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는 더 이상 책을 꼽을 수가 없게 되었다.
어쩌면 더 이상 진열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맞을지 모르겠다.
책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책들을 책장 앞에 다시 세웠다가 쏟아지고 말았다. 그 쏟아진 책들중 발견한 책을 보고는 마음이 섬뜩했다.
비닐 포장도 뜯기지 않을 채 숨어 있었던 책이 있었다. 물론 비닐 포장이 없다고 해서 다 읽은 책이라고 할 수 없는 읽지 못한 책들이 많다. 신간 평가단을 통해 얻게 되는 책도 많지만 그것보다 사들이는 책들이 훨씬 많다. 간혹 쇼핑 목록 중에 책이 있다는 것으로 이달의 쇼핑중 가장 바람직했다고 생각했던 날들을 반성해본다.
유독 뭔가에 빠지면 참 많이 사들인다. 그중에 원단이 있다. 옷을 만드는 재미에 빠져서 원단을 책만큼 샀던 달이 있었는데 다 읽지 못하고 책장에 들어가는 책처럼, 원단들도 옷으로 탄생하지 못하고 그저 천 조각으로 벽장에 채워지고 있었다.
서재에 책과 원단이 섞여 있으면서 나를 노려본다.
언제 다 만들어주고 언제 다 읽을 것이냐고.
그래서 석 달 동안 책은 사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알라딘 16년 기념으로 주는 사은품들이 왜 이렇게 좋은 것이 많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