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더운데 아침부터 뚜겅이 열린다.

 

  아니다. 정확한 표현은 빡친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내가 애플을 좋아하지만 스마트폰이 아닌 이상은 거의 MS 기반의 컴퓨터를 사용한다. 그런데 항상 불만이 그놈의 공인인증서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인인증서, 불편함을 덜어주겠다는 의도하게 우리에게 한없이 불편함을 안겨준 아이핀...XP가 업그레이가 종료된다고 해도 정부에서는 대비도 않더만 MS에 더 서비스 해달라고 애걸복걸을 했다.

 

  국민들이 아무리 떠들어대도 꼼짝않던 정부는 대통령이 천송이 코트 한마디 언급하자 온갖 난리 법썩을 떤다. 시간이 흘러 그대로 유야무야 되는가 싶더니 대통령이 천송이 코트를 또 언급했다.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고 지지부진 하는 그 때에 역시 빠숀 외교를 하시는 대통령은 뭐가달라도 다르다. 세월호 침몰은 유병언으로 잊고 빠숀 외교를 통하여 천송이 코트를 천송이나 팔아보자는 창조성! 이게 창조 경제일 것이다.

 

  각설하고 오늘도 인터넷에서 가족관계부 하나 발급받기 위해서 몇시간 생쑈를 했다. 날씨도 덥고 할일도 많아서 인터넷에서 간단하게(?) 발급을 받으려고 했는데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일단 맘에 안드는 여러가지 보안프로그램과 active-X를 깔았다. 대충 8개의 프로그램을 깔고 난 다음에 내 인적 사항을 기록해 넣고 가족관계 증명서 발급 신청을 눌렀다. "오즈뷰어"라는 프로그램이 설치가 되어 있지 않아서 설치 해달란다. 물론 설치하면 지금가지 기록해 넣은 인적 사항은 리셋이 된다. 프로그램을 갈고 다시 작성해 넣고 시도! 또 안된다. 분명히 깔았는데 인식이 안된다. 분노의 5번 연타 시도! 그대마다 인적사항을 일일이 다시 쳐 넣는다. 분노해서 전화했더니 친절한 상담원 왈!

 

"인터넷 익스플로러 버전이 11이라서 안됩니다. 7~10까지는 지원이 되는데 11은 아직 검토중입니다."

 

이런 젠장! 요즘 왠만한 컴은 다 익스플로러 11이다. 그런데 검토 중이란다. 나중에 12 나오면 11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려나!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다운그레이들 하던지 다른 검색 엔진을 쓰란다. 다운 그레이드가 싫어서 다른 검색 엔진을 쓰기로 했다. 몇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깔아야할 것 같아서 물었다. 스윙은 안되나요? 안된단다. 이해가 되었다. 스윙이란 검색엔진은 잘 사용하지 않으니! 다시 물었다. "크롬은요?" 당연히 안된단다. 순간 빡침이 더해졌다. 크롬이 안된다니...크롬이...뭐가 되냐고 물었더니 사파리, 파이어 폭스 이런 것이 된단다.

 

결국 다운 그레이드..내가 지랄맞은 윈도우즈7 초기 버전을 쓰기 싫어서 XP로 다운 그레이드는 해봤지만 관공서 문서 때문에 이렇게 해보기는 처음이다. 다운 그레이드 완료! 이제는 되겠지 하고 접속했다. 이런 젠장....이번에는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란다. 분노가 작렬하기 전에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내리 5번 시도...결국 접속할 수 없습니다를 확안했고. 분노해서 다시 사용자 지원센터에 전화....전화를 받은 직원은 친절한 목소리로 호환성 체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결국 이렇게 몇시간의 노력 끝에 가족관계 증명서 한장이 내 손에 들어왔다.

 

  자주 묻는 질문을 정독해도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한 마디도 없었다. 열받아서 전화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컴을 잡고 씨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천송이 코트도 좋고, 창조 경제도 좋고, 보안성도 좋지만 최소한 관공서에서 가족관계 증명서 한장 뽑는 것은 별 어려움 없이 해놓아야하지 않겠나? 더 열받는 것은 주민등록 등본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11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발급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거기에도 귀찮은 프로그램을 5개쯤 깔았지만 말이다.

 

  참고로 주민등록 등본은 민원24에서, 가족관계 증명서는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발급을 받는다. 기관에 따라서 이렇게 서로 제멋대로 서비스하는 모습은 세월호 당시 컨트롤 타워가 없이 자기들끼리 계속 브리핑하고 우왕좌왕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역시 국민들로 하여금 열심히 자기 살길을 모색하게 만드는 이 나라는 강한 나라인가 보다.(이렇게 사용자 비친화적인 인터넷 발급 서비스도 처음이고...물론 이러한 시스템이 없는 나라도 있겠지만 그 나라들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안된다.) 열받아서 주저리주저리 늘어 놓다가, 지마켓만도 못한 민원처리 인터넷 서비스 보고 이걸 앞으로도 계속 사용해야할까라는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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