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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윌 슈발브 지음, 전행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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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나와 엄마가 한동안 심상치 않은 증상이 있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나는 왼쪽 가슴에 두어 달 전부터 통증이 있어서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갔더니 왼쪽보다 오른쪽이 이상이 있었다. 다행히 종양은 아니었지만 섬유종이라고 했다. 그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 일주일동안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다. 조직검사라는 것을 처음 경험했기 때문에 무서웠고 조직검사를 하느라 참아야 했던 고통이 힘들었었다. 생살을 찢는 고통이란 이런 것이구나. 아이를 낳는 것은 이보다 더 할 텐데, 아이를 낳은 여자들은 참 대단하구나! 여겨졌다.

 

엄마는 폐가 많이 안 좋았다. 다행히 이런 저런 검사를 해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나이가 있으시니 편하게만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내의 조직 검사가 있고나서 엄마의 검사가 이뤄지고 가족들인 서너 달 분위기가 많이 울적했었다. 그런 것 때문에 동생과 함께 가족이 함께 있어야 하는 시간을 조금 더 만들어보자고 얘기했다. 그래서 동생과 함께 여행도 계획을 해보고, 맛있는 맛집들도 찾아다니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행 도중 동생이 그런 얘기를 했다.

 

 

엄마가 떠나는 것은 생각도 안했는데, 아파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보고 나니 엄마가 없으면 어쩌나 싶어서 일주일을 밤마다 울면서 잠이 들었다고 했다. 그동안 엄마랑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퇴원하자마자 엄마가 좋아하는 곤드레 밥을 먹으러 갔다고 하며 잠시 동생은 울먹거렸다.

 

 

 

한 번도 엄마가 없어지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가 엄마가 아프거나 내가 아프면 이런 생각이 들어 목구멍이 따갑고 가슴에 통증이 오는 감상적인 시간이 오고 만다.

 

 

 

윌은 췌장암 4시에 있는 엄마와 함께 남은 시간을 좀 더 엄마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윌의 엄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했었다. 꼭 그곳에서 병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다.

 

 

“아프가니스탄의 복잡한 정치와 종교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어찌 그곳에서 옮을 수 있는 모든 박테리아나 질병을 확실히 식별해내리라 기대할 수 있겠는가.”P25

 

 

 

 

오래전부터 윌의 엄마는 책을 많이 읽었다. 독서를 하는 것을 명상의 한 형태 일수 있다고 말하는 윌처럼 그녀도 독서를 통해 마음의 수련을 쌓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췌장암은 발병률은 낮지만 사망률은 1위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자가 증상이 나타나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암 세포의 증식은 엄청나고 힘든 병이라고 한다. 윌의 엄마도 그동안 증산 없이 갑작스레 나타난 병이라 가족들은 그녀의 남은 날들을 함께하기 위해 얘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자주 만나지 않았던 사람에게 일부러 시간을 내서 자주 찾아오고 여행을 가는 것은 그녀는 원치 않아했다. 물 흘러가는 대로 그냥 시간에 맞게, 현실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지켜나가며 살아가길 원했다. 그래서 멀리 있는 그녀의 딸도 안부 전화가 가끔이고 일부러 애쓰지 않고 있다는 것을 엄마에게 보이지 않기로 했다.

 

 

그런 엄마를 위해 윌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엄마가 그동안의 독서를 많이 하셨으니 엄마와 함께 둘만의 독서클럽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 책은 어머니와 내가 늘 관심을 두고 있기는 해도 왠지 툭 터놓고 이야기하기는 편치 않은 어떤 주제를 서로에게 소개하고 탐색해나가도록 도와주는 수단이었다. 또한 우리가 압박감이나 불안감을 느낄 때, 대화 거리를 던져주는 주체이기도 했다.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고 몇 달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책에 대해 점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14

 

 

 

함께 읽을 책을 말하고, 좋아하는 것을 같이 공유하고 자신의 목소리로 감정을 얘기하며 살아가는 일이 참, 아름답다. 윌이 엄마와 함께한 독서 클럽은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거나 읽지 못했던 책을 구해와 읽고 얘기하는 형태였다. 엄마는 둘만의 독서클럽을 좋아하시며 윌과의 책 읽기를 즐기며 고통을 견뎌낸다.

 

 

그런 것이 그녀가 남은 시간을 위한 명상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아픈 순간을 모두 잊고 책이 주는 즐거움을 더 많이 느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또 책을 읽거나 이미 읽은 책을 기억해내지도 못하는 건 물론이고, 좋아하던 곳을 찾아가지도, 그곳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이나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해내지도 못한다면, 그 삶이 어떨지 나는 상상도 못하겠구나." P181

 

 

 

 

이 책이 참 정겨웠던 것은 독서토론을 한 책들이 고전에 머물러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1~2년 전에 출간된 책들이 소개된 것도 있고, 내게는 읽으려고 목록에는 있었지만 읽지 못한 책들도 있었다.

 

 

엄마와 함께한 북클럽 얘기를 소재를 가지고 책을 쓰긴 했지만, 엄마와 북클럽 얘기보다 말기 암을 견디고 있는 엄마와의 지난 시간의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의 느낌이 어떠했고, 나열하기보다 그때의 느낌을 안고 있는 엄마가 앞으로 남은 시간의 일상을 잔잔하게 표현하고 있다.

 

 

 

지은이가 처음에는 책 제목을 보고 딸이겠거니 했는데, 아들이었다. 참 살가운 아들이다. 문득 이런 에세이가 딸이었다면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 올까 생각했지만, 딸이건 아들이건 무슨 상관인가. 그저 이렇게 엄마를 위해 책을 고르고 책을 읽고 엄마의 마지막 여행을 도와주는 것은 모든 자신이 원하는 것 아니겠는지. 그래서 마지막은 좀 더 많은 책을 읽고 얘기하지 못한 것이, 그런 일상을 더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할 것이다.

 

 

 

문득 나에게 남은 날들을 써야 한다면, 혹은 나의 어머니가 그렇다면 어떻게 즐거운 한때를 매일 만들며 살 수 있을까 한참동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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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김진송 지음 / 난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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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모사하는 일은 너무 쉽게 다가오고 너무 어렵게 끝난다. 인간이 만든 생간물의 많은 것은 자연에서 얻어진 것이다. 형태나 소재뿐 아니라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거기에 담긴다. 때로는 그저 자연의 일부를 그림으로 그리거나 사진으로 담아내거나 조각으로 만든 것조차 사람들은 기꺼이 시선을 던진다. 아프리카 초원에 누워 있는 사자. 수풀이 가득한 호수의 풍경, 거대하게 그려진 꽃잎, 매끈하게 조각된 물고기. 자연은 가장 상투화된 예술의 대상이지만 자연 그 자체가 지니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꿈꿀 수 있기에 끊임없이 묘사되고 또 모사된다.] P243

 

 

 

 

 

어떤 이는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어떤 작가들은 경험을 통한 소재를 찾아 이야기를 만든다. 때로는 전해들을 얘기들이 모여 감동적인 얘기가 되어 책으로 만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렇게 뭔가를 만들어 놓고 이야기를 쓰는 사람들은 얼마 없지 않을까 싶다. 자연에 있는 것들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조금 변형을 주어 조각을 만든다. 그리고 만들어진 조각들은 새로운 얘기를 쏟아낸다.

 

 

저자는 자연을 통해 만들어낸 이야기는 때로는 노동을 통한 유희라고 말한다. 작은 것 하나 하나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생각이 되지만 그는 그것이 하나의 유희고 즐거움이었다.

 

 

 

책도 나무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작가는 나무를 깎아 조각을 만들고, 나무를 통해 책을 펴냈다. 그런 얘기들이 오밀조밀하게 엮어져 있는 책이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이다. 몇 년 동안 저자가 깎아 만든 조각들에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만들어냈다.

처음에 몇 장을 보다가 <웰레스와 그로밋>이 떠올랐다. 그로밋 같은 똑똑한 강아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를 보니 가슴에 담긴 하나의 장면이 이렇게 표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페이지가 한두 개가 아니다.

 

 

 

 

 

 

 

 

 

 

 

 

 

책의 바다에 빠져드는 이 장면을 담은 모습에 작가적 상상력이 근사하다고 느끼게 된다. 반질반질하게 닦아 놓은 나뭇결은 얼마나 곱고 반질거릴지 가서 손때를 좀 묻히고 오고 싶다.

 

작가의 자연주의 글쓰기와 생활모습에 담긴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책속의 얘기들은 감동적이거나 난해한 얘기도 있지만 유쾌한 작가의 유희도 있다.

 

 

 

 

 

 

 

삽이 어느 날 그냥 자신이 태어난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주인이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는데?” 라고 하나 “쇠…….”라고 한 것을 “새”로 알아듣고 삽을 새로 만들었다는 그런 얘기, 그런 모습을 담아 놓은 작품의 모습이 때로는 엉뚱한 사람이구나 생각된다.

 

 

 

 

때로는 등 집이 없는 민달팽이 하나 만들어 놓고 집이 없다는 것이 서럽다는 것을 시사 한 그 작은 문장은 또 얼마나 우습던지.

 

 

 

 

[현대문명의 질주 속에서 기계들은 그 어디서건 효율성과 합리성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꿈꾼다. 더 크고 더 정교하고 더 미끈하게 다듬어진 문명의 이빨에 대한 경배가 매일 도처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그 어디든 그들의 이야기가 있을 뿐 우리의 이야기가 들어갈 틈은 없다.]P73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면서 거의 똑같은 모습을 보는 것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다. 앉아 있건 서 있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음악을 듣고 기사를 검색한다. 한적한 때 지하철을 타고 가더라도 앉아 있는 사람들 절반은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 언젠가 식구들과도 밥을 먹다가 잠깐 쉬는 타임에 꼬마까지 포함해서 모두 스마트폰을 꺼내서 기사 검색, 게임에 열중해 있는 모습을 봤다. 이렇게 이야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정교하고 더 미끈하게 다듬어진 문명의 이빨에 우리의 이야기가 끌 틈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긴 얘기를 차지하고 있는 개와 의자에 대한 얘기는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다가 사진 한 장을 보고 덜컹 가슴이 내려앉는다.

 

 

 

 

나무의 물결을 느낄 수 있는 책인데, 그 무늬를 느끼는 동안 조금 어려웠던 얘기들이 있었다. 책 표지만 보면 동화 같은 얘기 같지만 이야기 속은 좀 더 진지한 어른들의 세계를 얘기하고 있다. 책을 만들어 낸 작가의 노고가 빛나지만, 사실 사진속의 그들을 만나고 싶은 욕망이 더 커서 책보다 그들이 더 그리워질 것 같다.

 

 

 

 

 

 

 

 

 

잘 다듬어진 장비들을 보니 작가가 얼마나 부지런한 사람인줄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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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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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로 만나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은 참 조심스럽다. 익숙해진 맛만 보다가 새로운 샐러드를 먹고 느낀 신선함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만났을 때의 낭패란 심각한 미각 울렁증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입에 딱 맞는 맛을 발견 한 것처럼 그 반가움은 앞으로 나올 작가의 모든 책을 구비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만든다.

 

 

작가 ‘무무’라는 닉네임을 가진 <오늘, 뺄셈>의 책은 후자에 속한다.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된 에피소드들의 에세이가 담겨있는 첫 에피소드들 읽고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얘기에 목이 따가워 한참을 헛기침을 했다. 시큰거리는 눈물을 참으려했는데 다섯 페이지를 읽었을 뿐인데 남은 책을 어떻게 읽으라고 이렇게 마음을 시큰하게 만들어 놓을까. 그때 나는 알았다. 내가 이런 얘기에 참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가슴 먹먹한 얘기에 이렇게 쉽게 마음을 놓는 사람이었구나.

 

 

 

 

 

<오늘, 뺄셈>속 얘기들은 어디서 들어 봤거나 알고 있는 얘기들의 비슷한 내용도 있기도 하다. 외국 작가들의 에피소들을 모아 놓은 것도 같은 느낌의 책인가 싶다가도 가슴을 탁치는 얘기에는 그런 것 무슨 소용인가, 이렇게 감동이 길게 남아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것을…….고맙게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며 스스로의 모난 부분을 다독이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첫 번째 에피소드 얘기는 우리가 기대어 있는 사랑에 대한 얘기이다. 사랑을 잃었거나 하고 있거나 혹은 멀리 떠난 사랑을 만났던 사람이 읽어도 함께 슬퍼할 그런 얘기다.

 

작가는 이런 얘기들을 통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랍니다. 버릴 줄 알아야 소중한 것을 얻게 되니까요. 끊임없이 받아들여 쌓기만 한다면 외려 풍요로운 삶에서 멀어지는 법이죠.” P31

 

 

"삶은 마치 수학과도 같아서 덧셈을 배울 때 뺄셈까지 함께 배워야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덧셈만을 반복하려를 뿐 뺄셈을 활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뺄셈은 우리에게 마음의 눈과 귀를 열어주므로, 스스로를 보다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P32

정리관련 책을 읽으면서 가장먼저 해야 할 일은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옷 같은 경우에는 1년 이상 입은 옷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별하여 버릴 것인가, 남겨 놓을 것인가 결정하는 것이 정리의 시작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버리고 남겨 놓는 것으로 무조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간혹 빼고 더해지는 일중에 나누고 곱해지는 일도 허다한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에 더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뺄셈을 통해 비워내는 법을 배워 나가야 한다.

공간을 비워 놓으면 비워진 공간만큼 채워 넣을 것이 생기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좋을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의 인생에서 뺄셈, 버리기는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더해가면서 반대로 많은 것을 잃고 있다는 것을 모를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뺄셈의 철학이다. (P60) 소중한 것들을 잃기 전에, 필요치 않은 것들을 자발적으로 버리는 삶의 방식. 나의 의지로 버렸기 때문에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통해 아, 그렇구나! 다시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다.

 

[폭풍우가 치는 어느 날 밤,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도움을 청하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 한명은 위급한 병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하는 노부인, 한명은 예전에 나의 목숨을 구해준 의사, 한명은 나의 이상형을 만났다. 하지만 자동차는 2인승이 딱 한사람만 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 부분만 읽었을 때 나는 구해야 할 3명의 이유들을 생각해 보았다. 생명은 소중하니까 누굴 구해야 하는 것일까 고민했는데, 작가는 이런 방법을 얘기했다.

목숨을 구해준 의사에게 자동차 키를 넘기고 의사가 노부인을 병원에 모시고 가게 하고, 나는 자연스럽게 이상형과 그곳에 남는다. 다른 자동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그와 함께 얘기한다. 로맨스는 어쩜 이런 곳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으니까 혹시 그 이상형과 잘될지 모를 일이 아닌가?

 

그렇구나. 손에 쥐고 있던 자동차 키를 건네는 순간 문제가 쉽게 해결이 되었다.

 

“손을 움켜쥐면 아무것도 가질 수 없지만, 손을 펴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P158

 

 

 

이런 원리는 우주의 운행 원리 같다고 말한다. 하나를 더하면 하나를 제하는 무척 단순한 원리 말이다. 하나를 가지면 그것에 따른 다른 하나를 더 가져야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1+1=2가 아니라 1+1=1이 되거나 혹은 0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가슴이 답답한 이러한 감정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더함이 아니 뺄셈을 통해 삶이 더 윤택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가끔 더하고 더하는 일에 길들여져서 하나가 빠져 나가면 뭔가 손해 본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래서였을까 명절 때도 나 혼자 분주하게 움직였던 그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우울했었다. 그래서 더욱더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런 일이 즐겁기만 하지 않았다. 우울했던 감정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우리의 삶은, 즐거움을 찾아내는 만큼”(P218)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산다면 더해도 계속 허기졌던 감정들이 편해질까. 그렇다면 그 말을 잊지 않으려 한다. 우울해하지 않고 찾아내는 즐거움만큼 삶이 반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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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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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국가론>을 어설프게 읽어버려서 사실 플라톤이나 마키아벨리에 관한 어떤 정의나 그들에 관한 편견이 전혀 없다. 그래서 김상근의 <마키아벨리>가 순수하게 와 닿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과는 달랐다. 마치 소설을 읽듯 주인공을 증오하다 안쓰러워하다가 나중에는 그를 존경하게 되는 감정이입의 단계까지 와 버렸다.

 

제목은 자기 계발서에 맞게 짜여 있지만 마키아벨리의 생애를 통해 나열된 것이라 마키아벨리의 전기를 읽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거부감 없이 술술 읽히다 가끔 보여주는 이탈리아 사진 때문에 여행을 가고 싶어 안달 나는 사람들이 있을까? 나는 그랬다.

 

 

저자가 말했던 권모술수에 능하고 ‘악의 교사’라고 규정되기까지 한 마키아벨리가 사실은 약자를 위한 인물이며 거짓을 말하지 않고 두 번이면 모든 죄를 불고 만다는 모진 고문이었던 ‘날개 꺾기’를 여섯 번을 당하고서도 자신의 진실을 밝히며 신념을 지켰다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청렴하고 신념이 있다고 한들 그의 말이 곱지 않게 들렸을 시대 상황을 보면 그는 가끔 주변에 있는 이런 사람인것 같다.

 

회사나 친구 중에 옳은 말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이 말하는 진실은 옳고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간혹 하얀 거짓말이 필요할 때가 있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 눈감아주며 다독일 때도 있어야 하는데 그들은 그런 정서가 부족한 것이다. 오로지 자신이 가진 신념만이 중요한 것이다.

 

대중의 99%다 1%의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하는 현실은 그때가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하지만 무지한 대중의 99%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을 몰아 세워서 일으킬 수 있는 것만이 아니었지만 그의 표현 방식은 그들의 무지함을 깨우는 방법이 틀렸다고 본다.

 

 

“대중은 왜 늘 소수의 지배자에게 당하고 사는 것일까? 그것은 그들이 울보이기 때문이며, 쉽게 분노하면서 이성을 잃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에서 마이카벨리와 똑같은 질문을 제기했다. <왜 한쪽은 언제나 지배하고, 다른 한쪽은 언제나 지배를 받아야 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가 스스로 내린 대답은 마키아벨리의 대답과 동일했다. 지배를 하는 사람은 이성을 가진 반면, 지배를 받는 사람은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P105

 

 

때론 어떤 사실은 진실이 아님에도 진실처럼 읽혀진다. 마치 이 부분을 읽으면 그렇겠구나 싶다가도 사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부분이 있다. 아, 그렇다면 지금의 나의 현실을 보면 나는 얼마나 비이성적이기에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말이다.

 

화려한 과거를 뒤로하고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시대에 쫓겨난 마키아벨리는 또 얼마나 이성적이어서 공직에 다시 오르기 위해 군주인 메디치에게 복직을 하기위해 <군주론>를 썼단 말인가. 나처럼 이런 비아냥거리며 마키아벨리를 본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를 악의 교사며 권모술수에 능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은 아닐까.

 

그가 <군주론>에서 탁원한 지도자는 모두 인색해져야 한다고 했다. 작가는 이런 부분에서 그의 탁월함을 말했다. 분명 너무나 관대한 지도자는 문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관대한 것의 범주와 인색함의 범주를 어디까지 볼 것이며 어떻게 선을 그을 것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지도가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못한 인색한 지도자는 많은 희생을 가져 왔고 그것 때문에 불행한 역사를 만들었다는 것을 우리나라의 한 면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를 알면 알수록 나는 그의 면들이 정감이 안가지만 그의 고생으로 만들어 놓은 역작들은 눈물겹다.

 

“이 세상의 모든 명작은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다. 명장은 스캔들이 아니라 작가가 신음 소리를 낼 때 탄생한다. 죽음의 한계와 인생의 유한함에 절망했던 미켈란젤로가 <최후의 심판>을 그려냈고, 지속적인 가난과 정신병 발작 때문에 도생에 대한 절대적인 부담감을 느꼈던 빈센트 반 고흐가 <까마귀 나는 밀밭>이라는 명작을 남겼듯이, 마키아벨리가 절망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군주론>을 썼다. <군주론>은 처세술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절규이자 신음소리였다.” P224~225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생각이 변하게 되는 것일까? <군주론>을 썼던 그가 <로마사 논고>를 쓰게 되었을 때 나는 그가 정말로 빈곤한 허기에 괴로워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투쟁할 수 있을 것 같은 투지까지 보였다. 비로소 나는 그가 사람다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혹 우리는 자신이 겪어 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 참 쉽게 말할 때가 있다. 모든 일은 경험 할 수 없다. 경험을 해 보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것이 있고 일부러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니 어떤 일에 처한 누군가를 보면 쉽게 말 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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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日1食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1日1食 시리즈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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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를 보는데 이순재가 이 책에 관련한 얘기를 했다. 물론 김수현의 대본을 읽은 것이니 김수현이 쓴 것일 테지만.

 

“요즘 하루에 한 끼 먹는게 좋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해. 많이 먹으면 안 좋겠지만 하루에 한 끼 먹고 어떻게 살아. 적당히 하루 세끼 먹는 것이 몸의 균형도 맞고 좋은 거지”

 

뭐 딱 이런 대사는 아니었어도 이런 뉘앙스로 얘기 했다. 요지는 하루 한 끼는 좋지 않다는 것. 여태 우리는 하루 세끼 먹으면서 살아 왔는데 어떻게 하루 한 끼가 좋다고 할 수 있느냐는 얘기였다.

 

 

작년 [1日1食]의 책이 출판 되고 많은 이슈를 만들어 내고 저자 나구모식 식생활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사실 나도 저자의 식생활이 궁금했고 나에게 맞는다면 한번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에 책을 두 번이나 읽어 보았다. 한번은 서점에서 대충 다 읽고 책을 사와 천천히 다 읽었다.

 

건강 관련 서적을 몇권 읽어 본적이 있기 때문에 저자가 말하는 건강 관련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 몸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비슷한 부분을 발견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이 많이 놀랍거나 크게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은 많지는 않지만 저자가 말하는 공복이 주는 몸의 신호를 느끼라는 부분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떤 개그맨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공복’이라고 하던데 저자는 공복이야말로 몸이 가장 가볍고 깨끗한 상태이니 그것을 느끼고 즐기라고 한다.

 

몸을 비우고 가볍게 하라는 말은 알겠는데 공복을 즐기라니. 그것은 이런 말과 이해를 해야겠다.

 

“‘외양’은 늙어 보이는 것은 신체가 내장디방형으로 변해, 잠재적 비만형으로 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비만을 제대로 예방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건강과 젊음을 손에 넣을 수 없다.

피부가 젊고 깨끗하며 허리가 잘록할 것. 이는 하루 한 끼 식생활이 지향하는 최종 목표이다.”P10

 

 

하루 한끼 식생활로 허리를 잘록하게 하고 피부를 깨끗하게 하며 젊게 살아가는 것이 건강을 위한 프로젝트로 쓴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면 하루 세끼는 안되는 것일까.

 

“그렇다. 우리 몸은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도록 되어 있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우리 선조들은 기아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소향의 식사로도 살이 찌는 체질은 인류가 진화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P24

 

 

꼭 하루에 한 끼로 식생활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나이를 먹어서도 젊고 건강하가고 활기찬 생활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생활 개선, 특히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며 [1日1食]의 중요성을 얘기 한다. 그러니까 운동 열심히 하며 소식으로 하루 한 끼 먹으면서 건강 유지하는 사람들이야 그대로 유지 하며 살아가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저자가 10년 동안 [1日1食]의 방식으로 젊음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한 번 실천해 보라고 권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10년전부터 이 방법으로 15키로 정도 살을 빼고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살며 표본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처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의 몸은 내장지방형으로 굶주림과 추위를 견뎌 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하루 한 끼 건강법’ 저자가 실천했던 그 방법이다.

 

 

우선 밥을 먹으면 밥그릇과 접시의 크기를 작은 것으로 바꾸고 간단하게 칼로리를 줄이라고 말한다. ‘배가 60퍼센트 차게 먹기’를 하면서 ‘1즙 1채 다이어트’를 하라고 말한다. 그런 과정에서 가장 멀리 할 일은 절대로 단맛이 강한 과자는 먹지 않아야 한다. 소량만 섭취해도 인슐린이라는 소화 호르몬이 분비 되어 내장지방이 늘어나고, 혈당이 떨어뜨려 점점 더 배가 고파진다.

만약 배가 고파진다면 과일이나 통밀 쿠키를 조금만 먹어 졸리지 않고 공복감도 많이 느끼지 않게 될 수 있다.

 

 

특히 “소화기 계통이 좋지 않은 사람은 통째로 먹는 ‘일물전체’의 완전식품을 섭취하는 ‘하루 한 끼’식생활을 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을 52일간(인체의 세포는 52일 간격으로 대체된다.)실행하면 적정 체중으로 돌아갈 뿐만 아니라 건강도 좋아진다. 게다가 겉모습도 젊어 보이게 된다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딸려온다”P67

 

먹는 방식도 우선 <채소는 ‘잎째, 껍질째, 뿌리째’, 생선은 ‘껍질째, 뼈째, 머리째’, 곡물은 도정되지 않은 것을 통째로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오늘날처럼 풍요로운 시대야 말로, 이와 같은 식문화의 원점으로 돌아갈 시기라고 생각한다.>P98

 

저자는 운동도 하지 말라고 권한다.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많이 걷기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사실 잘 이해가 안 간다. 무릎을 많이 쓴 사람은 관절이 안 좋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 부분은 책을 몇 권 봐도 모르겠다.

 

젊게 살기위해서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다른 곳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밤 10시에서 새벽2시까지 젊게 해주는 호르몬이 생성되는 시간이기 때문에 꼭 그 시간을 놓치지 말고 잠을 자야 할 것을 권한다.

 

공복이 내 몸을 살린다는 저자가 몸을 다시 살릴 수 있는 52일간의 프로젝트가 필요한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하는 일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어떤 운동도 어렵고 여의치 않을 때 혹은 운동을 하더라도 한번쯤 실천해 보고 싶은 52일이긴 하다.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1日1食] 10계명

 

1. 통째로 먹어라.

2. 밥을 먹었으면 곧바로 자라.

3. 골든타임을 지켜라.

4. 아침 햇살과 함께 일어나라.

5. 건강해지려고 운동하지 마라.

6. 디저트와 술은 비싼 것으로 조금씩만 먹어라.

7. 설탕과 소금은 멀리 하라.

8. 공복에 커피 마시지 마라.

9. 몸을 따뜻하게 하지 마라.

10. 모델처럼 가뿐히 척척 걸어라.

 

 

52일이 나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궁금하긴 하다. 52일 동안 하루 한 끼 1채 1즙을 어떻게 먹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지 이와 관련된 레시피 책도 소개되었다. 실천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세트라고 볼 수 있다. 책 구매가 어려워 목록만 좀 빌려서 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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