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을 말하다 2 - 이덕일 역사평설 조선 왕을 말하다 2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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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왕하면 권력의 대명사이다. 그러나 조선왕을 말하다1권과 2권에서 특별히 2권에서 발견하게 되는 조선왕은 권력의 대명사라기보다는 반쪽짜리이다. 특별히 세조 이후 공신에 휘둘린 조선의 왕들은 간신히 반쪽짜리일 뿐이다. 이덕일이 세조에 대해서 그렇게나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것도 이해가 된다. 태종이 자기의 사돈과 처남까지 사형시키면서 강화한 왕권을 세조는 자기의 야망을 위하여 그대로 공신 계층에 상납했으니 말이다. 여하튼 세조 이후로 조선의 왕은 공신들 위해 서 있던 존재에서, 공신들과 야자하는 관계로, 다음으로는 공신들에 의해서 택함을 받는 반쪽짜리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조선의 왕을 말하다 1권에서 리더에게 요구되는 덕목을 보았다면 2권에서는 왕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 지형과 왕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왕권까지도 우습게 볼 수 있는 권력자들이 나타났을 때 국가가 어떻게 반쪽으로 갈라졌는지, 권력자들이 정당성을 가지고 있던 왕들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에 대해서 2권은 사실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비틀어 보고 있다.

 

  공신, 서인, 노론으로 이어지는 기득권층은 왕권보다 당론을 먼저 앞세우고, 자기의 당론에 맞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갈아치웠고, 그것이 불가능하면 왕궁에 자객을 파견하기도 했다. 액션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정조를 대상으로 일어났었음을, 그것도 세 가지 방법이 모두 동원되었음을 역사는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들에게 백성은 자신들의 생각을 포장하기 위한 포장지일뿐이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왕위를 계승한 사람들도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될 때에만 왕으로 생각했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는가? 어디에서 많이 보던 모습이 아닌가? 불과 10년 전부터 우리 사회 속에서 생긴 모습이 아닌가? 김대중 대통령까지야 그래도 국민들이 모두 대통령으로 받아들였지만,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는 온전한 대통령이지 못했다. 보수쪽에서는 자국의 대통령을 무너뜨려야할 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던가? 무슨 사건만 생기면 "이게 다 놈현 탓"이라 하지 않았는가? 당시 한나라당은 어떠했는가? "환생경제"라는 연극을 통해서 자국의 대통령을 육시럴놈, 부랄값도 못하는 놈이라 막말을 던지지 않았던가? 그것으로 부족해서 정말로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 내리도록 등떠밀지 않았던가? 그들에게 노무현은 자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제거해야하는 필생의 대적일 뿐이었다. 마치 서인에게 정조처럼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경종에게서 노무현의 그림자를 본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경종의 죽음과 영조에 대한 반격이 소론에 의해 시작된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 이후에 진보 진영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물론 그 반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국정을 망쳐놓기는 했지만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는 이미 예전에 사라져 버렸고, 좌와 우로 나뉘어 서로를 찍어 누르기 위한 공방만이 치열할 뿐이다. 12월에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고 할지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여전히 반쪽짜리 대통령이 될 뿐이다. 이미 새누리당에서 반쪽짜리 후보 운운하지 않았던가?

 

  모르겠다. 언제까지 이렇게 소모적인 행태들이 지속될지. 어찌되었건 여러모로 잠재력을 깎아 먹는 행위인데. 나와 남을 가르는 그들의 눈에는 국민의 뜻도,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출된 선출직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없애버려야하는 장애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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