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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생활의 권유 - 하루에 하나씩 실천하는 마음 씻는 법
마스노 슌묘 지음, 김혜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 뭔가를 버리는 일을 자주 하다보니까 물건을 살 때 신중해지고 있다. 이 물건이 나에게 필요 한 것인가 생각하게 되고, 지금 사려고 하는 물건을 다른 것으로 대체 할 수 있는 것이 집에 없는지 찾게 된다. 또한 지금 이것을 사게 되면 집안에 필요 없는 물건은 또 뭐가 생기는지, 그것을 버릴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되니 좀처럼 물건 사는 일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대형마트에 가는 일을 자제하고 있다. 동네 작은 마트에서 살 때보다 확실히 많은 금액이 나오는 대형 마트에서 사온 음식들은 대부분 냉동고에 한두 달 있을 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 나의 라이프는 냉장고를 비우며 살자다.
비워야 채울 수 있는데, 그동안 냉장고를 너무 채우기만 하면서 살았다.
냉장고뿐만이 아니다. 주변에 널려있는 것들은 또 얼마나 필요 없는 것들이 많은지. 때론 생각들도 그렇다. 건강 염려증이 있는 나는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서 혹시 내가 암으로 죽게 된다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뭘 어떻게 주변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일까 혹은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나는 뭘 하면서 살아야 하나 수많은 생각으로 밤에 잠을 자지 못할 때도 있다. 아직 일어나니 않은 일들 때문에 밤은 하루의 연장선으로 계속 이어져 나를 괴롭히기도 한다. 때로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이 찜찜하게 남아서 마음이 홀쭉해지지 않는다. 그런 마음 때문에 뭔가를 비워 내자고 결심했었던 것 같다.
미스노 슌모 스님이 지은 <심플한 생활의 권유>는 지금 나에게 딱 맞았던 충고의 책이었다. 뭔가를 계속 비워내고 싶고, 마음을 단련시키고 싶어서 템플스테이도 신청해서 가 볼까 생각까지 했었다. 간단하게 살아가는 삶을 원하면서 아직도 내게는 많은 것들을 가지고 싶은 소유욕이 끊임없이 생기니 이런 이분법적 욕심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있지만, [15분 일찍 일어나기]를 한다면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이곳저곳에 쓰고 있는 서평 때문에 늘 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바쁠 때는 평소보다 15분 일찍 일어나보세요. 그리고 등을 곧게 펴고, 아랫배로 천천히 호흡을 해보세요. 호흡이 고르면 마음도 고요해집니다.” P19
비워내기만 하면 다 정리가 될 것 같은 일들도 사실은 비워 낸다고 한들 그것이 끝이 아닐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마음의 단단함을 위해 15분 일찍 일어나 참선의 자세를 한번 해 볼까 한다.
나의 필요 없는 것들은 미련 없이 버리기에 대한 마음이 이곳에 써져있다.
“ 그래도 만물의 흐름을 잘 보고 가뿐하게 살아가고 싶다면, 먼저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버리는 순산 새롭게 들어오는 것은 ‘풍족함과 여유’입니다. ” P 27
스님의 권유는 마음에 드는 구절이 참 많지만 이 부분은 나로서는 참,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짜증날 때의 ‘마음정리법’ 인데 손을 마주하라고 하신다. 합장은 왼손은 자신, 오른손은 상대. 이미 짜증이 날대로 났을 텐데, 어떻게 손을 마주하고 미안합니다하고 말을 꺼내야 할까.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말은 이미 마음의 정리를 다 하고 상대를 받아들이라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좀처럼 한번 틀어지면 절대로 쉽게 마음을 놓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행동이다. 조용히 합장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놀랄 정도로 마음이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고 하시니 손해 날것 없으니 마음을 다스릴 방법을 좀 살펴볼까 싶다.
나는 늘 자기 전에 생각이 많다. 회사에서 했던 말들을 잘 걷어 들이며 살 수 있을까 생각도 하게 되고, 행동의 선택, 단어의 선택이 옳았을까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나의 다음날의 일상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전에 오늘 있었던 일들을 모두 내려놓고, 나를 새롭게 리셋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의 어머니는 참 억척스럽게 일을 하셨다. 그런 어머니는 늘 그런 얘기를 했었다. 사람이 태어나서 밥값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그“하루 일하지 않았다면 하루 먹지 말라.” P99 의 말처럼 지금의 당장의 것을 쫓지 말고 일을 즐겁게, 꾀부리지 않고 해야 할 것이다. 꼭 노동의 대가가 먹을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래서 요즘 밀어 놓은 책 읽기와 정리들을 더 이상 방치 하지 않기로 했다.
[그 무엇에도 사로잡히지 않고, 치우치지 않으며, 얽매이지 않는 심플한 인생을 위한 100가지 권유]라는 표제의 말처럼 심플한 하루를 보내기 위한 권유가 마음에 드는 책이다. 무엇보다 짧은 말들 때문에 쉽게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심플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