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마리아인!
성경을 조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무슨 내용인지 다 알고 있다. 그렇지만 비유의 깊은 곳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성경의 비유는 1세기 이스라엘의 문화라는 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1세기의 사고 방식이 2011년을 살고 있는 우리와 같을 수 없고,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문화가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문화와 같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유의 독자들이 생동감 있게 들었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는 동화, 혹은 공부해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이런 아쉬움은 뒤로 하고 어찌되었던 공부를 해야 한다면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하는 것이 방법일 것이다.
이렇게 비교적 재미있고 쉽게 공부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단순히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비유가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당시의 사상에는 어떤 학파들이 있는지, 역사적인 배경은 무엇인지, 그 비유를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리고 이 비유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매우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너무 자세해서 때론 그런 친절함이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나왔던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에 대한 여러 책들을 읽고, 거기에 유대교적인 가르침까지 더하여 이만한 책을 써낼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다. 아마도 이스라엘에서 오래 살아서 그 문화를 이해하는 저자가 아니라면 이렇게 생생하게 풀어 내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미 다른 책을 통하여 이 비유에 대하여 자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큰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비유에 대한 신학적인 책들을 접해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사마리아인의 비유 입문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