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4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4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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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다. 황우여 의원을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 선진화법이 위헌이라면서 헌재에 소를 제기했다는 기사다. 그 기사를 읽는 순간 내가 느낀 심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뜨악"이다. 내가 알기로 당시 국회 선진화법은 여야가 합의한 것이며, 그 안을 처음으로 제기한 사람이 당시 원내대표였던 황우여 의원을 포함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당시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궁금한 사람들은 조금만 키보드를 만지작 거리는 수고를 하면 당시 어떤 맥락에서 누가 참여하였고,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과거처럼 종이 신문을 다 뒤져야 하는 수고를 인터넷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과거에 자신들의 행동을 잡아 뗄 수 없어서 곤혹스러워 하는 정치인들이 꽤 많이 있다. 비단 이뿐이랴. 경남 새누리당 의원들이 너도나도 무상급식을 공략으로 들고 나오고 있는데 그들이 과거에 무상급식에 줄기차게 반대해왔던 것 또한 약간의 수고를 통하여 자세하게 알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욕을 먹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기가 말을 해 놓고 아닌척 뒤집어 엎어 버리는 태도 때문에 욕을 먹고 있는 것이다.

 

  이즈음에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카 선생의 말을 주절대면서 어려운 말을 떠들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냥 직관적으로 역사란 무엇이며,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주절거리고 싶을 뿐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기록이고 기억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역사e 4권은 이 사실에 대해서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기억해야할 역사, 잊혀져간 역사, 기록되어진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우리의 과거 모습 가운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것들, 잊혀져 갔지만 다시 기억해 내야할 것들, 그리고 잊지 않기 위해서 투철한 기록 정신으로 임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은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새롭게 배우는 것들도 많이 있고, 지식e처럼 이 책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만족감을 얻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의미심장한 것은 유체이탈 화법의 달인인 두 통치자의 시대를 지나가면서 기억과 기록으로서의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 나왔다는 점이다. EBS가 은근히 안티요 종북좌빨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장 일어나서 이 책을 불온도서로 지목해야한다고 시위를 해야하지만 전혀 그런 움직임은 없다. 그들은 이 책도 자신들의 기억처럼 엄청난 휘발성을 자랑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이 꽤 많이 팔린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사라들이 이 책을 읽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문학책치고는 읽기가 부담스럽지 않고,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권장 도서로 많이 읽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바보같은 정치인들은 우리가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해서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서 자각하게 되고, 키보드를 만지는 약간의 수고를 할 것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상상력마저도 없는 것 같다.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만으로도 나는 이 책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하여 기억과 기록의로서의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자각했으며 좋겠다는 지극히 불온한 생각을 해본다.

 

  이 책에 대한 한마디 평을 하자면...

 

  "돈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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