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브 - KI 신서 412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지음, 조천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집단 지성이라는 말이 있다. 두산백과는 집단 지성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한다.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된 지적 능력의 결과로 얻어진 집단적 능력을 일컫는 용어"

 

  대표적인 예로 위키피디아가 있다. 지금까지와의 백과사전과는 달리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사용자 참여의 온라인 백과사전으로 2001년 1월 15일 시작되었다. 비영리 단체인 위키미디어재단이 운영하며 전세계 200여 개 언어로 만들어 가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2002년 10월부터 시작되었다. 과거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과거 국민학교 시절 외판원을 하시던 사촌 형을 도와주기 위하여 아버지께서 동아 백과사전을 한질 사주셨다. 당시 우리 집안 가정 형편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이었지만 책을 사는 일에는 아깝게 여기지 않으셨던 아버지셨기에 불만이 많으셨던 어머니도 승락하셨다. 물론 어머니께 먼저 승락을 받지 않고 일을 저지르셨기 때문에 추후 승인이었지만 말이다. 덕분에 겨울방학 내내 우리 남매에게는 결코 심심하지 않은 일거리가 생겼다. 지금 생각하면 참 황당한 일이지만 집에 있을 때 한권씩 꺼내서 읽었던 것이다.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사전인데 그 사전을 1권부터 마지막권까지 차례로 읽어간다고 생각을 해보라. 덕분에 잡스러운 지식들이 많이 생겼고, 백과사전을 집필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도 커져만 갔다. 이건 정말 종이 다른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구나 싶었다. 백과사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날 위키피디아가 등장했다. 처음에는 위키피디아가 일반적인 백과사전인줄 알았다. 내용도 전문적인 백과사전에 비하여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없지는 않다. 실례로 우리는 미켈란젤로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된 시기가 1991년 2월에서 1991년 4월로 고쳐졌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수정이 된 다음 안철수 교수에 대한 거짓말 논란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생각한다.

 

  이야기가 다른 길로 빠지긴 했지만 집단지성은 우리가 개인이었을 때 도저히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드 컴퓨터 시스템도 그 한예라도 하겠다. 개개인의 PC를 네트워크로 묶어 슈퍼컴퓨터가 하는 일을 분산처리하는 이 시스템은 외계 생명체와 같은 고도로 복잡하고 광범위한 계산을 해야하는 작업을 가능하게 했다. SNS도 마찬가지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실과 내용들을 네트워크화하여 어떠한 현실로 일구어 내는 것! 개인이던 시절에는 불가능하던 일들이다.

 

  시대는 영웅이나 강한 개별적인 존재보다는 약하지만 끈끈한 집단을 선호하는 시기가 되었다. 공룡같은 초인 대신 개미와 같은 협력체제가 시대를 이끌어 감에 따라 멤버쉽이라는 말은 매우 중요한 단어가 되었다. 너도나도 MT(멤버쉽 트레이닝)를 떠나고, 너도나도 팀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팀보다는 개인을 선호한다. 입으로는 팀을 말하지만, 마음과 행동으로는 각개전투를 벌인다. 어릴 적에 축구, 야구와 같은 단체 스포츠를 시키는 이유는 그들에게 협력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단체 경기마저도 한 두사람의 스타플레이어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 결과가 오늘 우리가 처한 승자독식, 나만 아니면 돼와 같은 지극히 이기적인 모습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팀웍의 중요함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자기 밖에 모르는 아이스하키팀의 어린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뭉켜가면서 놀라운 일을 해 내는 과정은 공동 프로젝트를 해내야 하는 우리들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다. PUCK으로 명명되는 팀웍의 기본 정신은 지금 내게 너무나도 필요하고 소중한 것들이다. 앞으로 두고두고 몇번이나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을 적어본다.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None of us is as smart as all of us)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2-09-19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꼼하게 읽었어요~ 교육의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했고요.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가르치지 않는 세상~ㅠ
물론 말로는 가르치지만 삶에서 보여주지 않는....

saint236 2012-09-19 10:15   좋아요 0 | URL
그런 이야기가 생각이 나요. 혀 짧은 훈장님이 빠담풍 하면서 너희들은 바람풍 하라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