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
케네스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삶의 자리가 바뀐지 3달이 되어간다. 이사나 이직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겠지만 적응하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 그러다보니 삶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살면서 이런 과정을 수도 없이 겪어야 하는데 아직 초반이라 쉽지가 않다. 마음이 분주하고, 그렇다고 무엇인가 목표를 위해서 달려가고 있다는 느낌도 받지 못하던 어느날! 난 종로에 있는 알라딘에 갔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편으로 책을 사자고 그래도 가격이 저렴한 중고서점을 찾은 것이다. 켄 블렌차드의 "하이파이브"라는 책을 사고 싶어서 예전부터 보관함에 담아 두었었는데, 마침 알라딘에 중고로 여러권이 나와있었다. 하이파이브를 집어서 나오려는데 그 옆에 켄 블렌차드의 책이 여러권 꽂혀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책도 있었고, 내가 처음 보는 책도 있었다. 그중에 몇권을 골라서 가져왔다. 왜냐구? 그냥, 내 자신을 위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난 자계서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내 서재에는 자계서가 생각보다 꽤 꽂혀 있다. 청년들에게 선물해 주기 위해서 사서 읽어본 책들도 있고, 궁금해서 읽어본 책도 있고, 내 자신을 위로하고 싶어서 읽어본 책도 있다. 이번에는 전적으로 3번째 이유에서 블렌차드의 책을 샀다. 힘들고 지칠 때, 그냥 위로받고 싶을 때 자계서를 보는 것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자기 위로의 방법이다. 자계서의 특징은 어렵지 않다는 것, 고로 머리를 복잡하게 굴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자계서를 읽고나면 무엇인가 다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마치 요즘 젊은 사람들이 복용하는 에너지 드링크 같다고 할까? 비록 그 후유증이 크기는 하지만, 후유증을 감안하여 잘 사용한다면 가끔은 삶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블렌차들의 책은 이런 역할에 딱이다. 딱딱하게 이러이러해야 한다 말하지도 않고, 그냥 동화책을 보듯이 읽어보면 되기 때문이다. 그 안의 내용을 기억해도 좋고, 기억하지 못해도 좋다.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

 

  언제 내 가슴이 뛰었던가? 단언컨대 요즘은 절대로 아니었다. 그래서 더 슬프다.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인 왜, 어떻게라는 언제부터인가 이런 것들을 잊어버리고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은 같지만 공허함과 허탈함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울때가 많다. 가슴 뛴다는 것이 젊음의 특권은 아닐텐데, 어느새 무덤덤한 내 마음을 나이가 들어감의 증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전이라는 말조차 그저그런 말, 혹은 한때 중요했지만 이젠 나에겐 유통기한이 지난 말로 생각하지는 않았던가?

 

  공허한 요즘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발견했다. 내가 좋아하던 울랄라세션의 공연 영상이다. "누구나 마음 속에 한 가지 소원이 있죠?"로 시작하는 이승환의 덩크슛이다.

 

 

  가장 울랄라세션다운 무대였고, 그래서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내가 그들의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 이유,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 흥이 있어서기도 하지만, 그들이 지금가지 가지고 왔던 삶의 태도때문이다. 비전을 품고 여기까지 달려왔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미래를 꿈꾸었고, 그 비전이 이루어진 지금에도 결코 멈추지 않고 계속적으로 앞으로 향해 달려가는 에너지가 그들을 통해 느껴지기 때문이다. 누군가 비전에 대해 묻는다면, 난 울라라세션의 무대를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책을 읽고 머릿 속에 남는 내용들 솔직하게 거의 없다. 그저 그런 내용들, 누구나 다 한번은 생각했을 법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가지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하라"는 말은 내 머릿 속에 깊이 각인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가슴이 뛴다. 참 부러운 말이다. 다시한번 가슴이 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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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9-1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꿈을 갖고 가슴 뛰는 삶을 사는 젊은이도 흔치 않을 듯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꿈을 간직하고 열심히 가슴 뛰는 삶을 살겠지요. 우리도 가슴 뛰는 삶을 살아봐요~ ^^

saint236 2012-09-19 10:16   좋아요 0 | URL
꿈 때문에 가슴이 뛴다는 말처럼 부러운 이야기가 없겠죠? 어제 프랑스 유학을 떠날 녀석을 만났는데 부럽더군요...꿈을 향해 조금씩이지만 달려가고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