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 쉽게 상처받고 주눅드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 회복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율법교사가 일어나 예수를 시험하여 이르되 선생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율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으며 네가 어떻게 읽느냐  대답하여 이르되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눅 10:25-27)

 

  성경에 있는 구절 중에 가장 유명한 구절이다. 성경의 핵심이 무엇이냐? 이 질문에 대하여 예수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단순명쾌하게 결론을 내렸다. 이것을 근거로 해서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라고 부른다. 그런데 성경 구절을 곱씹어 보면 한 가지를 더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자기 사랑"이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사이에 끼어 있어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지나가지만, 예수는 자신을 사랑하라고 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에 대해서 자신을 사랑하듯이 이웃을 사랑하라고 명령했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이웃을 사랑할 수 있다는 의미이리라.

 

  너무나 쉬워보이고, 당연한 이야기같지만 요즘은 스스로를 사랑하기 어렵다. 스스로를 흙수저로 규정한다. "이러려고 ~했나라는 자괴감이 듭니다."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이는 내면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박탈감과 낮춰봄이 자리잡고 있다. 자살율 1,2위를 다투는 현상은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시대에 얼마나 많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치유하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돕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몇 번씩 읽고, 메모하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고 말한다. 책의 첫머리에서 이 글을 읽고난 다음에 도대체 얼마나 거창하기 때문에 이런 말까지 하나 싶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내용은 거창하지 않다. 정말 쉽다. 게다가 양도 많지 않다. 그 많지 않은 양 가운데 대부분은 심리 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말과 사연이다. "이러려고 이 책을 샀는가라는 자괴감이 듭니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렇지만 작가의 말처럼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각 장의 마지막에 붙어 있는 자기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읽고 끊임없이 실천하다보면 자기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자존감이 낮아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자는 외부에 의해 규정된 자신이 스스로를 옭아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부모가 정한 규칙이, 부모의 기대가, 혹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스스로의 자존감을 깎아 내린다고 말한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이 일을 부모가 행한다는 것이다. 격려자가 되어주어야할 부모가 아이들의 자존감을 깎아 내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치기보다 성공을 위한 지식을 가르치는데 애쓰기 때문이 아닐까? 난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여러가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의 내용은 쉽지만, 실천은 어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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