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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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하십니까, 라마.]

 

 

 

 

발신자 칸이 비어 있는 편지. 그리고 소인은 10년 전에 미국 애틀랜타에서 온 편지라니. 이 편지를 시작으로 예언의 편지를 보낸 신가야라는 인물로 시작된 미스터리한 사건은 시작되었다.

 

 

 

[궁극의 아이]라는 소설을 두고 궁극의 소설이라는 별명까지 안겨준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안가질 수 없다. 작가는 아주 오래전에 재미있게 읽은 [건축무한육면각제의 비밀]을 쓴 저자라니. 스토리텔링에 놀라운 감각을 지닌 사람을 만나면 살짝 그들의 재주가 너무 부러워 질투가 나는데, 그 사람 중에 하나가 장용민이였다. 그의 글을 쓰는 구성력과 방대한 자료 분석, 수집에 더욱 혀를 내두를 정도다. 궁극의 아이라는 하나의 모티브를 두고 사건을 전천후 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그가 시나리오를 쓰기위해 이 소설을 초본으로 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마도 전작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또한 영화에서 소설로 쓴 경우가 있어서인지 그런 부분이 농후하게 보여주는 면이 있다. 그렇다고 궁극의 아이가 시나리오스럽다 말 할 수는 없다.

 

 

 

 

작가의 문장력이 좋다. 문학을 많을 읽은 것 같은 작가의 문장구사력을 느끼고, 무엇보다 가끔 이런 문장 참 좋다며 밑줄을 긋게 만드는 구절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 작가는 구성도 좋고, 인물도 잘 만들어 놓았고 글을 풀어가는 문장력까지 좋은것이다. 뭐, 이런 사람 여럿 있겠지만 흔치 않은 스릴러를 재미나게 풀어 놓는 작가들은 흔치 않다는 것을 보면 장용민이라는 작가의 이번 작품은 요 근래에 읽은 어떤 책보다 재미있었다.

 

 

 

신가야라는 신비한 눈을 가진 아이, 한쪽은 흑색의 눈동자, 한쪽은 에메랄드 눈빛을 가진 신비한 한국인이라는 인물을 세워 놓고 궁극의 아이가 세상을 보게 되는 것부터 자신이 지키고 싶은 사람들을 지켜 나가는 과정이 치밀하고 매끈하다. 미래는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인물인 신가야와 과잉기억 증후군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엘리스의 만남도 상당히 조화롭다. 모든 기억을 잊히지 않고 다 기억해서 괴로운 한 여자와 미래를 볼 수 있어서 괴로운 한 남자의 로맨스 또한 극적이고 매력적이다.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 FBI 요원 사이먼 또한 이들과 엮어주는 과정, 그리고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와 그 아내와 연결된 사람들 그리고 신가야가 전해주는 예언들과 맞물리는 추리와 현재가 미국 수사 물을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모든 것이 신가야를 매개로 긴밀히 이어져 있었다. 악마 개구리, 엘리스의 과거, 그리고 모니카의 죽음. 도대체 신가야는 어떤 존재이기에 십 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 인간들을 체스 판의 말처럼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것인가. 대체 무엇을 위해 이 엄청난 계획을 세웠단 말인가. 모든 답은 사건 속에 있었다. 어쩌면 사랑하는 모니카의 죽음마저도.” P 250

 

 

 

 

신비로운 소년 신가야를 궁금해 했던 사이먼이 신가야의 주변 인물들과 이어지면서 풀어가는 과정의 스릴은 멋지다. 그런데 가끔 작가도 단서와 복선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간혹 실수 아닌 실수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마지막 사건을 풀러 가기위해 마지막 비밀번호를 맞추는 과정에서 글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헛소리가 나왔다. 아니, 딸내미 생일번호로 비밀 번호를 만들어 놓는 것은 참 좋은데, 요즘 세상에 무슨 비밀 번호가 카톡 비밀번호 만들듯이 네 자리일까. 더욱이 그 집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이냐고. 그런 집에 비번이 꼴랑 네 자리라는 것에 실소 한번 날려주셨다. 이런 부분 때문에 장용민이라는 작가가 나는 쫌 인간다워 졌다고 할까. 고마웠다. 너무 완벽하면 정말 재미없잖아.

 

 

 

 

가끔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지대하게 드는 피가 들끓는 청춘이 아니라 그렇게 궁금하지는 않지만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은 일 퍼센트는 하고 있다. 나머지 구십구퍼 센트는 그냥 지금보다 조금 더 부지런히 살고 싶다는 생각 말고는 없다는 것이 나이를 들면서 세월을 받아들이는 무한 긍정의 자세라고 할까.

 

 

 

“운명은 바꿀 수 있어요. 벨몽이 이런 말을 했을 거예요. 운명이란 뽑을 수 없을 만큼 깊

이 박힌 거대한 뿌리라고. 그 뿌리가 바로 당신이에요. 당신이 바뀌면 뿌리가 바뀌는 거예요. 운명을 바꾸고 싶으면 당신이 바뀌면 돼요.”542

 

 

 

 

사랑하는 가족이 된 그들을 위해 희생했던 신비한 소년의 말에 살짝 울림이 있다. 나의 무지하고 게으른 구십구 퍼센트에게 조금 미안해지려고 한다. 그렇다고 이 말에 벌떡 일어나 나를 바꿔야한다며 발 빠르게 움직일 것 같지는 않지만 일정 부분 마음은 살짝 요동치듯 사라졌다. 나에게도 간혹 그 궁극의 아이가 왔다 갔으면 참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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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날로그 사랑법

 

 

요즘 길고양이들에 관심이 많아진것 같다. 이용한님의 책 3세권을 모두 읽으면서 나 또한 길고양이들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고, 지나가다 그들이 경계심만 없다면 안아주고 싶고 쓰담아주고 싶다. 무엇보다 따뜻한 잠자리도 제공하고 싶지만 길고양이들은 호락호락 동물이 아니다. 경제학자로 유명한 저자가 길고양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그들을 통해 세상을 보는 얘기는 얼마나 지극히 아름다울까. 그 속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2. 달리는 청춘의 時

 

 

나는 이런 청년들이 싫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자아를 너무 잘 알아 찾아가는 그들의 미래지향적인 인간들. 청춘이 지난 지금도 나는 뭘 하면서 살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아직 청춘의 파릇함을 간직한 채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는 그들이 부럽다. 그래서 이런 청년들이 무지하게 밉다. 스팩보다 고비 사막을 더 원했던 그가 사막 앞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사막 마라톤을 시작점에서부터 눈물이 왈칵 치밀었던 그 순간을 나도 느껴보고 싶어졌다.

 

 

 

 

 

 

 

 

 

 

 

 

 

 

 

 

 

 

3. 눈을 감으면

 

 

황경신의 글은 책보다 페이퍼를 통해 더 많이 읽은것 같다. 그래서 그녀는 늘 단단한 책보다 얇고 부드러운 페이퍼 이미지가 훨씬 강했다. 그녀의 문장들은 그래서 부드럽다. 그녀의 세 번째 에세이집은 그림 에세이다. 그녀의 이미지만큼 화사한 표지의 책이 눈에 띈다. 모두 네 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는 글속에 그녀의 따뜻하고 위로가 담간 말은 또 얼마나 가득할까.

 

 

 

 

 

 

 

 

 

 

 

 

 

 

 

 

 

4. 나라는 여자.

 

 

임경선의 에세이가 나왔다. 그녀의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녀의 칼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개인의 성장담이 보편성을 얻기까지 “상처는 지극히 인생에 상냥하다”는 책 소개가 눈에 띈다. 이 책은 사람을 다룬 성장담이라고 한다.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때 정말로 어떻게 저런 해박한 지식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감탄을 자아냈을 때도 있었는데 그런 그녀의 얘기들이 궁금해진다. 그녀의 마음속에 어떤 아픔이 도사리고 있다가 훌쩍 커서 날아갈까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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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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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판을 가지고 있는 그때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은 이유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다시 듣기 위해서였다. 사실 읽었던 내용이 너무 빨리 기억에서 가물거리며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다시 읽은 조르바는 그때와 좀 다르게 다가온 느낌이 난다. 나는 [어린왕자]를 몇 년에 한 번씩 읽고 있는데 간혹 이렇게 긴 시간을 두고 다시 읽는 책을 만날 때의 여운은 남다른 것 같다.

 

오래전에 읽었던 [그리스인 조르바]는 상스러운 남자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참 몰염치에 아는 척 많이 하고 남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노인네라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다시 읽은 조르바는 안쓰럽고 불쌍하고 측은하기까지 했다. 젊은 내가 이해하지 못한 늙는 다는 것의 기분을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나는 조르바의 여성편력까지도 그저 이해가 되어 버렸다.

 

주인공 ‘나’는 크레타 섬으로 가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조르바를 만나고 너무나 거침없는 조르바는 자신의 살아온 세월의 얘기를 해댄다. 그리고 나와 함께 폐광에서 다시 금맥을 찾아보기로 한다. 나는 크레타 섬으로 들어가 조르바와 함께 지내는 섬 생활이 계속 되면서 섬에서 그가 원했던 사업은 그 어떤 것도 이뤄내지 못하고 모든 돈도 잃고 조르바와 헤어지는 이야기다. 내용은 참 간단한데 초반부의 조르바를 얘기해주는 부분이 사실 좀 지루하리만치 길다.

 

 

“조르바는 내가 오랫동안 찾아 다녔으나 만날 수 없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 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 P22

 

 

“조르바는 학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고 그 머리는 자식의 세례를 받은 일이 없다. 하지만 그는 만고풍상을 다 겪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 마음은 열려 있고 가슴은 원시적은 배짱으로 고스란히 잔뜩 부풀어 있다. 우리가 복잡하고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조르바는 칼로 자르듯,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고르디오스의 매듭을 자르듯이 풀어낸다.” P 99

 

 

일자무식이지만 세상의 이치로 지혜를 배운 조르바는 책만 읽는 주인공을 참 답답하게 생각하지만 그와 나운 대화속의 우정은 후반부에 갈수록 애틋해졌다. 남자들의 우정은 이런 것일까 궁금했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이 초반부터 삐걱거렸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두 사람의 애증은 애틋하기까지 했다. 마지막 조르바가 나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냈을 때는 그 마음의 깊음이 더 가중되었다.

 

 

여성편력이 심했던 조르바의 나이가 그때 60대였음에도 지치지 않은 정력을 지닌 그가 여자는 늘 자기 운명을 슬퍼하는 동물이라는 대사에 그가 그동안 겪어온 여자들이 어떤 여자들이었는지 느낄 수 있다. 어쩌면 그가 만난 여자들은 그의 인생이 투영된 여자들일지 모른다. 그러니까 모든 여자들을 운명을 슬퍼하는 동물이라는 대사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열린책들에서 [그리스인 조르바]가 다시 개정되어 나오면서 번역도 다시 개정이 된것 같다. 사실 나는 이윤기님의 [그리스인 조르바]밖에 읽어보지 못해서 어떤 번역이 훨씬 좋은지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벗어나면서 다시 다듬어진 책이 반가운 것인가 생각을 해 봤다. 언어는 세월의 흐름을 타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수정해 주는 부분이 나쁜 것일까.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조르바 때문에 더욱더 그리스에 대한 열망이 가해졌다. 그의 묘비명에 적혀있다는 그 문장을 보고 싶어졌다.

 

 

“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이므로.”

 

 

 

죽는 순간까지 자유였던 두 사람의 모습이 어른거릴 것 같다. 10년 후 다시 그리스인 조르바를 또 읽게 된다면 그때는 조르바가 어떤 사람으로 느껴질까. 10년 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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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 - 머리를 쓰지 않는 똑똑한 바보들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김세나 옮김 / 북로드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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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서 있는 사람은 없고 모두 자리에 앉아 갈 수 있었던 오후 한 낮이었다. 무심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다가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니까 그 사람도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기사를 검색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잠을 자는 어르신 한분 빼고 젊은 사람들은 모두 스마트폰 기사 검색, 게임에 열중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며 요즘 지하철에서 책을 보는 사람을 보는 것도 쉽지 않은 모습인것 같았다. 그전에는 지하철은 책 읽기 참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책을 읽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앉아 있거나 서서 가는 사람들을 보는 일이 흔한 일이 되었다.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으로 인한 시간 낭비가 사실 나도 상당량 많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말에는 되도록 텔레비전을 켜지 않고 주말에 읽을 책을 책상에 올려 놓고 목표량을 한번 채워 읽어 보겠다는 결심으로 진행해보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핸드폰이 있기 전 호출기 일명 “삐삐”였을 때는 수첩에 적은 지인들의 번호보다 외우는 번호가 훨씬 많았는데 요즘에는 핸드폰 번호가 가운데 네 자리로 변경 되면서 외우는 변호조차 거의 없어져 버렸다. 갈수록 기계가 좋아지고 있으니 머리를 쓰는 일은 거의 없어진다고 할까.

 

 

[디지털 치매]는 우리가 좋아지는 환경이라지만 점점 더 바보가 되어가는 “브레이크 없는 디지털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노희경의 드라마에서 배종옥은 엄마에게 절대 치매는 걸리지 말라고 신신방부 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의 이름도 잃어버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마저 기억하지 못하고 뇌가 점점 쪼그라드는 병에 걸려서 주변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게 뭐 본인이 걸리고 싶어서 걸리겠는가. 치매는 모든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는 병이다. 디지털 시대에 웬 치매인가 싶겠지만 책을 읽으면 소름끼치도록 나의 일상이 너무 까발려진 것 같아 부끄러운 대목들이 너무 많아 놀라고 만다.

 

 

우리의 뇌는 사용 할수록 점점 좋아진다고 하는데 노의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 뇌를 사용하면 특수한 능력에 사용되는 해당 부위가 성장한다. 그러니까 우리의 뇌는 주요한 측면에서 볼 때 마치 근육과 같이 기능한다. 근육은 사용하면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한다.”P44

 

 

글쓰기를 할 때도 가끔 나는 복사 + 붙이기를 해서 편집 할 때가 있는데 이런 것들이 습관이 되어서 가끔 책의 내용을 옮겨 적을 때도 이 방법을 쓰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이런 부분들도 뇌를 사용하는 기능을 멈추게 하는 요인일 수 있다. 가깜 어떤 요령을 누군가 발견하고 그런 부분을 전파하면 천재라고 좋아하면서 따라했었는데 그것은 나를 점점 더 바보로 만들었던 행동은 아니었을까 후회가 된다.

 

 

“뇌는 상세한 정보들을 처리하기 위해, 바꿔 말해 어떤 일이 일어났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유익한지 해로운지 혹은 이런 것들로 인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 기존의 지식들을 활용한다.”P80

 

 

이미 많은 청소년들 또한 인터넷의 중독되어 있다는 조사에 따른 심각한 부장용들을 설명한다. 그중에 인터넷의 중독으로 인해 움직이지 않고 점점더 비만화 되는 사회가 일어나는 것 또한 인터넷 중독의 피해가 되겠다.

 

 

“로이 피의 연구는 이와 달랐다. 8~12세 여학생들의 경우,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와 실제 소셜네트워크 사이게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었다. 온라인 친구가 많은 여학생들은 실제 친구가 적었다. 결국 페이스북 친구들은 실제 친구들을 포기한 대신에 얻은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P144

 

 

"인터넷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사회적 행동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자료가 최근 제시되고 있다. 그 결과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가늠이 힘들지만, 분명 생각해봐야 할 점은 있다. 지금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지,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모르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P147

 

 

일정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다. 우리는 가상의 공간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터득하기 시작한 사람은 반드시 실제 세상과 맞닥뜨려야 한다. (P206)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의 뇌를 덜 이용하게 하고 결국 시간이 갈수록 노의 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에는 뇌의 형성도 방해한다. 그래서 이들의 정신적인 능력이 원래 발전 할 수 있는 수준보다 처음부터 낮게 머무를 수밖에 없다. (P377)

 

 

디지털 치매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몇 가지 실용적인 팁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었다.

 

 

“돈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해보겠다. 돈은 우리를 행복하게도 건강하게도 만들지 않는다. 돈에 대한 생각은 욕심과 고독을 낳는다. 그리고 단신이 돈을 꼭 지출하고자 한다면, 사건에 대해 지출을 하되, 사물에 대해서는 지출하지는 마라. 사물은 낡고 녹슬게 되며, 공간을 필요로 하고, 먼지를 뒤집어쓰게 되어 있다. 사물은 언제나 점점 더 번거로운 짐이 되고, 우리를 아리로 이끌고 내려간다. 사건의 경우에는 이와 정반대다. 사건은 오래될수록 우리에게 점점 더 긍정적인 것처럼 비추어진다. 사건은 우리의 기억 속에 저장되고, 우리의 일부가 된다. 심지어 우리가 치매에 걸리게 되더라도 말이다. 치매에 걸리면 사물은 우리에게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P348

 

 

 

내가 여행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부분도 이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풀플래임 카메라를 가지고 싶고 좋은 배경을 찍을 수 있는 광각렌즈만 있다면 물욕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뜬금없이 동생이 산 BMW의 승차감에 반해 차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것을 사고 싶은 마음보다 그 돈으로 유럽을 몇 번 더 갔다 오고, 혹은 한 달은 산토리니에 베네치아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더 많다.

몸을 움직이고 디지털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머리를 쓰기로 했다. 비록 지금 그렇게 쓴다고 해서 아인슈타인이 되지 못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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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끝까지 지켜야 할 인생 키워드 35가지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이정환 옮김 / 예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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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부분으로 이직을 한번 했었던 그때 가장 걸렸던 부분이 나이었다. 이 나이에 그냥 있었던 자리에서 조금만 더 참으면서 살면 될 것을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직을 했을까. 첫 출근을 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이런 생각이 많았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해도 나는 좀처럼 쉽게 있었던 자리의 소중함만 생각할 뿐 그 순간의 자리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같이 시작한 그 자리에 있었던 동기들이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조금 창피한 생각도 들었기 때문에 지난 직장에서의 지위와 경력이 아쉽기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했었던 이직이 지금은 참 소중한 나의 자신이고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는 이 책은 나와 같은 늦은 나이에 이직을 하려는 사람을 위해 마음을 다독이는 그런 책은 아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과 꼭 지켜야 하는 것들을 알려주는 지침서 같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1935년생의 나이 지긋한 남성분이 쓰신 책이기 때문에 사실 여자가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좀 많다는 것과 무엇보다 남성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단어들을 나열하면서 이것은 지켜야 해, 이것은 버려도 괜찮다고 말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가감해서 들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 나는 이분이 쓴 책 내용을 읽으면서 깜짝 놀란 것이 세대차이다. 아마도 나는 아직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을 인생을 살아보니 참 중요한 것이라고 느끼시는걸 보면 내가 철이 덜든 어른인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기억해야 할 9가지를 볼 수 있다. 이것에 관련한 단어들은 과거, 여유, 자존심, 대인관계, 돈에 대한 집착, 증오, 습관, 욕망, 호기심과 같은 단어들이다. 그간 읽었던 무수한 자기 계발서들과 조금 차이가 있는 단어들에 혹해서 읽었던 것들도 있다.

 

과거의 대한 부분들에 대해서 역시 인생의 고수는 좀 다른 것인가. 나는 유독 과거의 일들을 너무 잘 기억하며 산다. 시간이 지날수록 옛날 기억들은 점점 더 또렷해지고 잊지 않는 일들이 되어서 괴로울 때가 많다. 살아가면서 잊는데 고수가 되어야 한다는 문장에 가슴이 턱 막혔다. 나는 너무 많은 기억을 하며 살고 있다. 지난날의 그 어떤 상처를 지우지 못하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미래로 나아가는 일이 절름발이인 것이다.

 

 

“돌아보지 마라, 돌아보지 마라, 뒤에는 꿈이 없다.” P20

 

 

 

어느 날 선배를 만났더니 그 선배가 그날 있었던 자리의 음식을 계속 사셨다. 나중엔 우리가 돈을 각출해서 내겠다고 했더니 마지못해 이번은 너희가 사라고 하셨다. 책을 읽으셨는데 그 책에 나이를 먹을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고 했다는 말에 충격정도는 아니고 나름 반성을 하셨다고 하셨다. 사실 그 얘기에 나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지만 주머니 사정에 맞게 열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인데 가끔은 그것을 악용하여 무조건 얻어먹으려는 후배들을 만날 때 가장 괴롭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도 이런 문장을 알려줘야 하는 것일까.

 

 

여유의 부분에서 지잡이 든든해야 여유도 생긴다는 말에 절대적 공감을 한다. 내가 좀 여유가 있어야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 남을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여러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일 수도 있겠지만 [혼자 놀기의 장점을 잊지 말자]의 부분은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나는 부부가 매일 같이 붙어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있다면 한 번의 주말은 남편이 아이를 돌보며 아내는 자신만의 주말 산책에 나가게 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만들어줘서 서로의 시간, 서로의 공간을 만들어서 나름의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와 같이 너무 잦은 각자의 시간은 곤란하겠다.

 

 

두 번째 매력적인 인생을 위해 기억해야 할 9가지에서는 상승 지향성, 멋, 목표, 의협심, 과시, 색기, 우정, 존경, 색욕에 관련된 얘기들이 펼쳐진다.

 

 

“나이는 멋을 버릴 이유가 되지 않는다. ‘멋’은 매력 있는 어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물론 정신적인 부분도 포함되어야하지만, 우선 몸가짐에 충분히 신경을 써야 한다.”P77

 

 

그레이 톤의 슈트를 입고 중절모를 쓰고 고궁을 산책 나온 노신사 분을 본 기억이 난다. 정말 나이를 먹어도 저렇게 멋진 차림으로 산책을 나오는 그분이 어찌나 멋지던지. 젊음은 젊음에 맞게 움직이면 되지만 역시 나이가 주는 데커레이션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그것을 이용한 멋진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가 가장 잘 못하는 것이 포기였다. 그렇다고 지구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적당하게 지탱하고 떨어져야 할 부분을 아직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내게 이런 이것은 하지 말고, 이것은 하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때가 있는데 주입식 교육이 주는 병폐는 나 같은 사람이 아닐까. 포기해야 하는 적당한 타이밍을 간파하는 능력이 ‘손절매’ 라는 주식용어가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나의 결단력을 습득하는 어떤 경험들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세 번째 능력 있는 인생을 위해 기억해야 할 9가지의 부분에서는 결단력에 관련한 부분을 빼고 나머지는 사실 공감 실패한 부분이다. 성공체험, 결단력, 도전정신, 직함, 질투, 인색, 젊음, 인맥, 아부와 관련된 단어의 지침들은 작가만이 가진 경험적 재산은 인정하지만 그것을 같이 공감하기에는 시대적 흐름이 좀 바뀐 부분을 얘기해 드리고 싶었다.

 

 

네 번째 품위있는 인생을 위해 기억해야 할 8가지 중에서 품격은 천박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가끔 성질에 못 이겨 얘기 할 때가 있었는데 뜨끔했다. 그 모습이 어찌 보면 천박해 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어떤 행동은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의리는 바로바로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의리 때문에 배신당했던 일들은 어찌할지. 인정, 보답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인정이라면 그렇다면 의리에 대한 배신을 이렇게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수치심, 향학열, 부모의 마음, 노파심, 꿈이 마지막 단어였는데 뒷부분은 나이든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인생의 경험적인 부분이 많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가 한창 유행일 때가 있었다.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기 때문에 나이가 들었다고 이것은 못하는 것이라는 선입견과 편견들이 많이 깨지고 있다. 그것을 떠나서 점점 나이 한 살씩 꼬박꼬박 먹고 있다 보니 가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이 나이에 내가 이걸 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지극히 들 때가 많았는데 그런 부분을 반성을 좀 했다. 앞으로 내가 얼마큼 살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나이에 맞게 긍정적으로 삶을 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그러니까 멋지게 끝까지 살다가 쿨하고 가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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