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 섬의 유명한 호박 조형물.
겨울 바다도 좋았던 이곳은 꼭 여름에도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새로운 직장, 하지만 4년전에 내가 미련없이 떠났었던 그 곳으로 나는 다시 출근을 하고 있다.
1월말부터 지금까지 3주 동안 출근하면서 나의 가장 큰 병이 도지고 말았다.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다"
그곳을 다니면 책 읽을 시간도, 사람들을 만날 시간도 넉넉치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팀장의 부름을 받아 며칠의 고민끝에 오케이 싸인을 보냈었다. 그리고 절대로 후회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출근한지 일주일만에 나는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면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옛 직장 동료들은 언제 만날 수 있느냐고 문자를 보내지만 나는 아직 정확한 날짜를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생활을 예상했지만 막상 현실의 바다에 뒹굴고 있는 나는 "후회"라는 단어를 애써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1월에 갔다온 여행 사진들을 들춰보며 혼자 웃고 있다가 다시 쓸쓸해졌다.
이런 여행을 이제 언제 갈 수 있을까.
문득 엄마가 떠올랐다.
우리 엄마는 참 오랫동안 이런 여행도 없이 나를 기르기위해 일해 왔었구나.
눈시울이 붉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