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어 줘 업어 줘 아기 그림책 나비잠
조 신타 글.그림, 이선아 옮김 / 보림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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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맨 뒷장 그림이 바로 우리집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젠 아이들이 커서 업어 달라는 말은 안 하지만 걸레질을 하려고 엎드려 있으면 아들 녀석은 영락 없이 달려와 등에 올라탄다. 대여섯 살 때까지만 해도 업은 채 거실을 한 바퀴 돌아주기도 했지만 이젠 그 무게감을 견딜 수 없어 내려오라고 냅다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이나 물건들을 소재로 한 아주 귀여운 책이다. 아가에게 맨처음 주는 책으로 아주 좋다. 보드북이라 물고 뜯어도 찢어질 염려가 없다. 펼친 면이 한 장면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어 큰 판형의 책을 보는 듯 시원하다. 

살금살금 살금살금 업어 줘, 응? 과연 엄마 공룡이 아기 공룡을 업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엄마 공룡의 얼굴은 흐뭇하고 아가는 힘들어 낑낑댄다. 

빠끔빠끔 빠끔빠끔 업어 줘, 응? 큰 물고기 위에 작은 물고기 삼남매 탑을 쌓은 채 잠이 들고, 가자미 가족은 눈이 동그랗다.

보슬보슬 보슬보슬 업어 줘, 응? 비 오는 날 나들이 나온 크고 노란 우산 위에 작고 빨간 우산이 귀엽다.

헥헥 헥헥 업어 줘, 응? 아기 업고 먹이 잡기 힘들어 엄마 카멜레온 헉헉대는데 아기는 더 힘들어 헉헉헉댄다.

달카닥 달카닥 업어 줘, 응? 큰 가재 위에 작은 가재 딱 달라붙어 "같이 가요." 부른다.

개골개골 개골개골 업어 줘, 응? 어머, 개구리 팔남매 업어주려고 악어 아줌마가 등을 내밀었다.

흔들흔들 흔즐흔들  업어 줘, 응? 큰 그네가 작은 그네를 업었다. 이층 버스에 이층 침대는 보았지만 이층 그네는 처음이다.

바동바동 바동바동 업어 줘, 응? 엄마 등은 너무 멀어 간신히 꼬리에 매달린 아기 코끼리. 

업어 줘, 업어 줘. 아빠, 업어 줘. 신문은 나중에 보라며 아빠 등에 올라탄 남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업어 달라고 떼쓰는 귀여운 아가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반복되는 의성어를 들으며 아가들은 금방 흉내쟁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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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4-1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선 업는 버릇..울 신랑 호령으로 고친게...올해 시작하면서랍니다...
울 둘째..아침마다 업어서 화장실까지 데려다 줬는데..울 옆지기가 올해 들어서 어느 날 완전 혼을 내고 나서 고쳤지요..
근대..제가 살짝,,서운해지대요....ㅋㅋㅋ
의성어 많이 나온 그림책이 재미있지요...
 
안아 줘 안아 줘 아기 그림책 나비잠
조 신타 글.그림, 이선아 옮김 / 보림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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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 키울 때 생각이 난다. 달라붙어 떨어질 줄을 모르고 엄마 힘든 건 아랑곳하지 않았던 우리 아이들. 어떤 날은 너무 힘들어 배 위에 올려놓고 내가 먼저 잠이 들어버린 적도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했건만 밉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으니...

지금도 우리 아들은 학교 갔다 오면 일단은 엄마 품으로 뛰어든다. 언제까지 막내티를 낼 건가 싶다가도 조금 더 크면 안아준다고 해도 도망가겠지 싶어 꼭 안아주곤 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을 만지작거리는 아가들을 위한 책이다. 물고 뜯어도 찢어지지 않는 보드북인데다 펼친 면이 한 장면이라 그림이 아주 시원스럽다. 그림을 한장 한장 들여다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지붕 위에 벌렁 드러누운 엄마 고양이 위에 아기 고양이가 "야옹야옹 야옹야옹 안아줘, 응?"

코랑 꼬리가 똑 닮은 엄마 돼지 배 위로 기어오른 아기 돼지가 "꼴꼴꼴꼴 꼴꼴꼴꼴 안아 줘, 응?"

살랑살랑 꼬리 흔들면서 엄마 배를 간지럼 태우던 강아지가 "망망망망 망망망망 안아 줘, 응?"

천천히 굴러가는 큰 공에 작은 공이 딱 달라붙어 "대굴대굴 대굴대굴 안아 줘, 응?"

엄마 다리는 길어서 좋아 먹물 뿜으며 "매끌매끌 매끌매끌 안아 줘, 응?"

왕 햄버거 위에 미니 햄버거 낑낑 올라타며 "폭신폭신 폭신폭신 안아 줘,응?"

큰 아이스크림 덩어리 위에 작은 아이스크림 "사르르 사르르 안아 줘, 응?"

큰 신발 위에 영차영차 작은 신발 "타박타박 타박타박 안아 줘, 응?"

힘들어 잠깐 누웠더니 어느새 기어온 우리 아기 "안아 줘, 안아 줘. 엄마, 안아 줘."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아가들의 모습을 단순한 색과 시원한 터치로 그려냈다. 바라보는 엄마 동물의 얼굴엔 흐뭇함이 가득하고 아가들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잠이 들듯 편안하다. 이제 막 말을 배우는 아가들은 반복되는 의성어를 흉내내며 금방 말을 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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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도 언젠가는 노인이 된단다 그림책 보물창고 25
엘리자베트 브라미 글, 얀 나침베네 그림, 이효숙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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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다 놓은 지 일주일이 되었는데 아들도 딸도 이 책만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제목 탓이리라. 사실 난 제목 때문에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아이들에게 '노인'은 너무 먼 세상의 이야기였나 보다. 그래도 오늘은 아이들에게 꼭 읽어줘야겠다.

친정엄마 생각이 난다. 환갑을 넘긴 지 여러 해가 지나 몸은 점점 늙어가는데도 마음은 늘상 이십대라고 하셨다. 나도 생각해 보니 그렇다. 아이 둘을 낳아 키우고 결혼 십 년이 훌쩍 넘어갔는데 마음은 책 몇 권 끼고 교정을 오르던 이십대에 머물고  있다. 몸이 늙어간다고 마음까지 늙는 건 아닌 게 확실하다. 내가 슬슬 나이 들어가니 이제야 그걸 알겠다. 그래서인지 젊었을 때 잘 살아야 된다던 엄마의 잔소리가 자꾸만 생각 난다.

이 책은 노인들의 모습을 정말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느릿느릿 걸어가는 사람, 부모도 없고 친구도 없고 아내나 남편도 없고 늘 혼자인 사람, 전화기 옆에서 전화벨이 울리기만을 기다리는 사람, 가난하지만 자존심은 강한 사람,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이가 다 빠진 사람, 아픔을 견디고 스스로 강해지려고 애쓰는 사람, 읽지도 쓰지도 못하고 들리지도 않는 사람, 그들이 바로 노인이다.

애완 동물을 집에 들일 땐 기분이 좋아지고, 가끔은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 사람, 많이 웃어서 눈가에 주름이 잡힌 사람, 음악을 듣고 컴퓨터를 하고, 여행을 떠나고,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 지난 이야기를 유익하게 들려줄 수 있는 사람, 그들이 바로 노인이다.

엄마도 노인이 되고 아이들도 노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 사실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그때 행복하게 살려면 지금 노인들에게 아주 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해 준다. 아이들보다 엄마 아빠가 먼저 읽고 늙으신 부모를 생각한다면 아이들은 저절로 따라하지 않을까 싶다.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다. 즐거운 젊은이들 옆에 있는 노인은 더 외로워 보이고, 찾아오지 않는 손자를 기다리며 노인들은 더 늙어간다. 마지막 장에 커플 옷을 입은 채 손자 손녀와 춤추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늘 허전하고 외롭다고 투덜대시는 친정엄마 생각이 또 난다. 전화를 자주 한 것 같은데도 "요즘 바쁜가 보다"고 하시는 엄마를 위해 지금 당장 전화를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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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1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어봐야 할 책이네요.

보라소 2007-06-22 0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어요! 제 시어머니가 이 책을 들고 "제목이 참 좋다."라고 했죠. 이 책, 저도 추천합니다. 참, 푸른책들에서 나오는 어린이 그림책, 보물창고에서는 깊이 있는 그림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좀 철학적이고 난해한 경향도 있지만요.
 
재활용 아저씨 고마워요 풀빛 그림 아이 5
알리 미트구치 글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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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부끄러워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낮춰야 했답니다. 새 물건이 나왔다고, 아이들이 가지고 놀지 않는다고 멀쩡한 장난감을 버린 기억이 많기 때문이지요. 특히나 이사하면서 정리한 물건들 중엔 사은품으로 받아다 놓고 포장도 뜯지 않은 부엌 살림들이 꽤나 있었는데...

크링겔 씨가 이사온 동네는 부자들이 많이 살아요. 사람들은 새 물건을 사들이고 헌 물건은 남의 집 마당으로 던져버렸지요. 크링겔 씨는 자꾸자꾸 쌓여가는 잡동사니들을 보다가 쓸모 있고 멋진 것들을 모아 놓기 시작했답니다. 집안 곳곳에 물건들이 쌓여 침대에 누울 수도 없게 된 어느 날 동네 아이들이 찾아왔어요.  아이들은 잡동사니 속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 놀았지요.

바퀴나 자동차는 근사한 우주 비행장과 경주용 자동차, 로케트가 되었고요. 거기에 알록달록 멋진 색칠을 하자 영화에 나오는 환상 도시보다도 더 근사해졌지요. 하지만 아이들의 부모는 화가 잔뜩 났어요. 집에 새 장난감이 많이 있는데 쓰레기더미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으니까요. 아이들은 조심스러운 새 장난감보다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크링겔 씨네 장난감을 더 좋아했답니다.

아이들이 만든 장난감을 집으로 가져간 동네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필요 없는 물건은 서로 바꿔 쓰기도 하고, 안 쓰는 물건은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주기도 했지요. 재활용 아저씨 크링겔 씨 덕분에 서로 친구가 되고 동네엔 웃음꽃이 활짝 피게 되었다는군요.

아이들보다 부모가 먼저 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잖아요. 아껴 쓰고 재활용하는 부모를 보며 자란 아이들은 광고에 현혹되어 쉽게 새 물건을 사들이고, 멀쩡한 물건을 내다 버리는 일을 반복하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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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있을 때 읽어봐
위기철 지음, 엘레나 셀리바노 그림 / 청년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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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집엔 울보가 세 명이나 있습니다. 엄마랑 아이 둘이 다 울보지요. 그 중에 가장 왕울보는 우리 아들이랍니다. 학교에 입학한 지 한 달 청소하러 갔더니 선생님 말씀이 "지우는 울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어요."  아, 충격. 잘 우는 줄은 알았지만 학교에 가서까지 그렇게 울 줄은 몰랐지요. 왜 그렇게 우느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늘 똑같답니다. "울고 싶지 않았는데 눈물이 먼저 나왔어요."

제가 아들 녀석의 마음을 압니다. 사실은 제가 그렇거든요. 속상하거나 억울한 때는 그렇다치고 기쁘거나 반가울 때도 눈물이 먼저 나오니까요. 아마 마음이 여려서 그런 거라고 위로해 봅니다. 하지만 어른이 앞뒤 안 가리고 눈물 바람을 할 때는 사실 창피하네요. 눈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어디 없나요?

아들 녀석은 울보라고 부르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책상 위에 이 책을 올려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의 입에서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네요.

옛날에 울보 아가씨가 살고 있었는데 눈물 대신 꿀물이 나왔대요. 그러니 울 때마다 나비랑 꿀벌이 날아와 빨아먹었죠. 어떤 날은 곰까지 찾아왔대니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그런 울보 아가씨가 점점 자라 정말 어여쁜 아가씨가 되었답니다. 이 울보 아가씨를 사모하는 총각이 찾아와 꿀눈물로 시원한 꿀물을 타 달라고 조르니 자꾸만 웃음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대요.

결국 울보 아가씨랑 총각은 결혼을 했지요. 이젠 울보 아가씨가 울을을 그쳤냐고요? 아니에요. 이번에는 엄마가 보고 싶다고 밤마다 울었대요. 그런데 남편이 꿀눈물로 인절미를 찍어 먹게 계속 울라고 하는 바람에 또 자꾸만 웃음이 나왔대요. 정말 깜찍하고 현명한 남편이죠?

드디어 이 울보 새댁의 울음을 멈추게 하는 일이 생겼어요. 그게 뭘까요? 바로 바로 아기랍니다. 엄마가 된 울보는 더이상 울지 않게 되었다는군요.

눈물이 꿀물이면 끈적끈적 불편해서라도 안 울었을 것 같은데 이 아가씨도 마음대로 조절이 되지 않았던가 봐요. 슬퍼도 울고, 슬프지 않아도 우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정말 좋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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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03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서 울기 일등은 바로 제가 아닐까 해요. 그만큼 울보죠. 한 번 읽어보고 싶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