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을 때 읽어봐
위기철 지음, 엘레나 셀리바노 그림 / 청년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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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집엔 울보가 세 명이나 있습니다. 엄마랑 아이 둘이 다 울보지요. 그 중에 가장 왕울보는 우리 아들이랍니다. 학교에 입학한 지 한 달 청소하러 갔더니 선생님 말씀이 "지우는 울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어요."  아, 충격. 잘 우는 줄은 알았지만 학교에 가서까지 그렇게 울 줄은 몰랐지요. 왜 그렇게 우느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늘 똑같답니다. "울고 싶지 않았는데 눈물이 먼저 나왔어요."

제가 아들 녀석의 마음을 압니다. 사실은 제가 그렇거든요. 속상하거나 억울한 때는 그렇다치고 기쁘거나 반가울 때도 눈물이 먼저 나오니까요. 아마 마음이 여려서 그런 거라고 위로해 봅니다. 하지만 어른이 앞뒤 안 가리고 눈물 바람을 할 때는 사실 창피하네요. 눈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어디 없나요?

아들 녀석은 울보라고 부르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책상 위에 이 책을 올려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의 입에서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네요.

옛날에 울보 아가씨가 살고 있었는데 눈물 대신 꿀물이 나왔대요. 그러니 울 때마다 나비랑 꿀벌이 날아와 빨아먹었죠. 어떤 날은 곰까지 찾아왔대니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그런 울보 아가씨가 점점 자라 정말 어여쁜 아가씨가 되었답니다. 이 울보 아가씨를 사모하는 총각이 찾아와 꿀눈물로 시원한 꿀물을 타 달라고 조르니 자꾸만 웃음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대요.

결국 울보 아가씨랑 총각은 결혼을 했지요. 이젠 울보 아가씨가 울을을 그쳤냐고요? 아니에요. 이번에는 엄마가 보고 싶다고 밤마다 울었대요. 그런데 남편이 꿀눈물로 인절미를 찍어 먹게 계속 울라고 하는 바람에 또 자꾸만 웃음이 나왔대요. 정말 깜찍하고 현명한 남편이죠?

드디어 이 울보 새댁의 울음을 멈추게 하는 일이 생겼어요. 그게 뭘까요? 바로 바로 아기랍니다. 엄마가 된 울보는 더이상 울지 않게 되었다는군요.

눈물이 꿀물이면 끈적끈적 불편해서라도 안 울었을 것 같은데 이 아가씨도 마음대로 조절이 되지 않았던가 봐요. 슬퍼도 울고, 슬프지 않아도 우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정말 좋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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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03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서 울기 일등은 바로 제가 아닐까 해요. 그만큼 울보죠. 한 번 읽어보고 싶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