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검색하다가 아주 아주 황당한 기사를 봤다. 한국의 관광 현 주소를 밝힌다는 기획 기사인데 한참 읽다가 빵 터졌다. 머니 투데이 기사는 다음과 같다. 

http://media.daum.net/culture/view.html?cateid=1003&newsid=20110812115024717&p=moneytoday 

  한국 갈 곳은 명동 쇼핑 센터 뿐이다. 맞는 말이다.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곳은 명동과 동대문 같은 쇼핑 밀집 지역이다. 그런데 그것이 말이 안통해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여행와서 갈 곳이 쇼핑 센터 뿐인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한국의 위상이 딱 그 정도라는 것이다. 아시아의 쇼핑센터! 홍통이나 싱가폴과 비슷한 위상이라면 얼추 들어맞지 않을까?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특히 아시아권 사람들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기대하는 것이 딱 그 정도라는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개도 안 물어갈 소리다. 그 사람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이유는 짧은 시간(예를 들어 주말을 이용한 1박 2일)에 쉽게 입국해서 싸게 맛있는 음식 먹고, 싸게 쇼핑을 즐기다가 가려는 이유이다. 설마 일본 사람들이, 중국 사람들이 지리산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을 걷기 위해서 들어온다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물론 저축은행 국조특위에서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나 혹은 국민 성금 운운하는 양반들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둘째 아시아권이 아니라 서구권의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명동이나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는 관광 콘텐츠의 빈약과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김치와 비빔밥, 불고기가 알려진 계기가 무엇인가? 거액의 돈을 들여서 홍보한 결과가 아니던가? 그 외에 무엇을 더 홍보했는지 모르겠다. UN에 세계문화재로 등재하면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것인가? 거기다가 교통 도로 표지판은 어떠한가? 외국인은 고사하고 한국인도 알아보기 힘든 곳도 있지 않은가? 거기에다가 영어나 한문으로 된 표지판이 드문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관광 산업을 육성할 목적이라면 국가나 지자체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닌가? 

  국가가 해야 할 몫을 소홀히 하면서 의사 소통이 안되서 외국인이 한국에 오지 않는다는 말은 책임회피일 뿐이다. 관광 산업을 위해서 한국인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한단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지? 댓글 하나 옮겨본다. 

골수 올드 보수파들 진짜 문제다
몇년전에 영어를 공용어로 추진하고자할때
쌍수들고 반대했지..

몇만년이 흘러도 영어는 세계공통어가 될것이다.
세계공통어가 통하지 않는나라.
세계공통어를 하지 못하는나라.
뻔한결과 아닌가?

필리핀? 전체적인 소득수준은 우리보다 낮을지 모르지만
관광수입은 우리나라 몇배로 높다.
이게바로 부가가치가 높은 국가 인프라다.
  

  도대체 이게 무슨 회괴망측한 발상인지.. 외국어를 공부하라. 모르는 루저들이 쓸데 없는 발상한다는 식의 지나친 친절 주의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왜 영어만 하고, 일본어만 해야 하는가? 중국어도 하고, 말레이시아어도 하고, 따갈로그어도 하고, 아프리카 말도 해야 하지 않은가? 그게 국가 경쟁력 강화의 길이지 않은가? 왜 굳이 영어와 일본어만 해야 하는가? 웃기지도 않는 발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 프랑스를 다녀온 지인이 그런 말을 했다. 영어 다 알아 듣는데 영어로 물어보면 일부러 답 안한다고. 프랑스어로 뜨문뜨문 물어보면 그제서야 친절하게 답해 준다고. 외국 사람들이 한국말을 배워서 오면 안되는 것인가? 그 나라에 갈 때 간단한 말들, 혹은 간단한 에티켓을 익히고 가는 것이 여행자의 자세가 아닌가?  

  기자가 지적한 것이 영어와 일본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외국인에 대한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등등 여러가지 옳은 것들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종종 황당해서 말도 안나오는 부분들도 있다. 외국인들에게 특히 백인들에게 지나치게 친절한 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오늘도 5천만이 영어를 모국어처럼 하는 그 날까지 달리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에 한국말은 설 곳은 잃어가고 있다. 문득 울학교 이티에서 김수로가 했던 대사가 생각이 난다. 

  "이게 고등학교 영어야? 세종대왕이 노하시겠다. 노하시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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