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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정호승 지음, 황문성 사진 / 비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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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많은 순간에 상처받고 살아가고 있다. 위로가 되어주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노래를 듣거나 혹은 맛있는 것을 먹거나 추억의 사진의 한 장이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혹은 선배가 건네주는 말에 위로가 되고 용기가 생길 때가 있을 것이다.

 

 

 

문득 나에게는 어떤 말들이 용기가, 위로가 되었었던가 생각해 본다.

 

아직도 버리지 못한 꿈이 하나 있는데, 그걸 생각하면 나의 나이가 떠오른다. 이 나이에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당연히 접어 버렸던 그 소망 앞에 <늦지 않았다>는 말이 허망하면서도 위로가 되고, 때로는 “너 아직 그 바닥에서 죽지 않았구나!” 말을 들으면 아직 내가 접지 않아도 될 그런 희망이었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곤 하다.

 

 

때론 누군가에게는 길가에 버려진 종이처럼 쓸모없는 말일지라도 절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모습에 자책과 자학의 길에 서 있을 때 구원해줄 그런 말이기도 하다. 그런 말들을 골라 놓은 정호승 시간의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에는 책의 두께만큼 묵직한 용기들이 들어 있다. 그 용기는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양식이 되고 때로는 마음의 검은 그림자가 사라지는 마술을 부릴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는 말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너무나 평범하다. “인생은 자기가 생각한 대로 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목적을 버려야 목적에 다다른다.”, “나만의 속도에 충실 하라.”, “지금이 바로 그때다.”, “용서는 신의 몫이다.” 등등 자기 계발서에서 많이 읽어 본 듯한 소제목들이다. 간혹 자기 계발서들의 제목과 일치하지 않는 내용이라던가 혹은 제목만 읽고도 다음 장을 그냥 넘겨 버리고 싶은 관념적이고 상투적인 얘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너무나 뻔해서 읽고 싶지 않고, 너무나 잘 알아서 듣고 싶지 않은 얘기들이 수두룩하다. 대체 이런 말로 절망에 빠진 나에게 용기를 준단 말인가 자문하면서 책에 대한 신뢰가 급 하락한다.

 

 

“기념하지 않는 실패는 실패가 아닙니다. 실패는 기념함으로써 비로소 성공의 싹을 틔웁니다. 인생이라는 학교에서는 성공보다 실패가 교사입니다. 저는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실패라는 교사의 가르침을 잘 따르는 그런 학생이 되고 싶습니다." P31

 

 

“ 인생의 수없는 동반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동반자는 바로 실패입니다.” P227

 

 

 

 

한숨이 절로 나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그 실패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버렸고 마음을 닫았다. 이런 상투적인 얘기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단 말인지. 이런 마음은 아마도 닫힌 마음 때문에 드는 생각일 것이다.

 

 

아직 나에게도 두려워 시도하지 않은 일이 있다. 그 일 앞에서 분명 이 말은 큰 용기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패를 기념하고, 다시 도전하면 되는 삶이 아닐까. 때론 이런 말들이 너무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이라 그냥 지나쳤을지 모르겠지만, 분명 어떤 도전을 앞둔 사람이거나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말일 것이다. 그 말이 때로는 벼랑 끝에 선 발을 쳐다보고 다시 내려 올 수 있는 용기를 줄지 모를 일이다.

 

한때 나는 [아마데우스] 영화를 보고 늘 내 자신이 살리에리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살리에리가 아마데우스를 보며 이런 말을 했었다.

 

 

 

“신이여, 당신은 제가 그토록 갈망했던 능력을 저런 방탕한 녀석에게 주시고 왜 저에게는 그 아름다움의 화신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밖에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P59

 

 

 

천재적은 능력은 없지만 분명 재능은 있었던 그가 아마데우스를 만나고 절망했었던 그 순간, 그가 용기를 내어 자신을 더 갈고 닦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지 않더라도 그는 분명 위대한 음악가중 한 사람이었는데 그 사실을 그만 몰랐던 것일까.

그래서 나는 살리에리에 대한 애증이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사랑하지만 그의 천재적 재능을 탐하기보다 그를 보며 마음 아팠을 살리에리에 대한 동정 혹은 공감의 마음이 더 깊다. 많은 사람들은 모차르트보다 살리에리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이들이 천재가 될 수 없고 그들의 모습을 동경 혹은 질투하며 자신을 바꿔 나가거나 그들의 모습을 인정하고 자신의 모습을 순응하며 그렇게 살아나가고 있다.

 

 

 

가끔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주기위해 쓴 책의 저자들이 스님이거나 수녀님들은 절대 화를 내지 않을까 궁금했다. 책에는 모두 참아 내거나 견뎌내면 그 일이 지나간다고 다독인다. 하지만 그런 말을 수백 번 들어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노와 화가 있는 것이다. 정호승 시인의 책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또한 그랬다. 뭐든 실패의 어머니를 삼아 좌절하지 말고 살아가야 한다는 얘기들이 너무 많아서 답답했지만 그 또한 사람이기 때문에 화를 냈던 일화에 웃음이 났다.

 

 

참 사소한 일에 화를 냈던 에피소드들에 그의 인간다움에 마음이 놓이는 이상한 현상이었다. 그도 이토록 화를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사람이구나. 우리에게 어떤 실의나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그것을 품지 말고 지나도록 하라는 말을 하는 그 또한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그것 때문에 하루 종일 마음이 상해 있는 사람 일 수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책을 읽어도 그 수간만큼은 절대 그 책의 내용이 뒷등으로도 들리지 않는 수련이 덜된 사람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도 증오심을 품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는데 수련도 못한 사람들이 어찌 단 한순간에 없었던 일로 치부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 마음을 해질녘까지 품지 말고 다음날까지 이월하지 않아야 하는 말은 수긍할 수밖에 없다. 당장의 화는 어찌 할 수 없다고 해도 그 다음날까지 그 마음으로 살아가면 일주일 혹은 한 달 내내 마음의 고통이 가시지 않는 것이다.

 

 

 

어떤 위인들은 누군가가 해준 작은 한마디에 용기를 얻어 실패를 딛고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는 얘기를 한다. 때로는 어떤 이들은 절망의 순간에 자신에게 용기를 줬던 말로 죽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는 얘기도 한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강철마인드를 가지고 싶은 것은 아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 흔들리고 흔들리는 마음을 가져야 더 유연하게 살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점점 늘어나는 청소년들의 자살에 마음이 아프다. 그들이 견뎠던 더 모진 시간이 앞에 있을 수 있지만, 분명 삶은 살아 볼만한 인생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 안타깝다. 절망의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있다면 그들도 그렇게 떠나지 않았을 텐데, 그 절망의 순간에 나타나는 손은 때로는 너무 야속하게 쉽게 오지 않는 것 같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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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생활의 권유 - 하루에 하나씩 실천하는 마음 씻는 법
마스노 슌묘 지음, 김혜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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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뭔가를 버리는 일을 자주 하다보니까 물건을 살 때 신중해지고 있다. 이 물건이 나에게 필요 한 것인가 생각하게 되고, 지금 사려고 하는 물건을 다른 것으로 대체 할 수 있는 것이 집에 없는지 찾게 된다. 또한 지금 이것을 사게 되면 집안에 필요 없는 물건은 또 뭐가 생기는지, 그것을 버릴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되니 좀처럼 물건 사는 일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대형마트에 가는 일을 자제하고 있다. 동네 작은 마트에서 살 때보다 확실히 많은 금액이 나오는 대형 마트에서 사온 음식들은 대부분 냉동고에 한두 달 있을 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 나의 라이프는 냉장고를 비우며 살자다.

 

 

비워야 채울 수 있는데, 그동안 냉장고를 너무 채우기만 하면서 살았다.

냉장고뿐만이 아니다. 주변에 널려있는 것들은 또 얼마나 필요 없는 것들이 많은지. 때론 생각들도 그렇다. 건강 염려증이 있는 나는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서 혹시 내가 암으로 죽게 된다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뭘 어떻게 주변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일까 혹은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나는 뭘 하면서 살아야 하나 수많은 생각으로 밤에 잠을 자지 못할 때도 있다. 아직 일어나니 않은 일들 때문에 밤은 하루의 연장선으로 계속 이어져 나를 괴롭히기도 한다. 때로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이 찜찜하게 남아서 마음이 홀쭉해지지 않는다. 그런 마음 때문에 뭔가를 비워 내자고 결심했었던 것 같다.

 

 

미스노 슌모 스님이 지은 <심플한 생활의 권유>는 지금 나에게 딱 맞았던 충고의 책이었다. 뭔가를 계속 비워내고 싶고, 마음을 단련시키고 싶어서 템플스테이도 신청해서 가 볼까 생각까지 했었다. 간단하게 살아가는 삶을 원하면서 아직도 내게는 많은 것들을 가지고 싶은 소유욕이 끊임없이 생기니 이런 이분법적 욕심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있지만, [15분 일찍 일어나기]를 한다면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이곳저곳에 쓰고 있는 서평 때문에 늘 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바쁠 때는 평소보다 15분 일찍 일어나보세요. 그리고 등을 곧게 펴고, 아랫배로 천천히 호흡을 해보세요. 호흡이 고르면 마음도 고요해집니다.” P19

 

 

비워내기만 하면 다 정리가 될 것 같은 일들도 사실은 비워 낸다고 한들 그것이 끝이 아닐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마음의 단단함을 위해 15분 일찍 일어나 참선의 자세를 한번 해 볼까 한다.

나의 필요 없는 것들은 미련 없이 버리기에 대한 마음이 이곳에 써져있다.

 

“ 그래도 만물의 흐름을 잘 보고 가뿐하게 살아가고 싶다면, 먼저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버리는 순산 새롭게 들어오는 것은 ‘풍족함과 여유’입니다. ” P 27

 

 

스님의 권유는 마음에 드는 구절이 참 많지만 이 부분은 나로서는 참,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짜증날 때의 ‘마음정리법’ 인데 손을 마주하라고 하신다. 합장은 왼손은 자신, 오른손은 상대. 이미 짜증이 날대로 났을 텐데, 어떻게 손을 마주하고 미안합니다하고 말을 꺼내야 할까.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말은 이미 마음의 정리를 다 하고 상대를 받아들이라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좀처럼 한번 틀어지면 절대로 쉽게 마음을 놓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행동이다. 조용히 합장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놀랄 정도로 마음이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고 하시니 손해 날것 없으니 마음을 다스릴 방법을 좀 살펴볼까 싶다.

 

 

나는 늘 자기 전에 생각이 많다. 회사에서 했던 말들을 잘 걷어 들이며 살 수 있을까 생각도 하게 되고, 행동의 선택, 단어의 선택이 옳았을까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나의 다음날의 일상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전에 오늘 있었던 일들을 모두 내려놓고, 나를 새롭게 리셋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의 어머니는 참 억척스럽게 일을 하셨다. 그런 어머니는 늘 그런 얘기를 했었다. 사람이 태어나서 밥값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그“하루 일하지 않았다면 하루 먹지 말라.” P99 의 말처럼 지금의 당장의 것을 쫓지 말고 일을 즐겁게, 꾀부리지 않고 해야 할 것이다. 꼭 노동의 대가가 먹을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래서 요즘 밀어 놓은 책 읽기와 정리들을 더 이상 방치 하지 않기로 했다.

 

 

[그 무엇에도 사로잡히지 않고, 치우치지 않으며, 얽매이지 않는 심플한 인생을 위한 100가지 권유]라는 표제의 말처럼 심플한 하루를 보내기 위한 권유가 마음에 드는 책이다. 무엇보다 짧은 말들 때문에 쉽게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심플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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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이선희 옮김 / 예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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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속된 폭력과 따돌림을 당하다가 투신 자신을 한 학생의 유서가 공개됐었다. 그 편지에는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며 온갖 욕설과 폭력 때문에 힘들었다는 얘기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편지 속에는 자신을 괴롭혔던 학생들의 이름이 나열되었다. 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온 가해자 아이들은 자신들이 괴롭혔다는 부분은 일부 인정했지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행동들과 기타 나머지 부분들은 모두 부정했다.

 

 

이런 기사가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도 대구에서 투신 자실을 한 학생도 이런 비슷한 이유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몇 년 전 [6월의 일기]라는 영화 또한 따돌림과 괴로움 속에 살았던 한 학생의 죽음으로 인한 엄마가 일기를 보고 자신의 아들을 위한 복수를 그린 영화가 나오기도 했다.

 

 

간혹 인터넷의 기사를 볼 때 잊고 있던 연예인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2위로 나오게 되면 혹시 자살 한 것이 아닐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꼭 그렇지 않은 기사들도 있지만 절반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는 청소년들에게 행복지수가 가장 최악인 나라가 되었고, 자살수치는 1등인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청소년 문제가 우리나라 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우리나라 청소년 소설에는 자살을 다룬 소설이 많다. 김려령의 소설 <우아한 거짓말>은 자살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얘기도 있지만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소설은 그 이후의 친구들의 얘기로 남은 사람들의 허전함을 담고 있었다.

 

 

 

 

 

 

처음 읽어보는 시게마츠 기요시의 작품 <십자가>또한 따돌림을 당하며 지내왔던 동급생의 자살을 소재로 삼고 있다. 동급생 중에 힘이 센 아이들은 유독 약해 보이는 아이들을 먹잇감으로 삼으며 자신의 무료함을 달랜다. 힘으로 제압한 그들의 권력은 어쩌면 하루를 짓누르는 자신들의 세계에서 가장 달콤한 시간 일 수 있다. 그런 달콤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때리고 괴롭히고, 돈을 갈취했을 것이다. 나약하게 주저앉은 모습이 자신의 모습일지 모른다며 때로는 그 모습이 보기 싫어 더 심한 구타를 했을 것이다.

 

소설은 그들의 모습을 담기보다 후지슌이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 특히 가족과 연결된 동급생의 남은 삶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후지슌은 죽기 전 자신이 짝사랑했던 사유리에게 전화를 했고, 사유리의 생일 선물을 챙겨주고 싶었다.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후지슌의 선물을 받는 것이 꺼렸던 사유리는 당연히 휴지순의 선물이 반가울리 없다. 사유리는 당연히 휴지순의 선물을 거부했지만 그날 후지슌은 사유리에게 주기로 이미 마음에 정했던 선물을 포장했고, 사유리의 집으로 보냈다. 그리고 사유리의 선물을 포장했던 끈으로 자신의 집 감나무에 목을 매달고 죽었다. 죽기 전 이미 써 놓은 유서에는 주인공에서 절친이 되어줘서 고맙다는 말과, 사유리에게 미안하다는 말, 그리고 자신을 괴롭혔던 두 가해자에게 용서 하지 않겠다는 말을 적어 놓았다. 그리고 간혹 불렀던 바람에 자신이 몸이 흔들리며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후지슌의 아버지는 주인공에서 아주 괴로운 얼굴을 하고 죽었다는 얘기를 해 줬다.

 

 

 

죽은자는 말이 없고, 살아남은 자들은 죽은 자가 남겨 놓은 숙제들을 풀며 살아야 한다. 후지슌은 왜 주인공을 절친이라고 생각했을까. 그 물음 때문만이 아니라 후지슌이 절천이라고 칭해 놓은 그 단어 하나 때문에 몇 년을 휴지순의 기일에 휴지순의 어머니를 찾아 봐야했고 어찌 보면 후지슌 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척한 방관자이면서도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앉아 있어야 하는 주인공의 마음은 편치 않다. 더욱이 후지슌이 짝사랑했던 사유리 또한 마지막 전화를 받은 사람이 자신이고, 혹시 자신이 그날 좀 더 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다면 그렇게 무심히 세상을 떠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죄책감에 살아야 했다.

 

 

간혹 내가 했던 말들은 어떤 이에게 가시가 되어 박혀 상처가 되어 곪아진 채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떤 이에게 받은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때로는 내가 했던 실수를 느꼈던 어떤 일들은 그 일이 십자가가 되어 나를 괴롭힌 채 등에 매달고 살아갈 수 있다.

 

 

후지슌 의 절친이 아니었던 주인공은 후지순의 절친이라는 말 때문에 그동안 자신의 방관자 입장에 있던 순간이 십자가가 되어 남은 시간을 힘들게 지냈다. 사유리는 후지순의 짝사랑 대상자였다는 이유로, 마지막 전화를 받았던 순간 그를 좀 더 따뜻하게 대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등에 진 채 살아가야 했다. 그래서 주인공과 사유리는 서로가 등에 진 십자가의 무게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가까워 질 수 없었을 것이다.

 

 

“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지. 그 말을 등에 진 채 계속 걸어가야 해. 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 없고 발길을 멈출 수도 없어. 걷고 있는 한, 즉 살아 있는 한 계속 그 말을 등에 지고 있어야 한은 거야.” P75

 

 

 

 

 

정작 후지슌 을 괴롭혔던 미시마와 네모토의 죄책감 따위는 책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을 응징하겠다는 아버지의 모습은 졸업식에 죽은 아들의 사진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끝이다. 범인이 정해져 있었던 왕따 놀이에 정작 괴롭고 힘든 사람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남은 가족들이다.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는 일상은 그동안 남겨진 추억들이 대신해야 했지만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아프고 괴로운 일이다. 더욱이 같은 동급생인 주인공과 사유리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도쿄의 대학에 들어가고 점점 성장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모습은 얼마나 아플까. 그런 모습에 점점 지켜갔기 때문에 아픈 몸을 더 이상 아파하지 않고 숨을 거둘 수 있었을지 모른다, 후지슌의 어머님은.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본 후지슌은 [세계 여행 : 유럽]편에 스코그스키르코가르덴(묘지공원)에 종이를 끼워 놓았다. 커다란 십자가가 있는 그 공원의 모습을 보고 혹시 저자가 제목을 따온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뒤져 공원에 커다랗게 있다는 십자가의 모습을 찾아보았다.

 

 

 스웨덴 스코그스키르코가르덴(묘지공원)

 

 

 

“언덕 꼭대기에 우두커니 서 있어서 그런지 외톨이 특유의 쓸쓸함도 겸비하고 있었다.”P153

사진을 보았을 때,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본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떠난 자를 보내는 일은 쉽지 않다. 부모들은 더 그렇겠다. 후지슌이 가고 싶었는지 알 수 없지만 [세계 여행 : 유럽]편에 스코그스키르코가르덴(묘지공원)에 결국 찾아갔다. 그리고 20년이 넘게 떠나 보지 못했던 아들과의 만남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있었던 자리에 돌아와 남겨진 삶을 살아가겠지.

 

어느덧 주인공도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인간은 경험을 해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아이의 노트에 절친이라고 쓴 단어를 보며 차오르는 슬픔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후지슌이 왜 나를 절친이라고 했을까. 어쩜 주인공은 떠난 후지슌의 숙제를 더 풀어야 할지 모른다.

 

 

가볍게 읽었던 책이, 가슴 무겁게 끝이 났다. 마음이 쓸쓸한 오후였다. 문득 지나버린 일들을 떠 올린다. 아이들이 더 이상 가슴 아프게 삶을 포기하고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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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람을 얻는가 - 초한지 유방의 인재경영 리더십
신상이반 지음, 하진이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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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다.

 

 

 

 

언젠가 어떤 케이블 오디션에서 어떤 사람이 “우연도 그 사람의 실력이라고.” 말을 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었지만 나중에는 나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화가 났다. 그렇다면 내가 그렇게 원했던 일이 나에게 우연이라도 오지 않았다는 것은 나의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일까.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우연도 그 사람의 실력이라는 말은 틀렸다고 생각된다. 우연을 필연으로 만드는 것이 실력인 것이다. 나는 그렇게 그 말을 고치고 싶다.

 

 

[어떻게 사람을 얻는가]라는 책은 항우와 유방과의 관계를 여러 정황에 비유하며 진정한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들을 제시하고 있다. 초한지를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책이 읽힌다. 무엇보다 영화나, 다이제스트로 읽은 초한지에서 몰랐던 항우와 유방의 에피소드들이 참 재밌다. 모처럼 센스 있는 책을 만났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우연히 따른다. 그 우연 속에 항우와 유방이 있다. 작년이었나? 항우와 유방의 관계를 놓고 [샐러리맨 초한지]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과 그의 적수였던 항우를 현대판으로 가져다 놓았던 설정이 재미있었다. 도시와 시골로 따진다면 시골 출신이었던 유방과 도시 출신의 항우의 모습도 비슷했고 일을 풀어 나가는 모습도 오래전에 읽었던 책과 비슷해서 참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였다.

 

몇 번을 실패를 해도 겁내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한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유방의 저력은 무엇일까? 모든 것을 다 가졌어도 단 한 번의 실패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좌절한 항우는 진정한 패배자로 끝이 나는 것일까. 그들의 차이점은 아마도 리더십의 차이였을 것이다.

 

 

진정한 지배자로 거듭 날 수 있었던 유방의 리더십은 지금의 경영자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P28)

 

 

유방처럼 시골출신에, 배운 것도 많이 없고 뛰어난 학식을 품었던 것도 아니고 엘리트 집안에서 공부하여 대단한 배경을 가진 것도 아닌 그가 오로지 잘 한 것은 사람을 잘 들이고 거두고 관리했다는 것이다.

 

모든 것에 뛰어난 능력을 가졌던 사람도 아니고 제갈량처럼 철두철미하여 모든 것을 다 자신이 주관해서 처리해야 할 필요도 없이, 각 부서마다 관리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는 능력, 적재적소에 전문적인 인재들을 배치하여 각자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리더가, 유방이 이었다.

 

 

진정한 리더는 사소한 것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한들, 그들도 사람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다. 너무 대범해도 매력이 없지만, 너무 소심하면 그것 또한 큰일을 그르치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유연하게 항우와의 관계를 유지시키며 마지막에 결국 한나라를 세운 유방이야 말로 큰 인물이다. 누군들 그렇게 못할까, 싶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모두 리더가 될 수 없는 것일까.

 

한나라를 세우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필요했을 것이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유방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전쟁에 나가 땅을 차지하면 냉혈인간이 되어 다른 나라 사람들을 모두 죽이는 항우와는 달리 유방은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며 지냈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항우와 달리 너무도 부족했던 그가 나라를 세울 수 있었을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다수의 말을 듣고, 그들을 따르게 하는 힘이 필요한데, 요즘 리더들은 그들의 얘기를 묵인하고, 외면하는 실정에 답답하다.

 

 

분명 항우는 유방보다 뛰어난 인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항우가 아닌 유방이었고, 그의 뛰어난 경영능력은 지금에도 비유 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랍다. 세상이 변했지만 수백 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진리들은 영원한 것이다.

엄격한 규율과 규칙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인간관계가 중요했던 유방 (P86), 전쟁을 통해 얻은 땅의 백성들을 도륙하지 않고 품에 안았던 그의 품성은 인간적인 경영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그가 모든 것을 다 수용하며 저자세로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군주의 지위를 위협하는 일 없이 순순히 복종하게 만들려면 고도의 관리 능력이 필요했던 (P136)때는 그의 관리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인재들을 각자의 능력에 맞춰 직책을 주는 것이다. 네가 만들어 놓은 판을 짜고,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능력 향상을 해주는 그의 리더십은 인간적이고 창의적이다.

 

[한비자는 “삼류 리더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이류 리더는 남의 힘을 이용하며, 일류 리더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 P157]

경영자는 혼자만의 기업을 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하직원의 힘과 지례를 이용할 줄 알아야 훌륭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유방은 최고의 리더가 아닐까.

 

 

 

[이 세상에는 인재는 많다. 인재를 식별하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을 발견하는 것이고, 인재를 잘 활용하는 방법은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것이다. 능력이 뛰어난 인재라는 것을 알면서 제대로 기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적자산의 낭비이자 회사의 손실이다. P177]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가 어떤 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발휘 할 수 있는지 찾아내는 능력, 그것을 잘 써먹을 수 있는 직관은 어쩌면 타고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찌 보면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되었던 유방은 끊임없이 노력했던 부분도 가지고 있었겠지만, 어느 부분은 남보다 타고난 센스와 감각이 있었던 사람이지 않았을까.

 

 

그의 폭 넓은 인맥이 결국 그의 능력이 되어 그는 그토록 원했던 한나라를 세울 수 있었고, 그는 항우에게 머리를 조아렸던 과거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직 큰일을 위해 달려갔다. 포부 좋은 그를 보며 지금의 리더들을 떠 올려본다.

 

참 부끄러운 현실이다. 많은 이들이 항우가 되어가고 있다. 좋은 배경, 좋은 직장, 좋은 학벌,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지만 한 번의 흔들림에 좌절하고 힘들어한다.

 

 

“안색은 온화하게, 외모는 공손하게, 화가 났을 때는 앞으로 초래할 결과를 생각하며 이성적으로 대처하라.”P302

 

 

논어의 구절처럼 경영자들만 인격수양을 할 것이 아니라 그를 따르는 많은 이들도 그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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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벽한 날들 _ 마음산책 

 

 

유명 작가들의 에세이를 읽고 싶어서 선택하게 된 책이 아니다.

단지, 표지의 스산함이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 오버센스같아서 읽고 싶어졌다. 그동안 에세이는 국내 작가들의 책만 읽어 왔던터라 외국 작가의 에세이도 읽고 싶어졌다.

더욱이 출판사가 마음산책이다. 마음 산책의 기획력이 늘 마음에 든다.

 

 

 

 

 

 

 

 

 

 

 

 

 

 

2. 자고 있어, 곁이니까

 

아이는 부인이 낳았지만, 남편의 출산기라고 한다.

출산을 해 본적이 없어서 읽으면서 어떤 감동을 받을지 참 궁금하다.

그것도 태동은 느끼는 엄마가 아니라, 그것을 지켜봤던 아비가 적은 글이라니....더 다정한 느낌이 드는 책일까.

 

 

 

 

 

 

 

 

 

 

 

 

 

 

 

 

 

3. 3시의 나.

 

직장생활을 하다가가 몇달 집에 있었다.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던지, 휴직 아닌 휴직을 하게 된다면 이런 저런일을 꼭 해야지 했었던 것을 하나도 할 수가 없었다.

일을 할때보다 집안일을 할때가 훨씬 시간이 빨리가고 내가 뭘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렸다.

그런 의미를 가지며 하루를 본다면, 일정한 시간에 나는 뭘하고 있었나 기록한 이 책이 비워진 시간을 찾아가는 나에게 해답을 줄것도 같다.

다시 장난처럼, 그날 하루 정해진 시간에 뭘 했는지 적은 이 책이 큰 의미가 있지는 않을테지만 소중한 하루를 기록하게 될것 같다.

 

 

 

 

시간은 나이를 먹는만큼 빨리 가는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던데, 나는 실질적인 나이보다 훨씬더 많은 나이를 먹었나보다.

하루가 정말로 12시간으로만 정해져서 흐르는것 같다.

참, 아쉽게 1,2월을 떠나보냈다. 3월은 1,2월에 하지 못한 일들을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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