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전사의 탄생 - 분쟁으로 보는 중동 현대사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IS

  우리에겐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다. 생물교회 사건과 김선일씨 사건으로 관계를 맺은 중동의 단체들은 우리에게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다. 더군다나 미국의 우방 국가인 우리에게 있어서 이슬람 단체의 테러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존재입니다. 전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불교, 기독교, 무교 등 여러 종교에 열려 있는 곳이 우리 나라이긴 하지만 무슬림은 여전히 알지 못하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슬람권에서는 우리 나라에 전략적인 포교 정책을 벌이고 있다고 기독교계에서 들고 일어난다. 중동과 관곌르 맺을 일이 우리에겐 없었기 때문이다. 중동이란 그저 과거에 일을 하러 갔던 곳, 그래서 모 드라마에서 쿠웨이트 박이라는 이름으로 최주봉씨가 나온 그런 나라일 뿐이다. 가끔 리더십을 강의하는 사람들이 두바이의 지도자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언급되는 정도이다. 그저 운이 좋아 기름이 나는 곳에 자리 잡은 축복받은 대상 정도로만 여겨지는 것이 중동에 대한 전부이다.


  그러다 보니 이슬람 무장 세력에 의하여 테러가 일어날 때마다 막연한 두려움을 품을 뿐이다. 그들이 왜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들이 왜 그렇게 과격한 무장 단체로 성장하게 되었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고,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곳이다. 그런 우리들에게 왜 이슬람교도들이 무장 활동과 테러라는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지를 가르쳐 주는 소중한 자료가 이 책이다.


  오늘날 이슬람의 무장 단체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서구의 식민지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들이 과격한 무장단체로 성장하게 된 것은 그들이 특별히 공격성을 가지고 태어나서가 아니라 미소의 냉전이라는 역사적인 사건, 더 나아가서는 서구의 제국주의라는 역사적인 맥락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이야기한다.


  모든 무슬림 과격 단체의 요람이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탈레반에 의한, 알 카에다에 의한 911테러와 이에 대한 미국의 보복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역사적인 연원을 더 거슬러 올라가 소련의 아프간 침공, 이를 막기 위한 미국의 공작정치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오늘날 IS라는 역사적인 사건의 맥락을 따라가면서 생각하지도 못한 것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들이 왜 미국에 대해서 그렇게 적대적인 입장에 있는지, 그들이 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지도 불사하는지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둔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해묵은 종파 갈등, 이를 부채질 하며 중동을 분할하여 통치하려던 서구의 셈법, 그리고 그때 뿌려둔 씨앗들이 오늘날 IS라는 결과물로 도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마주하게 되는 역사의 아이러니는 말로 할 수 없는 씁쓸함을 준다. 왜 이스람 무장 단체들은 AK-47이라는 소련제 소총을 들고 나타나는지, 그리고 미국에 대해서 적대적인 자세를 취하는지, 그리고 말도 안되는 샤리아라는 율법으로 통치하는지에 대해 소상하게 밝혀 준다. 더불어 만약 다른 선택을 하였다면, 만약 그 때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조금만 현명한 생각을 하였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번더 해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사건이 오버랩된다. 오늘날 트럼프에 의한 북한 공격에 대한 메시지 말이다. 북한에 대한 강경 노선은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과격한 정책으로 대응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된다. 이슬람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북한이라는 이름을 집어 넣는다면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약간의 차이는 나겠지만,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는다. 레이건과 부시에 의하여 이슬람 전사가 탄생했다면 부시와 트럼프에 의해서 북한 전사가 탄생한다는 말을 한다면 지나친 논리적인 비약일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자꾸 만약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이며, 이와 비슷한 매커니즘을 통하여 북한이 강격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의 분쟁과 무장 단체의 탄생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