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매 - 머리를 쓰지 않는 똑똑한 바보들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김세나 옮김 / 북로드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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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서 있는 사람은 없고 모두 자리에 앉아 갈 수 있었던 오후 한 낮이었다. 무심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다가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니까 그 사람도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기사를 검색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잠을 자는 어르신 한분 빼고 젊은 사람들은 모두 스마트폰 기사 검색, 게임에 열중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며 요즘 지하철에서 책을 보는 사람을 보는 것도 쉽지 않은 모습인것 같았다. 그전에는 지하철은 책 읽기 참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책을 읽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앉아 있거나 서서 가는 사람들을 보는 일이 흔한 일이 되었다.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으로 인한 시간 낭비가 사실 나도 상당량 많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말에는 되도록 텔레비전을 켜지 않고 주말에 읽을 책을 책상에 올려 놓고 목표량을 한번 채워 읽어 보겠다는 결심으로 진행해보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핸드폰이 있기 전 호출기 일명 “삐삐”였을 때는 수첩에 적은 지인들의 번호보다 외우는 번호가 훨씬 많았는데 요즘에는 핸드폰 번호가 가운데 네 자리로 변경 되면서 외우는 변호조차 거의 없어져 버렸다. 갈수록 기계가 좋아지고 있으니 머리를 쓰는 일은 거의 없어진다고 할까.

 

 

[디지털 치매]는 우리가 좋아지는 환경이라지만 점점 더 바보가 되어가는 “브레이크 없는 디지털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노희경의 드라마에서 배종옥은 엄마에게 절대 치매는 걸리지 말라고 신신방부 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의 이름도 잃어버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마저 기억하지 못하고 뇌가 점점 쪼그라드는 병에 걸려서 주변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게 뭐 본인이 걸리고 싶어서 걸리겠는가. 치매는 모든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는 병이다. 디지털 시대에 웬 치매인가 싶겠지만 책을 읽으면 소름끼치도록 나의 일상이 너무 까발려진 것 같아 부끄러운 대목들이 너무 많아 놀라고 만다.

 

 

우리의 뇌는 사용 할수록 점점 좋아진다고 하는데 노의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 뇌를 사용하면 특수한 능력에 사용되는 해당 부위가 성장한다. 그러니까 우리의 뇌는 주요한 측면에서 볼 때 마치 근육과 같이 기능한다. 근육은 사용하면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한다.”P44

 

 

글쓰기를 할 때도 가끔 나는 복사 + 붙이기를 해서 편집 할 때가 있는데 이런 것들이 습관이 되어서 가끔 책의 내용을 옮겨 적을 때도 이 방법을 쓰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이런 부분들도 뇌를 사용하는 기능을 멈추게 하는 요인일 수 있다. 가깜 어떤 요령을 누군가 발견하고 그런 부분을 전파하면 천재라고 좋아하면서 따라했었는데 그것은 나를 점점 더 바보로 만들었던 행동은 아니었을까 후회가 된다.

 

 

“뇌는 상세한 정보들을 처리하기 위해, 바꿔 말해 어떤 일이 일어났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유익한지 해로운지 혹은 이런 것들로 인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 기존의 지식들을 활용한다.”P80

 

 

이미 많은 청소년들 또한 인터넷의 중독되어 있다는 조사에 따른 심각한 부장용들을 설명한다. 그중에 인터넷의 중독으로 인해 움직이지 않고 점점더 비만화 되는 사회가 일어나는 것 또한 인터넷 중독의 피해가 되겠다.

 

 

“로이 피의 연구는 이와 달랐다. 8~12세 여학생들의 경우,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와 실제 소셜네트워크 사이게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었다. 온라인 친구가 많은 여학생들은 실제 친구가 적었다. 결국 페이스북 친구들은 실제 친구들을 포기한 대신에 얻은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P144

 

 

"인터넷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사회적 행동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자료가 최근 제시되고 있다. 그 결과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가늠이 힘들지만, 분명 생각해봐야 할 점은 있다. 지금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지,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모르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P147

 

 

일정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다. 우리는 가상의 공간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터득하기 시작한 사람은 반드시 실제 세상과 맞닥뜨려야 한다. (P206)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의 뇌를 덜 이용하게 하고 결국 시간이 갈수록 노의 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에는 뇌의 형성도 방해한다. 그래서 이들의 정신적인 능력이 원래 발전 할 수 있는 수준보다 처음부터 낮게 머무를 수밖에 없다. (P377)

 

 

디지털 치매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몇 가지 실용적인 팁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었다.

 

 

“돈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해보겠다. 돈은 우리를 행복하게도 건강하게도 만들지 않는다. 돈에 대한 생각은 욕심과 고독을 낳는다. 그리고 단신이 돈을 꼭 지출하고자 한다면, 사건에 대해 지출을 하되, 사물에 대해서는 지출하지는 마라. 사물은 낡고 녹슬게 되며, 공간을 필요로 하고, 먼지를 뒤집어쓰게 되어 있다. 사물은 언제나 점점 더 번거로운 짐이 되고, 우리를 아리로 이끌고 내려간다. 사건의 경우에는 이와 정반대다. 사건은 오래될수록 우리에게 점점 더 긍정적인 것처럼 비추어진다. 사건은 우리의 기억 속에 저장되고, 우리의 일부가 된다. 심지어 우리가 치매에 걸리게 되더라도 말이다. 치매에 걸리면 사물은 우리에게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P348

 

 

 

내가 여행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부분도 이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풀플래임 카메라를 가지고 싶고 좋은 배경을 찍을 수 있는 광각렌즈만 있다면 물욕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뜬금없이 동생이 산 BMW의 승차감에 반해 차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것을 사고 싶은 마음보다 그 돈으로 유럽을 몇 번 더 갔다 오고, 혹은 한 달은 산토리니에 베네치아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더 많다.

몸을 움직이고 디지털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머리를 쓰기로 했다. 비록 지금 그렇게 쓴다고 해서 아인슈타인이 되지 못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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