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 대장 냠냠이 - 잔소리 없이 편식 습관 고치기 인성교육 보물창고 7
미첼 샤매트 지음, 신형건 옮김, 호세 아루에고 외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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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도 굉장한 편식쟁이다. 그런데도 나는 편식하지 말라는 말을 못한다. 왜냐하면 나도 편식쟁이이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살면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안 먹는 게 많으니 찔려서도 잔소리를 할 수가 없다. 내가 안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 남들은 생일마다 먹는 소고기 미역국이다.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먹고 싶지 않다. 

편식 습관이 책 한 권 읽어서 없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편식이 심한 딸아이 때문에 어려서부터 편식에 관한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었다. 하지만 오히려 안 먹는 음식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미잔소리로 고칠 수 있는 나이는 지난 것 같아서 적당한 선에서 내버려둔다. 내 경험상 크면서 많이 좋아질 거라는 기대도 하면서.

그래도 그림책은 재미있게 읽는다. 동생과 함께 표지 앞뒷면에 나와 있는 몸에 좋은 음식과 몸에 나쁜 음식 알아맞추기 게임을 하면서 노는 걸 보면 편식이 안 좋은 건 다 아는 모양이다.

보통 염소 냠냠이는 엄마 아빠가 권하는 음식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만 먹고 싶어한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권하는 음식이 종이, 코트, 신발 끈이다. 냠냠이가 먹고 싶어하는 음식은 주스, 달걀, 생선 등이다. 엥, 뭐가 잘못된 것 같다. 나도 처음 책을 읽을 땐 엄마 아빠가 권하는 음식이랑 냠냠이가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아하, 하고 무릎을 쳤다. 안 좋은 음식을 권하면서 좋은 음식을 먹게 만드는 역설의 비방이었던 것이다.

아이가 안 좋아하는 음식을 먹게 하기 위해서 내리는 의사 선생님의 처방은 평소 엄마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서 웃음이 나왔다. 하루에 새로운 음식 한 가지씩 몰래 섞어 먹이기. 냠냠이가 좋아하는 스타게티에 신발 끈 하나 섞기와 꼬투리 완두콩에 구두 굽 잘라서 넣기는 내가 종종 애용하는 다져서 부침개로 붙이기, 갈아서 주스로 만들기랑 많이 닮았다.

아직은 엄마 말이 무서워서 싫은 음식도 먹는 척하는 유치원생과 1,2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냠냠이처럼 편식 습관도 고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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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는 기름 바다에서도 숨을 쉴 수 있나요? 미래 환경 그림책 2
유다정 지음, 박재현 외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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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난 만리포 근처에 친정집이 있다. 그날 마침 친정에 갔는데 기름 냄새가 온 동네에 진동하고 있었다. 만리포 해변에서 8킬로 정도 떨어져 있는 동네였는데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냄새가 심했다. 다음 날 아이들과 함께 찾아간 만리포 해변은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여 원래 바다색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두 달 후 일부러 찾아간 만리포 해변은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정말 깨끗했다.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힘이었다. 하지만 바다도 그 동네에서 살던 사람들도 예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기름을 뒤집어쓴 채 죽어가는 바다오리의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것은 서서히 벌어질 생태계 파괴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환경의 재앙을 의미하기도 했다. 사고가 난 지 5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 태안 해안에서 이미 사라진 생물들이 많다고 한다. 기름으로 뒤덮여 한숨을 뿜어내게 만드는 바다의 모습이 바로 우리 코 앞에서 벌어진 현실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

결국 아무것도 살 수 없는 바다는 사람들마저 떠나게 만들었다. 부모님으로부터 전해 들은 바닷가 사람들의 삶은 말이 아니었다. 생계 걱정에 자살을 하는 어부도 있었고, 70 평생을 산 고향을 등지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정말 그렇게 엄청난 사고를 쳐놓고도 진심이 담긴 사과의 말 한마디 안 하는 삼성이 지금도 미워 죽겠다.

<인어는 기름 바다에서도 숨을 쉴 수 있나요?>는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을 감성적으로 그린 그림 동화이다. 환경이 중요하다는 말을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아름다운 바다가 시커멓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 스스로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태안 해안에 있는 작은 섬에 사는 연지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연지는 바다를 좋아했던 엄마가 인어가 되었다고 믿는다. 그러던 어느 날 유조선에서 쏟아진 기름으로 바다가 검게 변해버린다. 연지는 뿔논병아리도 갯가재도 다 죽어버리는 기름 바다에서 인어가 된 엄마가 숨을 쉴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검게 변해서 팔을 늘어뜨린 인어의 모습과 연지의 간절한 마음이 대비되어 마음이 찡해진다.

사실 태안에서 그 사고가 났을 때 아이들에게 보여줄 책을 찾았는데 마땅한 게 별로 없었다. 환경의 소중함을 깨우쳐줄 수 있도록 그 사고를 교훈삼아 나온 이 책이 너무나 반갑고 고맙다. 그림책이지만 나이를 떠나 많은 아이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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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8-05-0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눈물이 났었는대..주변에서..왠 오바?하드라구요...
님이랑 같은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느낌이 들어서...좋아요..
참 슬픈 일...친정 근처에서 더 가까이 겪고 있다니..더 슬퍼지네요...
아이들도 어른들도 다 가슴아프게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안된다는 강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면..좋겠어요~~

소나무집 2008-05-0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뉴스 볼 때마다 눈물이 났다지요.
다음 주말에 친정에 가는데 다시 한번 만리포에 들렀다 오려고 해요.
그냥 자꾸 가서 어루만져주고 싶어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 똥퍼 사계절 그림책
이은홍 지음 / 사계절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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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의 <예덕선생전>을 요즘 아이들에게 맞게 풀어 쓴 만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 때문에 박지원 선생의 소설들을 찾아 읽고 싶어졌다. 양반이면서도 힘없고 가난한 이웃에게 애정을 가졌던 박지원 선생이 살아 있는 듯 느껴진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보면서 두 아이가 서로 먼저 보겠다고 싸움이 났다. 만화책이어서 이 난리가 난 것 같다. 싸우지 말라는 엄마의 호통에 금방 둘이서 얼굴을 맞대더니 계속 킬킬댔다. 나도 아이들이 책을 내려놓자마자 읽으면서 좋은 책을 발견한 기쁨에 바로 구매해버렸다. 재미있는 똥 그림책 하나를 또 보탰다.

이 그림책은 무지하게 교훈적이다. 하지만 절대로 훈계조가 아니다. 훈장님답게 친구의 조건과 천하고 귀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유익하면서도 아주 웃기는 모습으로 들려준다. 그림 때문에 배꼽을 잡는다. 가끔은 훈장님답지 않을 때도 있다. 훈장님이 갑자기 날아다니거나 응가하는 장면을 발견할 때마다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똥퍼 아저씨는 훈장 선생님의 친구다. 아이들은 똥퍼 아저씨를 보고는 더럽다며 도망을 치지만 훈장은 똥퍼 아저씨의 손까지 잡으면서 무지 반가워한다. 이런 모습을 본 양반댁 도령 하나가 똥이나 푸는 천한 사람을 친구로 여기는 선생님한테 공부를 배울 수 없어 집에 가겠노라고 한다. 이런 불경한 학생을 훈장님이 그냥 놓아둘 리가 없다.

훈장님은 아이들에게 진짜 친구는 마음으로 사귀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지 않으려는 일을 묵묵히 하는 똥퍼 아저씨는 친구이기 전에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똥이 밥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주며 똥퍼 아저씨가 얼마나 소중한 일을 하는 사람인지 깨우쳐준다. 그러니 양반댁 도령은 꼼짝을 못하고 고개만 숙일밖에.

똥 이야기만 나오면 귀를 쫑긋 세우는 저학년 아이들과 친구는 반드시 가려 사귀어야 하고,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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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불편한 유리구두는 필요 없어
신데렐라 - 프랑스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39
샤를 페로 지음, 이다희 옮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비룡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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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꼬마도 다 아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바로 <신데렐라>다. 비룡소의 옛 이야기 몇 권을 재미있게 읽은지라 도서관에서 이 책이 눈에 띄었을 때 주저없이 빼 들었다. 다 아는 이야기라고 생각한 것이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책장을 펼치는 순간 바로 느낄 수 있다. 절대 시시한 <신데렐라> 그림책이 아니다.

이 책은 정말  새롭고 충격적이다. 이야기는 샤를 페로의 원작을 그대로 번역했지만 그림을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떠진다. 우리가 그동안 숱하게 보아 온 신데렐라 그림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이 현실적이다. 1920년대 런던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것이라고 한다.

가장 놀라우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온 소품은 자동차다. 신데렐라의 새엄마와 두 언니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와 궁전 앞에 죽 주차되어 있는 차를 보는 순간 바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신데렐라의 집에 있는 목욕탕, 난로, 다리미, 괘종시계 등를 보며 당시 영국 사람들의 삶도 살짝 엿볼 수 있다. 

또 하나는 동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여인네들의 머리가 단발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왕자의 사랑을 받는 서양의 공주들은 금발의 긴 머리로 익숙하다. 딸아이가 그림책을 보는 내내 정말 이상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긴 머리의 여인은 극히 드물다. 물론 신데렐라도 단발머리다. 그것도 검은 단발머리. 그래서 다섯 살 정도의 여자 아이라면 잘못된 거라며 책을 내던질지도 모르겠다.

언뜻 보면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의 그림 때문에 화려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왕자의 초청을 받고 파티에 온 사람들을 구석구석 살펴보면 옷차림과 장식, 화장한 얼굴 모습까지 모두 눈에 띄게 화려한 걸 알 수 있다. 그림책 보는 기쁨을 한껏 누릴 수 있는 책이다.

왕자와 결혼한 신데렐라가 두 언니도 귀족들과 결혼을 시킨다. 그 후 새엄마의 모습이 재미있다. 맨 마지막 장에 글 한 줄 없이 그림으로만 표현되어 있다. 잎이 다 진 나무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쓸쓸한 모습의 새엄마. 마루 바닥엔 술병까지 몇 개 널부러져 있어 알콜 중독을 의심하게 만든다. 그러니 진작에 신데렐라한테 잘 좀 하지. 언니들은 결혼까지 시켜주었는데 참 안 돼 보인다.

그동안 화려하고 예쁜 모습의 <신데렐라>를 읽은 초등 이상 아이들에게 다시 읽히면 좋을 것 같다. 그림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놀라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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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만드는 요정 미래그림책 81
시빌 폰 올페즈 지음, 지그린드 숀 스미스 그림, 노은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3월
절판


새싹도 제법 나오고 화사한 꽃도 많이 핀 요즘 읽어주면 아주 좋은 책이네요.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뀌는 건 자연이 알아서 해주는 일로 생각하는데 서양에선 요정이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나 봐요. 요즘 아이들은 요정 이야기도 좋아하니까...

누군가 요정들을 깨우고 있네요.
"얘들아, 이제 그만 일어나렴. 봄이 오고 있단다. 봄맞이를 해야지."

이 그림책은 아주 특별해요. 그림이 그림이 아니라 퀼트거든요. 저도 처음엔 잘 몰랐어요. 잠자기 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느라 좀 침침한 곳에서 읽었거든요. 그런데 밝은 곳에서 보니 바늘 한 땀 한 땀이 다 보이는 거 있죠.

요정들이 일어나 부지런히 색깔을 넣어 옷을 지어요. 땅속 나라 할머니가 솜씨를 칭찬해주네요.

요정들이 땅 위로 초록색, 분홍색, 노란색 꽃을 들고 소풍을 가요. 줄줄이 걸어가는 요정들의 표정이 다 다르고 정말 귀여워요.

사슴벌레, 장수하늘소, 무당벌레도 나왔어요. 반짝거리는 곤충들의 느낌까지 생생하게 살아 있어요. 볼수록 신기해서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네요.

시냇가에서 놀고 있는 요정들 좀 보세요. 풀도 뜯고 벌레도 잡는 게 꼭 우리 아이들 모습 같죠? 자세히 보면 실로 수놓은 모습이 다 보여요. 바느질 하나로 이렇게 섬세하게 표현해냈다는 게 정말 예술이네요.

가을이 와서 찬바람이 불고 낙엽이 날리고 있어요. 요정들이 땅속 나라로 돌아갈 시간이네요. 서둘러야겠는 걸요.

화려한 계절을 선사한 후에 지치고 힘든 표정으로 돌아온 요정들을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주네요.

"얘들아. 이제 그만 자려무나. 새 봄이 올 때까지 단꿈 꾸며 곤히 자려무나."

이 책의 원제목인 Mother Earth and Her Children이란 글자가 보이네요. 이걸 <봄을 만드는 요정>이라고 번역했나 봐요.

이 장면은 바로 퀼트 작품 전체의 모습이랍니다. 한 장의 그림 속에 봄 여름 가을의 모습이 다 들어 있어요. 나무 뿌리 하나 화려한 나비 날개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이 느껴집니다.

이 이야기는 원래 100여 년 전에 출판된 독일의 전래 동화라네요. 퀼트 작가가 어린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었고 이렇게 멋진 동화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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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4-09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참으로 갖고 픈 책이군요

소나무집 2008-04-11 10:24   좋아요 0 | URL
퀼트 하시는 분들이 보면 탐낼 만한 작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