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박정희 특가 세트
시대의창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귀환!

 

  자고로 귀환이라는 이름이 붙은 영화 치고 장엄하고 화려하지 않은 것이 없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 중에서 마지막 편인 "왕의 귀환"이 그렇고, 스타워즈 시리즈 6편 "제다이의 귀환"이 그렇다. 주인공이 오랜 세월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드디어 화려하게 제자리로 복귀하기 때문이다. 장엄하고, 통쾌하고, 눈물 나는 장면이 귀환의 핵심이다.

 

  그런데 요즘 그다지 반갑지 않은 귀환을 접하게 된다. 일명 "왕의 귀환"이다. 물론 이 왕은 "박정희"다. 박정희를 왕이라 불러서 불쾌하다고? 전혀 불쾌할 필요가 없다. 왜? 박정희의 귀환을 바라는 사람들이 박정희를 이미 왕으로 떠받들고 있기 때문이다. "백성을 먹고 살만하게 해 준 아주 고마운 성군! 북괴의 도발로부터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한 성군!" 이게 박정희 향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박정희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던가? 감히 그분의 흠결을 들추어 내는 것은 무례한 짓이요, 방자한 짓이다. 그분이 양주를 금하던 시절에 여자를 불러 놓고 시바스 리갈을 마시다가 총에 맞아 죽었다는 사실을 들추어내는 "그때 그 사람들"이라는 영화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 빨갱이들의 선동작품일뿐이다. 절대로 그분은 그러실 분이 아니시기 때문이다. 그분은 오매불망 여린 백성을 먹여살리실 궁리만 하신 애족 애민의 화신이다. 그렇기에 그분의 탄신일에 국가의 예산을 들여서 탄신제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며, 그분의 생가를 성역화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더 크게, 더 화려하게 보존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분의 딸이(그네 언니) 대통령이 되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분의 후계자가 대통을 이어 받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된단 말인가?

 

  "5.16은 구국의 결단"이라는 그네 언니의 말이 구설수에 오르내리는데 이 또한 망측한 일이다. 만일 그때 구국의 결단으로 5.16 혁명을 일으키지 않았면 이 나라는 이미 김일성의 손에 들어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분이 치부한 것들(정수 장학회, 대공원, 경향 신문 등등)이 왜 문제가 되는가? 나랏님이 자기 것을 가져 가시는데 뭐가 문제가 되겠는가?

 

  지금이 무슨 조선 시대냐고? 아니다. 위에서 열거한 것들, 박정희 향수에 젖어 사는 분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다. 박정희를 반대하는 것은 "철없는 어린 것들이 아무 것도 모르고 나대는 것이지 그 시절을 살아봤다면" 절대로 그럴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 아니던가?

 

  박근혜 주변에 7인회라고 있다고 한다. 내가 하는 말도 아니고, 박근혜를 끌어 내리려는 빨갱이들의 음해도 아니다. 동아일보 2012년 5월 28일자 신문에 보도 되었다.(http://news.donga.com/3/all/20120528/46561244/1) 물론 박근혜는 모른다고 답변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지던가?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렇다.

 

  55세 이상은 박근혜 주변 5.5m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는 말이 무색하게 가장 어린 사람이 66세이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먼저 김용환(80세) 새누리당 상임 고문은 박정희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김용갑(76세)은 육사 출신으로 5공시절 안기부 기획조정실장과 청와대 민정 수석을 지냈다.(노무현 시절 민정 수석을 지낸 문제인을 노무현의 남자라 부르는데 그럼 김용갑은 전두환의 남자인가?) 최병렬(74세)은 유신시대 청와대 출입기자였고, 민정당 의원으로 국회에 입문, 노무현 탄핵의 선봉이다. 안병훈(74세)은 유신시절 청와대 출입기자였으며, 김기춘(73세)은 중정부 파견 검사 시절에 유신헌법 제정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경대(73세)는 "박근혜의 남자"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민정당으로 11,12대 국회의원을, 민자당으로 14대 국회의원을, 한나라당에서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의원을 5선 하는 동안 오로지 여당에만 몸을 담은 그의 경력이 신념이 있다고 해야 할까? 강창희(66세)는 하나회의 막내기수라고 한다. 이 정도면 3공과 5공의 모든 세력들이 결집해서 박근혜를 민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아니다. 미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들은 박정희의 가신들로 박근혜에게 남겨진 아버지의 유산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박근혜 측의 대선 정책은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왕의 복귀" 즉 박정희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진보 정치의 아이템 선점"이다. 전자는 노년층을, 후자는 젊은층을 공략하는 것인데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정책이 묘하게도 "왕의 성은"이라는 말로 모아진다. 그녀의 모든 정책 속에는 박정희가 아주 뿌리 깊게 박혀 있으니 왕의 귀환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박정희의 귀환은 왕의 귀환이 아니라 망령의 귀환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정신대 문제와 강제 노역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았고, 차라리 폭파시켜서 없애자던 독도도 여전히 소란스럽다. 부산일보와 정수장학회, 경향신문, 육영재단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는 여기에 대해서 묵묵부답이며, 혁명, 구국의 결단 운운한다. 과거사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지만 그 길은 요원해 보인다.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 권력을 잡고 있고, 권력 재창출을 노리면서 역사를 왜곡하며, 올바른 평가를 내리지 못하게 한다. 이 정도면 왕의 귀환이라기보다는 망령의 귀환이다.(물론 반대쪽에서도 여전히 노무현의 이름을 걸고 나오니 한국 정치는 산사람들의 정치가 아니라 망자대 망자, 망령대 망령의 정치가 아닌가? 혹 이러한 표현에 불편해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박정희에 대한 바른 평가! 여기에서부터 오늘의 역사와 정치의 희망이 시작된다. 공은 공으로, 과는 과로 평가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박정희라는 망령의 그늘이 우리의 마음에 드리우게 될 것이다. 이는 왕의 남자 "전두환의 귀환"까지 불러올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책은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데 있어서 반드시 읽고 넘어가야할 책이다. 특히 그의 어린 시절과 대통령이 되기 전의 과거에 대해서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한 내용은 박정희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문득 전두환 역할을 담당했던 이덕화씨의 극중 대사가 생각이 난다.

 

  "왜 나만 갖고 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