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의 전략 - 명품 인재를 만드는 퍼스널 브랜딩의 모든 것
윌리엄 아루다.커스틴 딕슨 지음, 김현정 옮김 / 아고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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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PR의 시대라고 한다. 과거처럼 묵묵히 자기 맡은 일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는 말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겸손을 떠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열심히 일한만큼 자기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이 시대의 삶의 방식이라고 한다. 그래서일지 몰라도 곳곳에서 자기가 얼마만큼 대단한 사람인지 나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개념을 전파하고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이야기하는 저자들에게 이런 세태가 당연한 것이요, 바람직한 삶의 방법이겠지만 왠지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익숙하지 않다기보다 거부감이 생긴다로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가령 블로그를 예로 들어보면 이렇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어느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글이 정말로 죽여준다. 대단하다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 "와 어떻게 이런 사람이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지?"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횡재한 것 같아서 기분이 한없이 좋아진다. 당장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그 사람의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말이다. 만약에 아무리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저 하나하나 글을 쓰다보니 그 내공이 축적된 것이 아니라 자꾸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해서 알려진다면 정이 잘 안간다. 왠지 그렇게 글을 쓰는 자체도 다른 사람들에 자신을 알리려는 하나의 도구로 전락해 버리는 것 같아서 말이다. 묵묵하게 내공을 쌓다가 인정을 받는 것과 아예 처음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 둘이 주는 감동의 차이는 확연하다. (다음에 시사 정치 분야의 글을 꾸준히 올리시는 아이앰피터님의 블로그를 전자의 예로 들 수 있다. http://impeter.tistory.com/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일자리의 유동성"에 그 원인이 있다는 저자의 분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물론 일자리의 유동성이 당연한 사회 현상이요 나아가 바람직한 모습이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말이다. 일자리의 유동성! 우리가 더 잘아는 말로 바꾸면, 고용 유연성 즉 비정규직이라는 말이다.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진 요즘같은 시대에 묵묵하게 맡은 자리에서 일하는 것은 상당히 미련한 일이요 개인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라는 말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개인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라는 말은 차별화를 통하여 자신의 중요성을 어필하라는 말인데, 요즘 나오는 자기 계발서들이 하나같이 이런 주장을 펼친다. 대표적인 예를 꼽자면 이지성씨의 자기 계발서들이 그런 부류이다. 능력이 없으니 사람들이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니 능력을 키워라 뭐 대체로 이런 말이다. 이렇게 각박한 세상 속에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 때문이다. 무한경쟁의 현실 속에 살아가는 이 시대의 현대인들에게 금과옥조같은 말이지만 나는 "무한경쟁의 현실"이라는 말에 태클을 걸고 싶다. 그게 바람직한 사회냐는 것이다. 그것이 바람직한 사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성공으로 가는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뜬 구름 잡는 식의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자기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하여 상당히 구체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혹 자기 브랜드화가 절실한 사람들이라면 꼭 사서 달달 외울 정도로 읽기를 권한다. 그러나 만약 자기 브랜드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왜냐고? 깊은 실망과 절망 속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요지는 간단한다.  

  "자신을 팔만한 상품으로 만들라.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만들라. 그러면 구매자들이 알아서 올 것이다." 

  나를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상품으로 잘 포장하라는 말이다. 그렇게 포장한다면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온다는 말이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라는 영화가 있다. 로맨틱 코메디인데 이 영화에 정확하게 나오는 것이 이 책의 저자들이 주장하는 것이다. 잘나가는 아트 디렉터인 남자 주인공을 헤드헌터인 여자 주인공이 찾아내어 GQ에 입사시킨다. 물론 이 둘이 처음부터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남자 주인공의 홈페이지, 블로그,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하여 알게 되었고, 그 사람을 천거한다. 물론 GQ도 인터넷을 통하여 남자 주인공의 능력과 일처림에 대해서 뒷조사가 들어갔을 것이다. LA에서 태어나 한번도 그곳을 벗어나본 적도 없고, 벗어날 생각도 없는 그가 어떻게 GQ의 책임자로 스카웃되었는가? 퍼스런 브랜딩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자신을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저자의 글에 한편으로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한 사람의 인간을, 그것도 타인이 아닌 자신을 철저하게 팔릴만한 상품으로 만들라는 경제논리 때문이다. 차별화를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차별화가 정당한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 책이다. 

ps.승자독식사회<로버트 프랭크/웅진지식하우스>와 함께 읽어보면 꽤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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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3 00: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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