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영혼 - 로마에서 아시시까지, 강금실의 가슴으로 걷는 성지순례
강금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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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영혼 >

 

강금실 변호사가 책을 냈다. (이제는 그녀를 변호사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지금 법무 법인 원 변호사로 재직 중이기도 하니까)그녀의 책이 에세이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다. 그녀가 종교를 마음에 담으면서 세례를 받고 이탈리아 기행을 하면서 쓴 책이다.

책 표지도 마치 어떤 이에게 잘 포장을 해 만든 것처럼 종이로 만든 책이 아니다. 붉은 면으로 표지를 만들었다. 마치 성경을 읽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 않다. 종교를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가 내게 주는 영향들에 아직 반갑게 다가설 자신이 없다. 물론 신은 존재한다는 생각은 한다. 그의 선택으로 내가 어렵고 고달픈 현실에 있다고 한들 그의 존재를 부정해 본적은 없다. 그렇다고 그의 존재를 믿으며 나를 구워 해 달라고 말 한적도 없다. 나는 그저 종교에서 좀 자유로워진 영혼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그녀의 이탈리아 성지 순례의 이 기행문을 읽고 싶었던 것은 그녀가 모태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 세례를 받은 것도 몇 년 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녀가 선택한 종교의 의미를 알고 싶었다. 무엇보다 그녀가 선택한 나라는 이탈리아다.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산티아고는 아니었지만 언젠가 가고 싶은 나라 중 하나였기에 끌렸다.

그녀는 로마를 시작해서 바티칸 시티, 아말피, 수비아코, 피렌체, 시에나, 몬탈치노, 아시시로 7개의 도시에 있는 성당을 순례했다.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 지도에 그려진 그녀의 행로를 보니 지중해의 햇빛이 너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떠났던 일정 그대로 답습을 하고 오고 싶을 만큼 이탈리아의 사진에 매혹 되어 버렸다.

 

아무래도 로마의 바티칸 광장과 성당 내부의 모습이 가장 화려하고 멋진 사진들도 많았다. 그 오랜 시절 사람이 만들어 낸 건물과 동상, 모든 피조물들이 어쩜 저렇게 견고할 수 있을까 감탄스럽다. 사진으로 보는 내가 이런데, 가서 본 그녀는 더욱 그녀의 종교에 감흥을 받았을 것 같다.

 

“나는 바티칸 광장을 어슬렁거리며 잠깐이나마 성 베드로의 무덤으로 가는 길을 걷는 로마의 발랑자 느낌을 맛보았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 예수의 제자였긴 하나 우리와 결코 다름없는 사람, 그러면서 보통의 삶을 뛰어넘은 순교의 삶으로 이처럼 거대한 종교의 길을 일군 사도들의 이야기를 음미해 보았다. 현지에서의 느낌은 참으로 생생했다.” P25

 

바티칸 성당의 천장에 그려진 <천지창조>를 그린 미켈란젤로의 얘기에 어찌나 마음이 쓸쓸하던지. 그가 삼년동안 그림을 그리고 나서 병이 들었다는 그의 얘기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이해가 된다. 아, 예술가란...

종교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이지만, 그의 <천지창조>는 감동 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다.

“고생한 덕택에 나는 앓는 고양이처럼 형편없게 되어버렸다. (중략)배가 나오고, 수엽은 거꾸로 서고, 머리는 어깨에 파묻혀 들어갈 정도다. 가슴은 괴조 하피처럼 괴상하다. 붓에서 물감이 떨어져 얼굴은 모자이크 마룻바닥같이 헐었고, 허리가 구부러져서 걸음걸이도 흔들거린다.”P58

몇 년을 천장에 매달려 그림을 그린 그의 노고로 화려한 성당이 지어졌다. 안쓰러운 면서 마음이 아프고 그저 감상을 할 수 밖에 없는 (가서 보지도 못하는 나이지만...) 현실이 참,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바티칸 성당이 웅장했다면, 성 바오로 대성당은 화려함의 극치다. 마치 태국의 금 사원을 보는 것 같다.

<대지의 기둥>을 읽으면서 성당을 짓기 위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었는데, 두 성당을 짓기 위해 애쓴 많은 사람들이 먼저 생각이 들었다. <대지의 기둥>에서도 성당을 위해 희생된 많은 사람들의 얘기가 가장 가슴 아팠었는데 화려한 내부의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더욱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가서 봤다면...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기는 하다. 그저 감탄만 하지 않았을까.

 

가장 소시민적인 사원 같다는 생각이 들고, 가장 마음의 안정이 들었던 장소는 베네딕도의 동굴이었다. 베네딕도가 동굴에 기거하는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그 속의 내부에 장식되어 있는 초라한 모습에 마음이 더 끌린 것도 있다. 동굴 생활을 3년 동안이나 지속하면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나오지도 않고 오로지 로마누스 수사가 밧줄로 내려주는 음식을 공급받으면서 지낸 그의 일화가 어디쯤에서 나오는 성인들의 고통의 한 일면이었지만 성인이 겪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그저 그의 일화가 가슴에 잠시 남았다 사라졌다.

 

책을 통해 마치 성경의 구절들을 다 만나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성경을 잘 모르는 나이지만 말이다.

그녀의 행로가 끝나면서 책은 종결을 맺는다. 그녀의 기행에 참가한 듯 생생한 여행기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더 없는 기쁨을 줄 것 같다. 나처럼 그쪽이 이쪽도 아닌 사람에게는 더 없는 정보를 주었다.

그녀의 얘기에 나도 생각을 해 본다. 신이 있는 것일까.

 

[ “넌 정말로 신이 있다고 믿는 거냐”고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내 대답은 간다하다. 신 없이는 도저히 살기가 불안하고 힘들다. 사랑은 춥고 배고픈 존재가 비로소 위로받을 수 있는 마지막 거처이다.]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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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 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지식갤러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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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유독 나는 비밀을 많이 간직한 아이였다. 나의 비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비밀을 간직했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두루두루 많은 교유들과 알고 있었던 나는 늘 상담을 해 왔었다. 친구들은 자신의 고민을 얘기하며 비밀을 내게 털어 놓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들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훈장처럼 느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비밀은 언제든지 수면 밖으로 떠오르는 거대한 괴물로 변질되어 나타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어떤 사건을 알고 친구들이 내게 들려주는 비밀이 달갑지 않았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던 순간들이 버거웠던 것도 있지만, 나만 알고 있는 그 비밀은 언제부턴가 모두가 알게 되는 비밀이 되어 있던 때를 볼 때 내가 간직한 진심은 어디로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일기장에 적은 그날의 일기는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읽히기 위해 쓰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어쩜 사람의 마음은 자신의 비밀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도 같다.

 

그간 많은 얘기를 듣기는 했던 <위키리크스>의 얘기를 다룬 책을 공교롭게도 두 권이나 생겼다. 지은이가 다른 이 책 중 위키리크스에 몸 담았던 다니엘이 저술한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문득 그가 쓴 책이 아니라 다른 책을 읽었다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고민을 잠간했다. 뭔가 명쾌하게 그곳의 있던 일들을 풀어 나갈 줄 알았던 다니엘의 얘기들에 집중 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위키리크스>를 마치 고발하고자 쓰는 듯한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고 (사실 그런 의도가 없는 것은 아닐 테지만) 그의 시선의 움직임이 공감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있었던 줄리언의 얘기가 책의 전부를 차지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의 게으름을 비방하거나 그의 무신경함을 탓하거나 센스 없이 옷을 입는다고 말하는 그의 부정적인 태도가 공감을 사기란 어려울 일이다. 먼저 나는 줄리언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의 언행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언사는 좋지 않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의 생활방식까지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처음, ‘율리우스 베어’의 폭로를 시작해서 세계 각국의 비밀을 폭로하면서 그들이 벌어들인 돈이나 어떤 모종의 관계에 대해 시작한 책을 사실 스릴러쯤으로 생각하면서 한 기업의 폭로가 생기면서 망하는 얘기를 관찰하겠다고 생각했던 나 같은 독자들이 뭐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나는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읽은 그들의 얘기에는 참, 흥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이 얘기들이, 그들이 말하는 그 많은 비밀의 폭로들이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나날이 인터넷의 정보들은 넘쳐 나고 있고 그 넘쳐나는 정보들로 만든 프로그램들은 더 정교해지고 있다. 스타가 되기만 하면 어디서 그런 사진들을 구했는지, 혹은 아직도 그런 사진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는지 성형 전의 사진을 올려 충격을 주기도 하고, 그의 일상을 기억했다가 올려서 과거에 실수한 일로 구설수에 올라 위기설을 맞는 스타들도 많다. 점점 더 우리는 비밀을 간직하며 살기가 어려워진다. 스타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미니 홈피 한번 올리면 일촌의 일촌으로 파도를 타고 방문하여 잊고 있던 첫사랑의 결혼사진도 볼 수 있는 서글픈 경험을 하게 만든다.

 

우리가 알아야 할 비밀들이 있다. 우리의 생활을 위협받고 있는 것들, 어렵게 만든 것들, 무지로 인해 거둬 들여갔던 돈의 경로들을 우리는 알아야 하고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하겠지만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는 그들의 비밀 폭로에 지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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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만세
남규홍 지음 / 도모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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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을 통해 방송되었던 <출세만세>의 뒷이야기가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나는 그 다큐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책 내용이 조금 충격적이었다. 그간 읽었던 자기 계발서 들을 통해 리더가 되기 위해서 혹은 나 자신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 실행하라고 했던 많은 지침들이 이곳에 집대성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방송을 통해 이미 나갔던 <출세만세>의 실험을 글로 읽어 나가는 데도 현장감이 생생하다. “ 이번 <출세만

 

7명의 보통의 남자들을 어느 시골에 불러 놓고 완장을 차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 완장을 차지하므로 누리게 될 권력의 그림자를 보게 해줬던 충격적인 다큐는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줬다. 물론 그 방송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이 불쾌감을 표현하며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었던 속성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정해 놓은 규칙은 사회의 모습과 똑같다. <완장>이라는 권력을 쥐면 차가운 방에서 잠을 자지 않고 따뜻한 방에서 잘 수 있다. 자신의 밑 즉 부하 직원이 된 사람들을 부리며 일을 해 나갈 수 있고 느긋하게 그들의 움직일 관찰 할 뿐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력이 주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 권력에는 반격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구대타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게 이동된 권력은 처음 완장을 찾던 사람보다 더욱 거센 권력의 움직임을 보였다. 존댓말을 쓰지 않게 되어 있던 곳에서 완장을 찾던 권력자는 존댓말을 쓰게 하고 그를 모시게 만들었다. 변한 그를 보면서 완장을 차보지 못한 이들은 더욱더 완장에 대한 갈구가 심해졌고 <완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버팀을 하게 만들었다.

이 실험적인 다큐를 보면서 대체 우리가 왜 그토록 <완장> 즉, 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것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 권력을 쥐고 있었던 많은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권력이 쥐고 있는 힘들이 참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이런 권력을 쥐게 되는 순간, 성공보다는 출세했다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남규홍 피디가 말했듯 성공이라는 말보다는 출세라는 말에는 많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있다.

오래전에 다녔던 직장에서 나는 한 프로젝트를 완성해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때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한 직원이 내게 해 줬던 말은 “너 성공했다”가 아니라 “야, 너 출세했다”였다. 해외여행을 한번 갔다 오는 것이 무슨 출세일까 싶었지만 그의 그 어감이 많이 거슬렸다. 성공이 아닌 출세, 마치 내가 부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혹은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일궈낸 일처럼 나를 하대하듯 느껴졌던 그 <출세>라는 말은 시간이 지나도 유쾌하지 않은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이번 <출세만세>는 ‘사회는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생각보다 더 끔찍하고 잔인할 수 있다. 사실은,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때 우리가 권력을 보은 시선도, 진실을 볼 수 있는 눈도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았다. 완장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생기고 권력의 속성을 마주하는 데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우리의 모습이다.” P 87

 

 

전쟁을 치르며 살았던 우리 나라사람들은 그 전쟁 통을 이겨낼 히어로들이 필요했고, 배고픈 현실을 벗어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가족 구성원이 필요했었다. 모질게 살아왔던 시대를 견디고 어떤 이들은 개천에서 용이 나듯 멋진 직업을 가지며 출세를 할 수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그 출세란 성공이라는 개념과 다르게 권력의 아귀를 질 수 있다는 상위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출세라는 것은 개인의 권력이 아니라 집단의 권력의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출세 한 자식 때문에 울고, 그 자식이 잘못되면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한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게 느낀다.

 

“ 한국인의 출세는 나 혼자 움직이는 게 아니라 집단이 움직인다. 이래저래 출세라는 말에는 한국인의 집단심리가 담겨 있다. 한국인의 출세 이야기가 종종 드라마로 만들어져 장사 되는 게 이해된다.” P162

“출세가 가문의 영광인 전통은 늘 양날의 칼과 같다. 잘못해서 그 손끝에 배어나간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가족의 이름으로 출세를 이루었을 때 개인은 공정함과 균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P175

 

 

 

우리가 생각하는 <출세>라는 것은 무엇일까. <유시민>과의 대화에서 나는 많은 깨우침을 얻었다.

장관으로서 공직 사회의 리더였지만 그는 이 사회가 원하는 출세한 사람의 모습과 다른 방법으로 길을 걸어왔다.

“ 출세를 위한 이들이 불합리한 낡은 제도하는 그게 자기 이익이 되면 지키려고 하고 그리고 약자를 억압하는 낡은 사고방식을 그냥 고집하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 권력을 잡아야. 많은 경우에 이런 사람들이 출세한다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출세를 부러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출세한 사람들에 대해 존경하지 않죠.” P333

 

출세한 이들이 이 시대의 리더들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진정한 리더들이 해야 할 덕목들을 알고 있는 것일까.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인 리더들이 널리고 널려 있다. 그들의 출세의 기반이 되었던 많은 이들을 그들의 권력을 위해 희생하며 살고 있다. 진정한 리더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윗사람의 헛기침 소리는 듣지만, 아랫사람의 곡소리는 듣지 못하는” P340 그런 리더들 때문에 출세라는 말이 더욱더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출세를 하기위해 동분서주 한다. 그렇다면 출세한 이들이 말하는 출세의 이유는 무엇일까. 오래전에는 열악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노력했던 이들이 출세를 했다면 요즘에는 개천에 용이 나지 않는 현실이 되었다. 돈을 들이지 않으면 요즘은 공부를 할 수 없는 사교육의 시대가 되지 않았던가. 유시민의 우문현답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인다.

 

“ 출세라하려면 노력하는 거죠. 남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면 노력하는 수밖에 없고 너무 마음이 급해서 출세를 빨리 높게 하려고 이렇게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보다 더 서둘러서 편법을 쓰게 되면 꼭 후과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거든요. 미리 충분히 준비하고 노력하지 않는 출세를 하게 되면 반드시 동티가 납니다. ” P343

 

내가 가장 좋은 말은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의 [등가 교환의 법칙]이다. 뭔가를 얻고자 하면 그게 따른 희생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루에 500페이지를 읽고 외우기 위해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 반찬을 잘게 잘라 밥에 비벼 먹으며 공부했다는 고승덕 변호사의 일화를 보더라도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고 희생해야 할 시간이 있는 것이다.

자기 계발서를 통해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제발 우리의 리더들이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 독서를 많이 해 줬으면 좋겠고 그들의 마인드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출세만세>를 읽으면서 그 마음은 더 간절해졌다.

오랜만에 별 다섯 개짜리 책을 읽은 것 같다. 비록 나에게는 그들이 가진 <출세>라는 것이 없을지라도 진정한 리더를 골라내는 생각의 사고는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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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외 세계문학의 숲 5
다자이 오사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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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었던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을 다시 읽었다. 역시 그의 소설은 그의 생김새처럼 날렵하고 선명하다. 그의 짧은 생이기 때문에 더 간결한 것처럼 깔끔한 문장에 반할 수밖에 없다. 그의 소설을 싫고 좋음이 분명하다지만 다자이가 외쳤던 독자를 위한 희생, 배려, 노동의 대가는 훌륭하다.

 

<인간 실격>은 그의 체험을 바탕으로 쓰인 눈물 나는 소설이다.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그의 정신적, 환경적인 부분에 가슴이 아프다는 것이다. 격변하는 시대에 살았던 그가 접했던 마르크스 사상의 혼란, 대 지주의 아들이었지만 첫째가 아닌 많은 자식중의 하나였던 그의 처지, 대 저택에서 살아남으려는 형제들과의 불화, 그 속에서 느낀 인간의 연약한 존재라는 것에 절망 할 수밖에 없었던 다자이 오사무의 일상이 쓸쓸하게 다가온다.

<인간 실격>의 요조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일부러 장난을 치며 지내는 장난꾸러기였지만 머리는 좋아 공부 걱정은 없는 아이였다. 집안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일부러 연기까지 해 가며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고, 학교에서 역시 요조의 행동에 웃을 수밖에 없어 항상 옆에 두고 싶을 만큼 재미있는 아이였다. 그의 자전적인 소설인 이 소설속의 요조가 그렇다면 다자이도 그랬을까 상상이 안 간다. 사진 속 그의 얼굴은 참, 말이 없는 소년이기 때문이다.

 

장난꾸러기로 자신을 위장하며 존경 받는 것으로 도망치려 했던 그가 정말로 남들에게 주목 받는 것을 피하고 싶었던 것일까. 어쩜 그는 형제 사이에서도 서열이 한참 밀리는 자리였기 때문에 주목 받으며 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사람들 관계에서도 서툰 그였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혹은 자신에게도 문을 열지 못하고 괴로워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의 사상과 맞지 않는 현실을 견디는 것을 그만주기로 했던 그가 투신자살을 하려했던 경험이 소설 속에 그대로 담겨있고 자신만 살아남은 괴로운 현실을 받아 들여야 했던 그 모습도 여실히 그가 힘들게 하루를 보냈으리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살아남은 자가 견뎌야 할 고통을 이기려 마약을 하며 살았던 그 모습도 <인간실격>의 요조가 그대로 이행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이 끝이 나고 그가 그토록 원했던 문학과 현실이 일치시키는 불가능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체념 한 채 투신자살한 다자이 오사무의 삶 자체가 어쩌면 그가 괴로워했던 문학적인 비극적 결말로 만들어졌다.

집안에서 장난꾸러기였던 요조가 하숙을 하며 알게 된 교우와의 만남으로 어긋나면서 여자를 만나고 동반 자살을 꾀하지만 실패하고 자신만 살아남은 괴로움으로 또 여자를 만나고 그렇게 살다가 괴로움을 술로 달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했을 때 권해졌던 모르핀이 결국 그를 중독자로 만들어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고 가족과 친구들 모두 그를 외면하며 인간으로서 실패했다고 스스로 말하는 그 나약한 엔딩에 푸른 강물로 뛰어든 다자이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대표작이 <인간실격>, <사양> 이지만 시공사가 펴낸 책속의 <로마네스크>는 그의 작가적 기질이 훌륭하게 보인다.

선술의 달인인 다로, 싸움의 달인 지로베 그리고 거짓말의 달인 사부로의 각각 모습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이 모인 모습은 최고의 반전이 아닐까.

“우리는 예술가다. 그런 거짓말을 하고나니 점점 거짓에 열기가 더해졌다. 우리 세 사람은 형제다. 오늘 여기서 만났으니 이제는 죽어도 헤어지지 말자. 이제 곧 틀림없이 우리의 천하가 될 것이다. 나는 예술가다. 선술의 달인 다로 씨의 반생과 싸움의 달인 지로베 씨의 반생. 그리고 외람되지만 나의 반생까지 세 가지 삶의 모범을 세상 사람들에게 글로 써서 보여주자. 감히 누가 뭐라고 할쏘냐. 거짓말 달인 사부로의 거짓말의 불길은 이쯤에서 극에 달했다. ” P188

 

<개 이야기>는 읽고서 피식 웃고 말았다. 이작가, 참 귀여운 면도 있구나 생각했다. <인간실격>으로 우울했던 마음을 달래주기에 족하다. 개를 싫어하지만 자신을 쫓아온 개를 키우며 귀찮아하고 피부병으로 괴로워하는 개를 치료해줄 생각은 안하고 (그때도 치료를 해줄 수 있는 동물 병원이 있었을까 싶기는 하지만) 이사 가는 집에는 개를 버리고 가겠다고 결론을 짓지만 심각한 피부병으로 아내와 내가 점점 괴로워지는 냄새에 쇠고기에 약을 타 죽이기로 했지만 약이 듣질 않아 죽지 않았던 개를 키우기로 마음먹으며 아내에게 하는 말을 읽으며 웃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런 작가의 책을 읽고 나면 그의 짧은 생이 비극적으로 다가온다. 좀 더 살아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지만 그 역시 그에게는 괴로운 하루들이었을 테니 이렇게라도 남겨 둔 작품에 위로 받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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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고 장전하고 발사하라
제프리 J. 폭스 지음, 이현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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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비장하다.

채우고 장전하고 발사하라는 말을 이렇게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조사를 하고 준비를 하고 실천하라> 얼마 전에 읽은 <실행이 답이다>는 말과 비슷한 유형이라고 생각했다.

<실행이 답이다>가 개인적인 미션 수행을 위한 실천방안을 내 놓은 책이라면 <채우고 장전하고 발사하라>는 한 조직을 이끌어가는 CEO들을 위한 실천방안인 듯하다. 이런 책을 읽으면 늘 드는 생각들은 왜 내 조직의 상사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다. 물론 전체가 바뀌어야 할 부분들이 더 많겠지만 효율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고전적인 방침만을 고수하는 보수집단이 너무 많다는 것을 공감 할 수밖에 없는 사회생활이다.

 

총 57개의 Chapter로 이뤄진 이 책은 책의 뒷머리에 너무나 잘 요약이 되어 있다.

강력한 경쟁기업이 되기 위해 해야 할 많은 실행들이 있겠지만 7개로 잘 추려 놓은 것이 눈에 들어온다.

1)강력한 경쟁기업은 과감하게 방아쇠를 당긴다.

즉, 지칠 줄 모르고, 가차 없이, 계속 한다. 그들은 결코 혁신을 중단하지 않는다. P11

2) 끊임없이 혁신하다.

- 1과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3) 세계적인 변화와 시나리오를 고려한다.

_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맞는 시나리오를 수정해 나가야 한다.

4)변화를 지속적인 것으로 이해한다.

5) 관료주의와 불필요한 활동을 지양한다.

_ 이 Chapter에 맞는 얘기에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쓸데없는 회의를 줄이는 부분이었다. 내가 있었던 회사도 매주 월요일이면 회의를 열고 때로는 한주에 세 번 이상의 회의가 이뤄지는데 매번 필요한 시간들을 빼앗아 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간단하게 지침만 내려오면 될 것을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회의를 다시 시작하고 자책하기를 만든다. 그런 회의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좀 더 생산적인 회의가 필요하다.

 

“ 훌륭한 기업은 낭비를 무척 싫어하며, 회의가 종종 엄청난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기 때문에 돈을 벌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만 회의를 운영한다. P127

 

6) 끝없는 계획과 분석이 아니라 전략과 실행을 소중히 여긴다.

7) 전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 마디는 바로 실행, 실행, 실행이다!

_아주 간단한 얘기다. 불필요한 회의는 필요 없다. 전화를 고객을 만나지 말고 찾아가서 만나라는 한 사장의 말처럼 뛰어다녀야 한다는 말, 그리고 머릿속으로 그려진 계획을 옮겨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지론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다만 책을 읽는 동안 비슷한 종류의 책들과 차별적인 Chapter들이 제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강조되어지는 분위기가 다소 강압적이라고 할까. 무엇 해 보라는 부드러운 권유가 훨씬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게 받아들여지는 요즘 세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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