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는 어떻게 문명을 구했나 - 세상을 바꾼 의학의 10대 발견
존 퀘이조 지음, 황상익 외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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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누구나 한번은 해봤을 것이다. 모기에 물리면 어떻게 하는가? 배운대로 모기 물린 곳에 침을 바른다. 혹은 손톱으로 +를 그린다. 한번으로 안되면 여러번을 했다. 그러다가 모기 물린 곳의 붓기가 가라앉으면 침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날 방송을 통하여 이것이 얼마나 나쁜 습관인지 알게 되었다. 침을 바르고, 손톱으로 상처에 +를 그리는 것은 세균 감염이 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 상처가 덧날 수 있다고 했다. 이 방송을 본 후에 내가 얼마나 무식한 일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의학 사에 있어서 획기적인 발견 1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로 보면 당연한 것인데 당시에 이 당연한 것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얼마나 애를 쓰고, 어려움을 겪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소개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모기에 물렸을 때 행동하는 것처럼, 당시 발견된 의학적인 내용과는 상충되는 일들이, 혹은 잘못된 오해들이 당시 사회의 일반적인 생각들이었다.


  "콜레라는 어떻게 인류를 구했는가?"라는 책의 제목은 10대 발견 가운데 공중위생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사건에서 따온 것이다. 저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2장의 제목을 책 제목으로 그대로 가져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에는 책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 소개된 10가지 의학의 발견은 오늘의 시각으로 보면 너무 당연해서 사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효과가 지대했던 , 그래서 한 획을 그은 사건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의 가장 대표가 2장의 내용이다. 영국에서 콜레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다가, 한 사람이 콜레라가 오염된 같은 물을 쓰기 때문에 전염된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지만 그것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가 정비되고, 상수와 하수를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콜레락라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게 된 내용에 대해서 기록하면서, 여기에서부터 공중위생이라는 개념이 출현하게 되었다고 소개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들은 이러한 의학적인 발견들이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거기에서 의학적인 발견을 이루어냈다는 점이다. 만약 그들의 연구에 불행한 사고(?)가 없었다면 그 일들을 이루어 내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 모른다는 것을 보면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품어본다.


  한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마지막 10번째로 거론되고 있는 대체의학이다. 대체의학이라는 것도 발견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대체의학에 눈을 돌리는 것이 의학적인 발견이라고 한다면 왜 그런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밝혀야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다른 장에 비해서 깊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대체의학을 의학의 발견이라고 하기보다는, 요즘은 이런 추세로 나가고 있다는 차원으로 에필로그에서 이야기를 하던던지, 아니면 맥락 상 아예 빼 버리는 것이 흐름상 무난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의학에 대해서 깊이보다는 얕고, 사건 중심으로 보기를 원하는 사람은, 혹은 청소년들에게는 한번쯤은 읽어보라고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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