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쓰고 어흥 세계는 내 친구 1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기획, 유승하 그림 / 보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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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받아들고는 아이 둘이서 싸움이 벌어졌다. 대상 연령이 유아라서 3학년인 딸아이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서로 먼저 써 보겠다고 야단을 피우는 아이들을 보며 어쨌거나 성공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놀면서 세계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한 기획 의도가 돋인다.

세계는 내 친구 시리즈 중 마지막인 이번 책에서는 아이들에게 친근한 동물이 주인공이다. 책 전체에 구멍이 뚫려 있어 펼쳐서 쓰면 바로 가면이 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 가면을 써 보고 인사도 하고 동물 소리도 흉내내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니하오!' 중국의 국보인 판다는 '만만텅텅' 걷는 모습도 귀엽다. 옆에 있으면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다. '봉주르!' 프랑스 사람들은 수탉이 어둠을 몰아내고 새벽을 알린다고 믿어 교회의 뽀족탑 위에 수탉 모양의 풍향계를 세웠다고 한다. 책을 펼치면 에펠탑 배경 옆으로 수탉의 벼슬이 튀어올라 아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나마스떼!' 네팔인들은 가족이 죽으면 황소가 천국으로 데려간다고 믿어 성스러운 동물로 여겼다고 한다. 죽음을 인도하는 소라서일까 황소 얼굴도 슬퍼 보이고 '바아!' 하는 울음 소리 또한 울적하게 들린다.

'앗살람 알라이쿰!' 이집트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코브라는 사실이 놀랍다. 이집트 사람들은 적이 파라오를 공격하면 왕관에 달린 코브라가 독을 쏘아 파라오를 지켜준다고 믿었다고 한다. 난 적보다 코브라가 더 무서웠을 것 같은데...

'사왓디!' 타이 사람들은 흰 코끼리가 신성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어 왕이 되려는 자는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했단다. '쁘렌쁘렌!' 흰 코끼리의 울음 소리가 귀여운지 아이들이 자꾸만 흉내를 낸다. 책을 펼치면 코끼리 코와 상아가 튀어나와 정말 코끼리랑 놀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알로!' 남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는 처음 들어보는 나라 이름이다. 어디 있나 궁금해서 찾아보니 파퓨아뉴기니 아래쪽에 있는 섬이다.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자꾸 지도를 찾게 된다. 책 한 귀퉁이에 지도를 그려 표시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곳 사람들은 힘과 부유함을 상징하는 멧돼지의 송곳니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한다. '츄츠츄츠' 소리를 내는 멧돼지는 어째 하나도 안 무서울 것 같다.

'야사스!' 그리스의 올빼미는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를 상징하는 새란다. '쿠쿠!'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인데. 그 밥솥 회사에서 올빼미의 울음 소리를 빌려왔나 보다. '하이!' 추운 핀란드에서는 순록이 꼭 필요한 동물이다. 썰매도 끌어주고 고기랑 우유랑 가죽도 주니까. 또 '로우크 로우크!' 힘차게 소리내며 산타의 썰매 끄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순록의 일이다. 책을 펼치면 순록의 뿔이 화려하게 튀어나온다.

아참, 표지에 있는 우리나라의 호랑이를 빼놓을 뻔했다. 우리들이 좋아하는 호랑이는 새해를 맞는 기쁨과 복된 앞날에 대한 바람을 담고 있다.

유아에서 초등 저학년까지 다 가지고 놀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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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1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보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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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른도 아이들도 다 바쁜 세상입니다. 조금 여유가 생겨 시간이 나면 뭔가로 꼭 채워보려고 하지요. 그러다 보니 바빠야 제대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쁜 어른들은 자신만 그렇게 사는 게 아니라 아이들까지도 바쁘게 만들어놓아야 만족을 합니다.

걸어가기보다는 차를 타고, 차보다는 기차나 비행기를 타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면 우리는 볼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하늘로 붕 떠올라 위에서 아래만 어렴풋이 내려다볼 수 있지요. 하지만 걸어가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걷다가 꽃이나 나무를 만나기도 하고, 냇물이나 강을 만나기도 하고, 또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천천히 느리게 하는 것이 손해 같지만 손해가 아니라는 걸 우리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됩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한 소년의 이야기는 바쁜 세상 사람들에게 한 번쯤 쉬었다 가기를 권합니다. 소년은 버스를 타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황량한 사막에 버스 정거장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고 어딜 가려는지 소년의 보따리는 정말 큽니다.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살짝 궁금합니다. 책도 몇 권쯤은 들어 있겠죠?

사막의 태양은 뜨거운데 버스가 오질 않네요. 심심한 소년은 라디오를 틀어놓고 룸룸파룸 룸파룸 음악을 들어요. 처음 듣는 신나는 음악이에요. 이 리듬 속에는 여행을 떠나는 이들의 신나는 마음이 들어 있는 같아요. 짐을 잔뜩 실은 트럭이 지나가고, 말을 탄 사람도 지나가고, 자전거를 탄 사람도 지나가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지만 버스는 안 옵니다.

캄캄한 밤이 되자 소년은 불평 한마디 없이 버스 정거장에 누워 잠을 잡니다. 밤하늘 가득한 별을 보며 버스가 오는 꿈을 꾸었을까요? 해가 떠오르고 아침이 되자 소년은 룸룸파룸 룸파룸 라디오를 켰어요. 하지만 여전히 버스는 안 오네요. 소년이 버스를 기다리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요? 기다려도 기다려도 버스는 안 오지만 소년은 돌아가지 않습니다. 소년의 얼굴엔 희미한 미소마저 감돌고 있습니다.

드디어, 드디어 기다린 보람이 있어서 버스가 왔군요. 하지만 기차보다도 더 긴 버스는 북적북적 발 디딜 틈이 없네요. 버스는 소년을 사막에 내버려둔 채 휭하니 지나가버렸어요. 얼마나 기다린 버스인데 그냥 지나가버리다니 이젠 어떡하죠? 그쯤이면 실망을 할 만도 한데 소년은 룸룸파룸 룸파룸 기운을 차립니다. 버스는 소년의 것이 아니었던가 봅니다. 탈 수 없는 버스 대신 소년은 걸어가기로 합니다. 마음을 바꾸면 걸어서도 여행은 할 수 있거든요. 타박타박 걸어서 멀리멀리 갈 수 있거든요.

마음을 비우고 걸어가는 소년의 여유가 책장을 넘기는 이들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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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02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일상에 맞추어 점점 바빠지는 마음에 여유로운 바람을 불어주는 책인 것 같군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소나무집 2007-09-0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가르쳐주는 책인 것 같아요.
 
해피 아저씨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0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보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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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행복한 사람이 더 많을까요? 아니면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까요? 아마 행복한 사람이 더 많겠지요. 더구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순간순간 행복을 경험할 테니까요. 저도 아이들을 빼고 나면 행복한 순간이 참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표지 앞뒤가 온통 노랗네요. 표지만 보아도 책 속에 해피한 이야기가 가득 들어 있을 것 같습니다. 따스한 느낌의 노랑색은 본문을 펼쳐도 내내 계속됩니다. 심지어는 검은 비구름이 몰려와도 주변에 노랑색이 감돌고 있어 아이들이 희망의 끈을 잃지 않게 해줍니다.

느림보 남자 아이랑 덜렁이 여자 아이가 자기 방식 대로 해피 아저씨를 만나러 갑니다. 해피 아저씨는 산 꼭대기에 있지요. 아이들이 꼭 해피 아저씨를 만나 소원을 이루었으면 좋겠네요.

해피 아저씨는 골칫거리도 척척 풀어주고 소원도 다 들어줍니다. 뭘 해도 느릿느릿 굼뜬 느림보 아이에겐 빨라지고 싶은 소원이 있습니다. 해피 아저씨를 만나러 갈 때도 느릿느릿 어정어정 걸어갑니다. 개울을 만나면 바닥에 엎드려 들여다보면서 쉬엄쉬엄 천천히 올라갑니다.

해피 아저씨는 골칫거리도 척척 풀어주고 소원도 다 들어줍니다. 뭘해도 허둥지둥 서두르는 덜렁이 아이에겐 꼼꼼해지고 싶은 소원이 있습니다. 해피 아저씨를 만나러 갈 때도 허둥지둥 서둘러 버스를 타고 갑니다. 버스에서 내려 뛰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신발이 벗겨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신발을 찾아주는 건 시냇물을 들여다보던 느림보 아이였답니다. 세상에는 느림보도 필요하고 덜렁이도 필요한가 봅니다.

두 아이는 산꼭대기에서 만나 소원을 빕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해피 아저씨는 오질 않네요. 두 아이는 실망만 하고 앉아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아이들은 귀엽게도 스스로 해답을 찾아냅니다.

"무슨 일이든 꼼꼼하게 하니까 느린 걸 거야."  그래서 느림보는 꼼꼼하구나.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려고 서두르는 걸 거야."  그래서 덜렁이는 열심이구나.

결국 해피 아저씨는 아이들 마음속에 있었군요. 그래요. 이 책은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찾는 법을 알려주는 멋진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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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9-0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은 늘 내 주변에서 머물고 있는데 그 행복을 찾는 마음의 눈은 닫고 살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소나무집 2007-09-05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리고 다른 생각들이 앞서 있어 현재의 행복을 못 느낄 수도 있고요.
 
꼬마 돼지의 불끄기 대작전 29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9
아서 가이서트 지음, 길미향 옮김 / 보림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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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사이로 가로등 불빛이 조금만 들어와도 잠을 못 자는 나는 완벽하게 불빛을 차단하기 위해 애를 쓴다. 반면에 아이들은 캄캄한 걸 싫어해서 늘 불을 켜두거나 방문을 열어놓기를 원한다. 하지만 어쩐지 환하면 잠이 푹 들지 못할 것 같은 마음에 자꾸만 방문을 닫곤 했는데 이 책을 보고는 내가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사실 나도 아이였을 땐 불을 끄고 잠들 때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떠올랐기 때문이다.

옛날 나 어렸을 적엔 캄캄해지면 귀신이 나올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웠는데 우리 아이들을 보면 귀신보다도 자기들 재워놓고 엄마 아빠가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게 더 궁금한 것도 같다.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라는 노래도 생각난다.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우리 자면 엄마 아빠/비디오 보구 늦게 잘 거지?'' 

꼬마 돼지네도 사정이 비슷하다. 꼬마 돼지에게는 여덟시만 되면 불끄고 자라 해놓고 엄마 아빠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니 꼬마 돼지가 좀 억울하기도 했겠다 싶다. 하지만 엄청 머리가 좋은 꼬마 돼지는 좋은 수를 생각해낸다. 깜깜한 방에서 잠들 때까지 기다리는 공포의 시간을 없애보고자 천천히 불이 꺼지게 만드는 장치를 만든다. 이런 장치를 루브 골드버그 장치라고 한단다. 쉽고 아주 단순한 작업을 아주 어렵고 복잡하게 처리하는 장치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가끔 볼 수 있다. 이런 장치를 확인해보는 재미에 <치킨 런>이나 <나 홀로 집에>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자 없는 그림책이지만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우리 아이들은 꼬마 돼지의 29단계에 걸친 불끄기 장치를 따라가더니 그대로 하고 싶어했다. 사실 간단해 보이지만 집에서 그대로 따라해 보기는 좀 어려운데 그 아쉬움을 부록으로 들어 있는 종이 모형 집을 조립하는 걸로 대신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초등 학교 1학년만 되어도 스스로 붙여가면서 만들어 볼 수 있다. 더 어린 아이들은 엄마의 손길이 좀 필요하겠다.

스스로 만든 장치의 스위치를 눌러놓고 불이 꺼질 때까지 책을 보며 편안하게 누워 있는 꼬마 돼지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불이 꺼지려면 1분에 한 개의 장치가 작동되니까 앞으로 29분은 지나야 되고 그 사이에 공포감 없이 잠들 수 있을 테니까. 아마 꼬마 돼지의 엄마 아빠는 아이의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면서도 모른 척했을 것 같다. 가끔은 아이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걸 알 테니까.

영리한 꼬마 돼지네 집에선 매일 재미난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우리 아이들은 꼬마 돼지를 만나러 가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머리 좋은 돼지랑 이런 사업을 같이 하고 싶다나 어쨌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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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8-10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밤에 아이들 모두 자고 혼자 티비 보게 될때 있잖아요..그땐 괜히혼자 애들에게 찔려요..*^^*
꼬마돼지 저도 만나고 싶어요..

소나무집 2007-08-12 18:27   좋아요 0 | URL
저는 얘들 재운다고 같이 누워 있다 보면 맨날 아침이에요.
머릿속으로 얘들 재우고 할 일 생각하다가 그냥 잠들어버리면 얼마나 억울한지 몰라요.
 
아주 아주 큰 고구마
아카바 수에키치 지음, 양미화 옮김 / 창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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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넓어서 파란 하늘도 잘 보일 것 같은 파란하늘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고구마 캐러 가기로 했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네요. 선생님은 다음 주에 가자며 달래 보지만 아이들은 우산 쓰고 장화 신고 비옷 입고 고구마 캐러 가면 된대요. 하지만 재치 있는 선생님이 일주일 동안 고구마가 쑤우쑥 자라 엄청 큰 고구마가 될 거라고 하자 아이들은 갑자기 큰 고구마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아이들 키보다도 더 큰 종이를 붙이고 붙이고 또 붙이면서 사악사악 쓰윽쓰윽 직직 죽죽 철떡철떡 고구마를 그립니다. 세상에 책을 일곱 장이나 넘겨야 고구마 그림이 완성됩니다. 선생님도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맙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큰 고구마를 어떻게 캘지 고민을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그까짓 것쯤 문제 없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달라붙어 영치기 영차 줄다리기를 하다 보니 고구마가 쑤~욱 뽑혔으니까요.

이 엄청 큰 고구마를 아이들은 헬리콥터 두 대에 매달아 유치원 마당으로 옮깁니다. 마당이 가득 찰 정도로 큰 고구마입니다. 엄청 큰 고구마는 배가 되어 아이들을 바다 한가운데로 데려가기도 하고, 고구마사우루스도 되었다가, 표지에 나온 장식을 주렁주렁 매단 물고기로도 변신합니다. 아이들의 놀이는 그칠 줄을 모릅니다.

이번엔 아주 아주 큰 고구마를 잘라 요리를 합니다. 아이들이 마련한 고구마 요리를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먹었더니 모두 풍선처럼 배가 볼록볼록하네요. 그러다가 하나둘 하늘로 날아올라 우주로 날아올라 팔라당 팔라당 놀다 보니 저녁놀이 보입니다. 비가 와서 하루 종일 심심할 뻔했는데 고구마를 그리면서 놀다 보니 하루 해가 다 가버렸어요. 집에 돌아온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엄마를 따라다니며 종알종알 고구마 그린 이야기를 하는 듯합니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실컷 놀게 만드는 유치원이 참 마음에 듭니다. 어른이 한 일은 종이랑 물감을 준비해준 것뿐인데 아이들끼리 이렇게 재미나게 놀았다니까요. 유치원 아이들의 상상에 슬며시 웃음이 나오면서 고구마 그리기 놀이에 동참하고 싶어집니다. 아이들과 집안을 보라 물감 천지로 만들어도 신이 날 것만 같아요. 글도 그림도 단순해서 아이들이 더 좋아합니다. 몇 마디 되지 않는 대화체 글이 꼭 동시 같다는 우리 아들의 평도 그럴 듯하네요.

마침 장마철이네요. 비 오는 날만 되면 심심해서 온 방안을 뒹굴며 엄마를 괴롭히는 아이들과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하나 한숨을 쉬는 엄마 아빠의 책상에 놓아두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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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6-27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꺼 같아요...장마철이 되면 고구마 삶아 먹음서 시원한 선풍기 바람 쏘이며 집에서 탱자탱자 놀아야하나요?ㅎㅎㅎ
저도 여름이 제일..별루에요..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소나무집 2007-06-2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어요.
고구마 그림 그리면서 상상하는 놀이 그림책이거든요.
요즘엔 고구마가 사시사철 있으니 가능하겠네요.
감자가 많이 나오는 철이니 감자 먹으면서 탱자탱자도 괜찮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