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메시지다
김기석 지음 / 포이에마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책이란 읽는 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책이다. 

  고 권정생 선생님의 말씀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한없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왜 불편한가? 지식과 삶 사이의, 신앙과 실제 사이의 괴리가 큰 까닭이다. 아니다. 원래 괴리는 컸지만 애써 외면했던 그 사실을 나에게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삶으로 번역되지 않은 신앙은 말짱 헛수고라는 말!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그 당연함만큼 신앙인들의 마음을 찌르는 말도 없을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팔복의 말씀을 가지고 여러번 벼리어 내어 김기석 목사님은 아주 날카로운 칼을 만드셨다. 그 칼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한장 한장 넘길수록 양심에 생채기가 하나씩 늘어난다. 심령이 가난하지도, 그렇다고 남을 긍휼히 여기지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살아가지도 못하는 필부로서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산상수훈의 말씀이 버겁기조차 하다. 그럼에도 필부의 만용이라도 부려보는 것이 신앙인이라면 가져봐야할 용기이기 때문에 애써 한발 떼어본다. 한발 한발의 무게가 천근만근 무겁기는 하지만, 한없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욕심을 내어 보련다. 

  그것이 무리가 아닌 예수의 제자로서의 삶이기 때문이다. 반경환 시인의 <때1>이라는 시가 책 가운데 인용되어 있는데 마음에 가장 깊이 남았던 그 시인지라 여기에서 인용해 보고자 한다. 

  무릎이 구부러지는 건
  세상의 아름다운 걸 보았을 때
  굽히며 경배하라는 것이고,
  세상의 올곧지 못함을 보았을 때
  솟구쳐 일어나라는 뜻이다.
  때를 가리지 못함이 무릇 몇 번이던가 

  솟구쳐 일어나지도 못하고 굽혀 경배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삶이지만 신앙을 내 삶으로 번역해 보려고 한다. 그래야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면목이라도 있지 않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