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학교는 이틀에 걸쳐서 시험을 보는데 초등 시험을 이틀 동안 본다는 게 심히 마음에 안 든다.  

시험 기간 내내(아니 늘 하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한 것뿐이로구나!!!) 울 아들은 해 넘어갈 때까지 축구하기. 들어와서 오랫동안 샤워하기. 밥 두세 번씩 퍼다가 아주 오랫동안 먹기. 책 들고 왔다갔다 하기. 엄마가 시험 공부는 안하니? 하고 한 마디 할라치면 어느새 이불 속에 들어가 잠들어 있기. 를 반복한 아들.  

기말 시험인데도 전혀 신경 안 쓰는 우리 아들과 시험 보는 날 아침에 나눈 대화가 생각나서 내내 웃음이 나온다. 속이 터져서 나온 웃음...

시험 보는 첫째 날 아침  

엄마 : 아들아, 오늘 기말 시험 보는 날인데 혹시 알고 있니? 

아들 : 그럼요, 그걸 누가 몰라요. 

엄마 : 음... 알고 있었구나. 다행이다. 

 

시험 보는 둘째 날 아침 

엄마 : 아들아, 오늘도 시험 보는 날이다. 책가방은 잘 챙겼니? 

아들: 그~럼요. 다 챙겼어요.  

 

등에 멘 가방이 너무 가뿐해서 열어보니 시험 끝나고 수업하는 음악책 하나랑 필통 하나만 들었다. 오늘 시험 볼 책(수학, 과학, 영어)은 하나도 챙기지 않은 아들, 오우, 역시 울 아들답다.  

8시 20분에 학교 갔는데 9시까지 뭘했을까 궁금해 죽겠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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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0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9시까지 축구하지 않았을까요?
걱정이 많이 되시겠어요. 그래도 아이들도 나름의 방식대로 잘 자라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소나무집님 아이들은 워낙 기본이 튼튼하잖아요.^^

소나무집 2010-07-03 11:06   좋아요 0 | URL
7시 반까지제가 억지로 델꼬 들어오는 시간) 축구하고 들어와서 30분 이상 샤워하며 놀다가 1시간 가까이 쫑알대며 밥 먹고...
공부는? 하고 물으면 학교에서 다 했어요~

세실 2010-07-02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그래도 초등때는 기본 성적은 유지하더라구요.
울 규환군도 어제, 오늘 시험인데, 나의 눈을 피해 <내일은 실험왕> 보고 있더라구요.
그게 시험날 딱 맞춰 집으로 배달이 왔네요. 원

소나무집 2010-07-03 11:07   좋아요 0 | URL
시험 기간이라고 해도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엄마들만 초조한 것 같아요.ㅜㅜ

같은하늘 2010-07-0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희 아들도 다음주 수요일에 시험인데 저만 애닳아요.ㅜㅜ

소나무집 2010-07-03 11:10   좋아요 0 | URL
초등 1,2학년 때는 문제집 하나 사보지 않았고 시험 공부 같은 건 아예 시킨 적도 없어요. 아무래도 그때의 부작용인 듯...
그래도 아들 녀석이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노는 걸 보면 너무나 뿌듯해요. 아직은...

무스탕 2010-07-0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 시험 끝났어요~~~ >0<
그런데 지성이는 내일까지에요... ㅠ.ㅠ
정성이가 수요일에 시험을 봤는데 학교에서 돌아오자 마자 자유다~~ 라고 외치더군요...;;;;

소나무집 2010-07-03 11:13   좋아요 0 | URL
축하 축하~
울 아들도 어제 학교 갔다 오더니 "앗싸, 시험 끝났다!" 그러는 거 있죠? 공부는 안 해도 나름 마음의 부담은 있었나?

엘리자베스 2010-07-02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은이도 음악책 하나 달랑 넣고 갔답니다. 가방이 가벼워서 너무 좋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말이에요.
심지어 도은이는 어제 생전 안가던 학교 도서관도 다 갔답니다.
시험기간만 되면 왜 이리 책이 읽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면서...
아무튼 오늘 시험 끝이네요~~~

소나무집 2010-07-03 11:15   좋아요 0 | URL
도은이는 평소에 열공하잖아요.
아침에 학교 가서 뭘 했냐구 물었더니, "놀았죠. 책 가지고 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ㅋㅋ

pjy 2010-07-02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험기간 참 좋아했는데요^^ 일찍 끝나고 책가방 가벼워서요 ㅋㅋ

소나무집 2010-07-03 11:1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찍 끝나고 책가방 가벼운 건 정말 좋아요.
다음 날 시험 부담만 없다면 더 짱인데 말이죠.

순오기 2010-07-0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생들까지 '목숨걸고' 공부해야 한다고 현수막 거는 학교도 있더군요.
애들이 대체 놀 시간이 없으니...초딩때라도 맘껏 놀려야돼요.
느긋한 지우~ 시험, 그까이꺼 뭐~~~ 대충!^^

소나무집 2010-07-05 08:53   좋아요 0 | URL
정말 미쳤어. 소리가 나오네요.
그 학교 샘들은 목숨을 건다는 게 뭔지 모르나 봐요.
누구를 위해서 목숨을 걸라는 이야기인지 훤합니다.
울 얘들 학교도 요즘 샘들이 공부시키라고 문자 주구줄창 보냅니다.ㅜㅜ

희망찬샘 2010-07-06 05:52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선생님도 그 말에 많이 부르르~ 하시더라구요. 너무 부끄럽다고. 아이들 불쌍해 죽겠습니다. 대회 지도 하는 아이(동시부문)을 일 주일에 한 번 만나기로 했는데 하도 안 와서 담임샘께 쪽지 드리고 좀 보내달랬더니 얼굴이 노래서 달려 와서는 국가수준 성취도 평가때문에 쉬는 시간 없이 공부한다며, 지금도 시험치고 채점하다 놀래 내려왔다더라구요. 갑자기 미안해 지면서. 시험 끝나고 다시 만나자 그랬습니다. 불쌍한 아이들.

소나무집 2010-07-07 11:53   좋아요 0 | URL
기말고사 끝났는데 마음의 부담을 안고 있는 딸아이를 보면 안쓰럽더라구요. 그래서 열공하라는 말은 안 해요. 하면 하는 대로...

희망찬샘 2010-07-06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아이들 공부하는 거 옆에서 같이 공부 했을 거예요.^^ 소나무집님 저도 인사 왔어요.

소나무집 2010-07-07 11:51   좋아요 0 | URL
공부 안 하고 책 없는 아이들끼리 놀았대요. 그래서 역시 울 아들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