여 마라톤 대회가 있던 4월 4일 새벽같이 서울로 향했다.
잠실운동장에서 마라톤을 뛰기 전에.
아이들이 뛰는 키즈러닝 코너 앞에서 대기중인 아이들과 부모들.
완주 선수와 하프 선수, 10킬로 선수가 모두 출발하고 나서 출발선에 서 있는 아이들. 어쩌다 보니 파란 옷을 세트로 입은 우리 남매의 뒷모습.
처음엔 시큰둥하던 우리 아이들이었는데 엄마는 따라잡을 수도 없을 정도로 쌩하니 앞서 달려나가 버렸다.
한강변을 달리고 있는 10킬로 선수들. 아이들은 그 뒤를 따라 3.5킬로만 뛰고 다시 운동장으로 들어오는 코스.
내가 헉헉대고 뛰다 걷다를 했건만 뛰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만난 건 운동장에 돌아와서였다. 땀에 홀딱 젖은 채 완주 메달을 받고는 신이 나 있었다. 언제 달리고 싶지 않다고 했나 싶게 뿌듯해하던 아들과 딸.
한 스포츠용품 회사에서 마련한 사진 찍기 이벤트에 참여해서 이봉주 선수처럼 월계관도 써보고는...
하프를 달리는 남편을 기다리는데 드디어... 운동장으로 들어오는 남편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힘내라고 소리지르며 응원을 했다. 남편은 응원의 목소리가 들리면 포기하고 싶다가도 힘이 불쑥불쑥 솟는다고 했다. 체력이 많이 딸렸을 텐데도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던 남편이다. 다음에 뛰지 말라고 할까 봐 그랬는지...
메달 삼총사. 아이들과 함께 아빠도 행복한 표정.
내가 마라톤 뛰는 걸 직법 보지 않았을 땐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 건지 몰랐다. 솔직히 그 힘든 걸 왜 그리 달리나 싶었다. 하지만 한두 번 남편이 뛰는 모습을 보니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인내가 필요한 과정인지 알게 되었고, 응원해주고 싶어졌다. 그리하여 나는 앞으로도 쭉~ 달리는 남편을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