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딸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식을 했다. 입학은 과천(청계초등)에서 하고, 완도(중앙초등)를 거쳐 세번째 학교인 원주(구곡초등)에서 졸업을 하는 우리 딸. 비록 1년밖에 안 다닌 학교지만 6학년 담임샘을 잘 만났고,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만나서 1년을 6년처럼 즐겁게 보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동안 여러 번 전학을 다니며 마음 못 붙이고 방황하게 만들어서 미안한 딸아이의 졸업식이라 정말 잘해주고 싶었는데 퇴원 후 저질 체력이 되어서는 그러질 못했다. 아빠마저 서울에서 못 내려왔다. 전화로 내내 "아빠 졸업식날 내려올 거죠?" 하고 묻던 딸아이에게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졸업생 199명을 일일이 불러 교장샘이 직접 졸업장을 주셨다. 옆에선 담임샘이 안아주면서 덕담을 해주시고. 그래서 시간이 좀 많이 걸리긴 했지만 평생 한 번 하는 초등 졸업식이니 교장샘에게 졸업장을 받는 게 더 의미가 있으려나.

이날의 코미디가 하나 있었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절대 후드티(단정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를 입지 말라고 한 것! 요즘 후드티 아니면 입을 게 없는데 그럼 무얼 입으라고. 아마도 일년 내내 아이들의 옷차림을 간섭하며 깐깐하게 군 여자 교감샘의 지시가 아니었는지...

 6학년 담임샘들이 정성껏 축가를 불러주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다.

 아이들은 춤으로 화답하고. 딱딱한 졸업식이 이 아이들 덕분에 웃음 바다가 되고 즐거웠다.

 우리딸의 졸업식에 달려와 준 배꽃 님. 가까이 사는 죄로 늘 언니처럼 엄마처럼 챙겨주는 고마운 알라디너다. (여기까지가 졸업식날 찍은 사진)   

졸업식 다음 날 쪽팔린다며 왕짜증내는 딸아이를 데리고 아빠랑 사진 한 장 찍자며 학교에 갔다. 꽃다발이랑 졸업장을 들고.

 아빠가 졸업식에 못 와서 미안하다고 내내 사과를 했건만 그래도 입이 왕방울만큼 나와 있던 딸. 졸업식에 못 입었던 후드티를 입고.

 요즘 꽃값이 비싼 줄은 알았지만. 저것이 3만 5천원이라는 말을 듣고 꽃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다는...  

 

 

비록 졸업식 다음 날 김 다 새버린 상태에서 찍은 사진이지만 나중에 보면 이것도 하나의 추억이 되지 않을까! 

"선우야, 졸업 축하해!!!"  

***   여행을 좋아하는 선생님이기에 고마운 마음을 담은 편지와 함께 책 두 권을 아이 편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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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7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7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7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7 0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7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1-02-17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 값 비싸기도 비싸지만, 졸업식 시즌이라 바가지인듯. 합니다. ㅡㅜ
그래도 꽃이 있는게 졸업식 기분 나고 좋은걸요 ^^

소나무집 2011-02-17 17:4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시즌이기도 하고 올해 워낙 추워서 꽃도 많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본전 빼느라고 일주일째 병에 꽂아 살려두고 있답니다.^^

순오기 2011-02-17 0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업식 다음날이지만 사진을 남기려는 부모 마음을 나중엔 알겠죠.
선우도 속으론 좋으면서 뾰로퉁 입 내밀었을 거에요.ㅋㅋ
후드티 못 입게 했다니 놀랍네요. 우리 중학생들은 거의 다 사복 입고 상받으러 올라가니까 별로 좋아 보이지 않던데...우리 막낸 교복에 목도리를 둘렀지만.
꽃값은 정말 후덜덜이네요. 우리 교문앞에서 일만원, 일만오천원 하던데 나는 만원짜리 샀어요. 꽃값 아껴 모녀가 데이트를 했거든요.^^
선우의 선택 기다려요~ ^^

소나무집 2011-02-17 17:47   좋아요 0 | URL
아빠가 많이 미안해했어요. 대신 선물을 화끈하게 했어요. 어차피 사줄 거긴 했지만 이번에 졸업 입학 선물로 침대 사서 독립시켰어요. 침대에서 자던 첫날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태가 나긴 했지만ㅋㅋㅋ
후드티가 깔끔하지 않아 보인다고 입지 말랬다고 해서 헐~ 했답니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사고가 딱딱하게 굳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여 교감샘이거든요. 동네 꽃가게에서 꽃을 사갔는데 학교 정문 앞에서 꽃을 팔았나 보더라구요. 우린 후문 가까이 살아서 그걸 모르고는.

2011-02-17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3 0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11-02-1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아빠의 정성이 대단한것 아닌가요, 그리고 아빠의마음을 알고 학교로 다시 향한 따님도 이쁘고,,
따님 졸업축하드려요,,

소나무집 2011-02-17 17:51   좋아요 0 | URL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빠가 딸을 많이 예뻐라 하는데 졸업식에 못 가서 미안했던가 봐요.

무스탕 2011-02-1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우 졸업 축하합니다~~
저도 큰애 지성이 졸업식날 학교 앞에서 국화 같이 생긴 큰 꽃 한송이에 후레지아 대여섯송이 두르고 안개꽃 째끔 두른 꽃다발 만오천원 주고 샀어요. 어휴, 속쓰렸다지요..
다음날이라도 아빠랑 같이 사진 찍어서 선우 맘이 많이 풀렸을거에요. 참석하고 싶은데 오지 못한 아빤 더 속상하셨을거에요.

소나무집 2011-02-17 17:53   좋아요 0 | URL
저는 후문 근처에 살아서 정문 앞에서 꽃 파는 걸 몰랐답니다. 초등 졸업식 30몇년 전에 경험하고 처음이라서리... 정말 꽃값 넘 비싸요. 졸업식을 4월이나 5월쯤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1-02-17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업 축하합니다!!!!!!
그런데 후드티를 못 입는단 말이죠, 아하하, 신기하당...
그리고 꽃값이 삼만오천원에서.. 한숨이 푹. ㅠㅠ

그래도 졸업 사진 보니, 행복하고 뿌듯해서 좋네요.

소나무집 2011-02-17 17:55   좋아요 0 | URL
축하 고마워요.
글쎄요 후드티가 안 깔끔해 보인다고 입지 말랬대요. 후드티만 입는 요즘 애들인데 그럼 뭘 입으라고.. 정말 꽃값은 한숨 나오게 비싸요.

BRINY 2011-02-17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업 축하합니다! 멋진 졸업식이네요!
저희는 졸업생만 400명에, 지방 남자고등학교 졸업식이라고 졸업생 한명당 하객 몇명이 따라오는 건지 강당안이 시장판이었습니다. 저희는 졸업전에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하고, 정장을 입고 졸업식을 합니다. 정장이라고해도 젊은 아이들이 입는 것이니 격식 차린 비싼 옷은 아니에요. 간혹 새신랑같이 한복을 차려입고 오는 학생이 있어서 인기를 독차지한답니다.

소나무집 2011-02-17 17:56   좋아요 0 | URL
고딩이 되면 400명이 한꺼번에 졸업을 하는군요. 학생수가 많아지면 정말 의미 있는 졸업식은 힘들 것 같아요. 한복 입고 졸업식에 가면 인기가 좋군요.^^

엘리자베스 2011-02-18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우야~~ 졸업 축하해!!!

정말 훌륭한 아빠, 엄마이십니다. 제가 가까이서 보고 배우는 게 참 많습니다.

소나무집 2011-02-21 10:4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늘 게을러터진 우리한테 보고 배울 게 뭐 있다고...

2011-02-23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02-24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우 졸업 축하해요~~
이제 중딩이 되는군요.
딸아이 키우기도 은근 힘들어요. 왜그리 짜증을 내는지...ㅋ

소나무집 2011-03-01 09:47   좋아요 0 | URL
세실님, 고마워요.
아들도 딸도 다 키우기 힘들어요.
부모 노릇하기가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 같아요.^^

2011-03-14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5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6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03-1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퓨터 책도 내셨군요.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희망찬샘님 덕분에 기분 좋은 사실을 알게 되어 이곳에 살고 있는 자부심이 더 생기네요. ^^

희망찬샘 2011-03-18 05:48   좋아요 0 | URL
근데, 그 책이 교사들에게 유용한 책이라 소나무집님께는 별로일 거예요. 잘 알면 학교 컴을 좀 더 잘 쓸 수 있는 뭐 그런 내용이거든요. 업무 처리에 도움 되고 아이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선생님은 컴터로 아이들과 많이 소통하시더라구요. 저도 너무 신기한 게 원주에 아는 분 딱 두 분 있는데 그 두 분이 서로 아는 사이(?) 라는 거네요. 물론 두 분 다 전 얼굴 한 번씩 뵌 것 밖에 없지만, 왜 이리 잘 아는 분들 같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