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6041524191&code=910100 

  위의 링크로 들어가면 오세훈 시장이 반값 등록금에 대한 입장을 적어 놓은 기사를 볼 수 있다. 대학생들과의 대화에서 그가 한 말의 요지는 이렇다.  

  "시장인 자기도 딸 둘 대학 보낼 때 힘들었는데 일반 서민 가정에서는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러나 반값 등록금이 지금으로서 가장 좋은 대안인가? 대학생도 지성인이니 스스로 생각해보라." 

  웃기는 것은 "돌아오는 길에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떠올랐다. 20대는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청춘이니까 아플 때"라는 그의 마지막 코멘트이다. 이건 뭐 고양이가 쥐 생각해주는 것도 아니고. 오세훈 시장의 짧은 이 몇마디가 또 내 가슴에 불을 확 질렀다.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청춘이니까 아플때이다. 참 오만한 말이다. 아파야만 청춘이냐?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춘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청춘들을 계속 아픈 상황에 놓아두어야 하는 것인가? 요즘 20대들의 삶이 어떤지 그는 과연 알고나 있을까? 지성을 갈고 닦는 대학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 곧 써먹어야하는 기술을 갈고 닦아야 하는 곳이 대학이 되었다는 사실을 그는 알까? 국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꼬부랑 글씨에 목을 메는 청춘들의 아픔을 그는 알까? 88만원 세대라고 자조하는 그들의 아픔을 오시장은 알까? 88만원 세대에도 못들어가는 백수와 백조들의 아픔을 그는 알까? 등록금 마련하기 위하여 제약회사 마루타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들의 아픔을 오시장은 알까? 등록금이라는 부채에 허덕이다 못해 결국 목숨을 끊어야 하는 청춘들의 아픔을 오시장은 알까? 등록금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는 슬픔을 그는 알까?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휘다 못해 부러지는 아픔을 그는 알까? 왜 그렇게 등록금 깎아달라고 아우성치는지 그는 알까?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눈부시게 아프닌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하는 것은 오만이요, 생각없는 말이다. 등록금이 지금 가장 좋은 대안인가 물었는가? 물론 반값 등록금이 가장 좋은 대안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대안인 것은 분명하다. 정치인이 할 일이 무엇인가? 시장이 할 일이 무엇인가? 가장 좋은 대안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대안을 먼저 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행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라고 시민들이 그를 시장으로 뽑아준 것이 아닌가? 책상 머리에 앉아서 가장 좋은 대안을 찾는다면, 그것이 자기 할 일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대통령은 고사하고 시장이 될만한 그릇이 아니다. 한강 르네상스와 랜드마크, 반값등록금 어느 것이 가장 시급한 정책인가? 

  대학생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지성인이라 했는가? 그런 지성인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내놓은 대안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생각해보라는 그는 과연 지성인인가? 그리고 솔직하게 요즘 대학이 지성인을 만들어 내는 곳인가? 지성인을 만들어 내는 곳으로서의 대학은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 지금 대학은 지성인이 아니라 기술공을 만들어 내는 곳이 아니던가? 모대기업의 임원이 황당하게 학교를 향하여 무슨 일갈을 했는가? 요즘 대학에서는 기업이 원하는 사람을 길러내지 못한다고, 그래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자들을 가르쳐서 사용하는데 에로 사항이 맞다고. 대학생들이 지성을 갈고 닦길 원하는가? 그러고 싶은 대학생들도 뭐해먹고 살 것이냐는 생존의 문제로 밀어 내는 것이 현재 시스템이 아닌가? 그러면서 지성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울리고 어르는 기만적인 행동이 아닌가?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파서 청춘이 아니다. 청춘이니까 아픈 것들도 힘들지만 털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지 아파야만 청춘인 것은 아니다. 가뜩이나 힘들고 아파하는 이들에게 반값등록금이 대안은 아니다, 민관주도사업이라는 기만적인 말로 더 아프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분명히 말한다. 난 청춘들을 덜 아프게 만들 수 있는 사람에게 내가 가진 한 표를 행사할 생각이다. 김난도 교수의 책제목을 이렇게도 써먹을 수 있구나하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아마 글러브의 김상남이 이 기사를 봤다면 딱 한마디 날렸을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요? 니미 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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