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미래 ⓔ - 코딩과 소프트웨어로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EBS <코딩, 소프트웨어 시대>, <링크, 소프트웨어 세상> 제작팀 / 가나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컴퓨터가 체스보다 더 복잡한 경우의 수를 다루는 바둑에서 사람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던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어 알바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이 후에 신문에서 워낙 알파고 알파고 하니까 도대체 알파고가 어디 붙어 있는 학교냐는 우스개 소리도 나왔었다.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고, 장미빛 미래를 예견하는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할 것이라 주장했다. 반면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을 표했던 사람들은 터이네이터의 스카이넷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하였다. 이와 더불어 사람들 사이에 자녀들에게 코딩 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는 새로운 풍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교육부에서는 초등학생들의 토딩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디고 하였다. 그 이후에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지 않아서 잘 알지 못하지만 머지 않아 공교육 현장에 코딩교육이 도입될 것이고 이와 더불어 코딩 사교육 시장도 커질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에게 코딩이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그리고 코딩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답은 아니다이다. 기업에서 물건을 팔면서 그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재원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것을 몰라도 잘 사용할 수 있다. 컴퓨터를 제작하지 않는 사람도 코딩을 잘 할 수 있고, 코딩을 전혀 몰라도 인공지능을 잘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갑자기 코딩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가? 공교육에 코딩 교육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아마도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닐까?


공교육에 수학 교육이 들어오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애초에 수학은 귀족들이 가지고 있었던 권력이었다. 역법을 계산하는 것도, 천체의 운행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도 권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런데 읽고 쓰고 수를 계산하는 일이 우리 교육 속에 들어오게 된 것은 산업화를 거치면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노동자들에게 수를 가르치고 읽고 쓰는 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기억의 이익을 위해서 수학이 우리 교육에 들어왔고,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많은 과목들이 우리 교육 속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의 지배를 받는 것은 대학뿐 아니라 초등교육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코딩 교육도 이러한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 코딩 능력이 있는 노동자를 키워내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면,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EBS에서 펴낸 이 책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은 우리의 삶 속에 인공지능은 이미 생활이 되었고, 이런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하여 커퓨터와 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데에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논의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이 과정이 지식으로 읽히면 안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성적을 가지고 우리는 줄 세우는 것처럼 자칫 잘못하면 코딩 능력을 가지고 우리의 아이들을 줄세우는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코딩 교육을 가르칠 것이라면 그것이 지식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을 가지고 아이들을 사품화하는데 사용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우리 아이들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우리가 접하게될 새로운 기술들이 통제가 아닌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식으로 작동되게 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삶에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기대와 걱정의 시선을 담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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