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만드는 요정 미래그림책 81
시빌 폰 올페즈 지음, 지그린드 숀 스미스 그림, 노은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3월
절판


새싹도 제법 나오고 화사한 꽃도 많이 핀 요즘 읽어주면 아주 좋은 책이네요.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뀌는 건 자연이 알아서 해주는 일로 생각하는데 서양에선 요정이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나 봐요. 요즘 아이들은 요정 이야기도 좋아하니까...

누군가 요정들을 깨우고 있네요.
"얘들아, 이제 그만 일어나렴. 봄이 오고 있단다. 봄맞이를 해야지."

이 그림책은 아주 특별해요. 그림이 그림이 아니라 퀼트거든요. 저도 처음엔 잘 몰랐어요. 잠자기 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느라 좀 침침한 곳에서 읽었거든요. 그런데 밝은 곳에서 보니 바늘 한 땀 한 땀이 다 보이는 거 있죠.

요정들이 일어나 부지런히 색깔을 넣어 옷을 지어요. 땅속 나라 할머니가 솜씨를 칭찬해주네요.

요정들이 땅 위로 초록색, 분홍색, 노란색 꽃을 들고 소풍을 가요. 줄줄이 걸어가는 요정들의 표정이 다 다르고 정말 귀여워요.

사슴벌레, 장수하늘소, 무당벌레도 나왔어요. 반짝거리는 곤충들의 느낌까지 생생하게 살아 있어요. 볼수록 신기해서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네요.

시냇가에서 놀고 있는 요정들 좀 보세요. 풀도 뜯고 벌레도 잡는 게 꼭 우리 아이들 모습 같죠? 자세히 보면 실로 수놓은 모습이 다 보여요. 바느질 하나로 이렇게 섬세하게 표현해냈다는 게 정말 예술이네요.

가을이 와서 찬바람이 불고 낙엽이 날리고 있어요. 요정들이 땅속 나라로 돌아갈 시간이네요. 서둘러야겠는 걸요.

화려한 계절을 선사한 후에 지치고 힘든 표정으로 돌아온 요정들을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주네요.

"얘들아. 이제 그만 자려무나. 새 봄이 올 때까지 단꿈 꾸며 곤히 자려무나."

이 책의 원제목인 Mother Earth and Her Children이란 글자가 보이네요. 이걸 <봄을 만드는 요정>이라고 번역했나 봐요.

이 장면은 바로 퀼트 작품 전체의 모습이랍니다. 한 장의 그림 속에 봄 여름 가을의 모습이 다 들어 있어요. 나무 뿌리 하나 화려한 나비 날개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이 느껴집니다.

이 이야기는 원래 100여 년 전에 출판된 독일의 전래 동화라네요. 퀼트 작가가 어린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었고 이렇게 멋진 동화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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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4-09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참으로 갖고 픈 책이군요

소나무집 2008-04-11 10:24   좋아요 0 | URL
퀼트 하시는 분들이 보면 탐낼 만한 작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