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 섬의 유명한 호박 조형물.

겨울 바다도 좋았던 이곳은 꼭 여름에도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새로운 직장, 하지만 4년전에 내가 미련없이 떠났었던 그 곳으로 나는 다시 출근을 하고 있다.

1월말부터 지금까지 3주 동안 출근하면서 나의 가장 큰 병이 도지고 말았다.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다"

 

 

그곳을 다니면 책 읽을 시간도, 사람들을 만날 시간도 넉넉치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팀장의 부름을 받아 며칠의 고민끝에 오케이 싸인을 보냈었다. 그리고 절대로 후회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출근한지 일주일만에 나는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면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옛 직장 동료들은 언제 만날 수 있느냐고 문자를 보내지만 나는 아직 정확한 날짜를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생활을 예상했지만 막상 현실의 바다에 뒹굴고 있는 나는 "후회"라는 단어를 애써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1월에 갔다온 여행 사진들을 들춰보며 혼자 웃고 있다가 다시 쓸쓸해졌다.

 

이런 여행을 이제 언제 갈 수 있을까.

 

 

 

 

 

 

 

문득 엄마가 떠올랐다.

우리 엄마는 참 오랫동안 이런 여행도 없이 나를 기르기위해 일해 왔었구나.

눈시울이 붉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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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2-15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이 작가분 최근 국내에서 전시회 하는걸로 알고있는데..맞는지..모르겠네요.
개인적인 ㅡ트라우마를 예술로 승화시킨 ㅡ케이스 라고
읽었던 것 같은데.

오후즈음 2016-02-15 08:00   좋아요 1 | URL
쿠사마 야오이 전시회는 작년 제주도에서 했었다고 해요. 알았다면 갔을텐데...ㅜㅜ 이 호박이 실물로 보면 참 예쁘더라구요. 빨강 호박도 있는데 그 아이는 수리중이라서....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2016-02-15 0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2-15 18:47   좋아요 0 | URL
천천히요. 편하게 보셔요.^^
인증 받으려고 보내드린 것 아니니..^^
정말 보고 싶어하시길래.
저도 그렇게 받아 본 적 있어서 ~
기쁜게 더 크더라고요.^^
고맙습니다.^^


붉은돼지 2016-02-15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 유명한 호박이군요....저 호박 말고 다른 호박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닌감요??
저도 나오시마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요...

뭐,,,인생이란 것이 후회와 아쉬움의 연속 아니겠습니까...
축생이 잘은 모르지만 인생은 대충 다 그런 것 같더라구요 ^^

오후즈음 2016-02-18 23:34   좋아요 0 | URL
빨간 호박은 그날 수리를 하니라 천막으로 막아 놨더라구요. ㅠㅠ

후회를 통해 더 반짝이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말이죠.

프레이야 2016-02-1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달, 본태박물관에서 본 저 호박,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거울방 입구에 덩그러니 있는 걸 봤어요. 나오시마의 겨울바다가 춥지 않게 보입니다. 항상 후회하며 조금씩 나아지고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 믿어요. 연휴 동안 약간의 병이 저도 또 일어났지만 오늘부터는 다시 힘차게! 오후즈음님도 함께‥ 오늘 기온은 내려갔지만 햇살이 환하네요.

오후즈음 2016-02-18 23:36   좋아요 1 | URL
작품이 궁금해서 그녀의 이야기를 좀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정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병을 앓고도 저렇게 멋진 작품 활동을 계속 했다니 참 신기하구요. 무엇보다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 갔다는 것도...여튼...그녀를 통해 저도 좀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더라구요...

벌써 2월이 가려고 하네요. 하...남은 2월 화이팅 해 봐요!!

cyrus 2016-02-15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사마 야오기 전시회가 대구에 열린 적이 있어서 저 호박을 실제로 봤습니다. 저는 수많은 전구들이 달려 있는 거울의 방이 좋았어요. 이거 말로 설명하면 무슨 말인지 모르실거예요. 거울의 방은 직접 들어가서 봐야 그 감동을 느낄 수 있거든요. ^^

오후즈음 2016-02-18 23:37   좋아요 0 | URL
우와~~ 전시회 저도 정말 가고 싶었는대데. ㅡㄱ히 그 거울의 방은 다들 말씀하셔서 너무 궁금해요. 꼭! 다시 하면 가고 싶네요.

서니데이 2016-02-15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명한 호박도 보고 오셨군요.
오후즈음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오후즈음 2016-02-18 23:37   좋아요 0 | URL
2월이 가고 있어요. ㅠㅠ 슬픕니다. 여튼...남은 2월 화이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