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행운+노력=아웃라이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12월 28~30일까지 읽었던 책인데 이제야 늦은 리뷰를 올린다. 리뷰를 늦게 올리는 이유를 대자면 끝이 없겠지만, 첫째는 알라딘 서재질을 하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는 것이고, 둘째는 게으름일 것이고, 셋째는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정신적으로는 여유가 없지만 더 미루면 그냥 잊혀질 것 같아서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끄적거려 본다.  

  아웃 라이어라는 책도, 말컴 글래드웰이라는 사람도 잘 몰랐다. 그러다가 말콤 글래드웰을 알게 된 것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는가?"라는 책을 통해서 이다. 자주 놀러가는 L.Shin님 서재에서 이 책을 보았다. 아마 당시 L.Shin님은 경제 경영 신간 서평단을 하시고 계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탐을 내던 책이 몇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이 책이다. 그렇게 글래드웰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머릿 속에 집어 넣고 있던 중 우연한 기회를 통하여서 이 책을 소개 받게 되었다. 가격도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는 편인지라(부담이 가는 책이라 함은 대략 5만원 선을 의미함. 그렇다고 내가 절대 갑부가 아니다. 그냥 심리적인 마지노선이 5만원이라고 하는 것이다.) 사게 되었다. 문제는 그 책을 거의 몇 달 동안 책꽂이에 쳐박아 두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내게 읽히지 못하 박혀 있는 책들이 한 두권이 아니다. 연말을 맞아 어렵사리 꺼내 읽게 된 책인데 내용이 생각보다 괜찮았던지 술술 넘어가게 되더라. 꽤 흥미있는 글들도 구석 구석에 보이고 해서 재미있게 읽었던 자기계발서 가운데 하나이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원래 수리 과학 용어인데 여기에서는 아주 특별할 정도로 대단하게 성공한 사람들을 가르키는 말이다.)는 천재여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과 성공, 그리고 그들이 가진 여러가지 조건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한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들이 그들만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의 재력이라든지, 머리라든지, 아니면 주변의 인맥이나 환경이라든지 그들이 성공하는데 일조하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드웰은 이러한 환경을 행운이라고 부른다. 빌게이츠가 프로그램에만 푹 빠져 살 수 있도록, 그가 다닌 학교의 환경과 분위기, 그리고 부모님들의 용납이라는 행운이 없었다면 그는 절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잡스가 HP노동자들 가운데 섞여 살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기계 부품을 쉽게 얻고, 기술자들의 지식과 조언을 듣지 못했다면 애플의 잡스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 말한다.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이나, 재력이나, 인맥이 다 다르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아웃라이어들이 그 분야에 푹 빠져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들이 태어난 연도를 분석하여 아웃라이어들도 주기를 가지고 출현함을 지적한다. 물론 그가 점쟁이처럼 특별한 해에 하늘이 사람을 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산업이 출현해서 무르익어 열매를 딸 수 있는 그 때에 그 위치에 오를 수 있도록 너무 늦지도 그렇다고 너무 이르지도 않게 출생하는 것이 아웃라이들이 가지고 태어난 또 하나의 행운이라고 말한다. 글래드웰은 환경과 때를 행운이라고 표현하면서 이것이 아웃라이어들을 출현시킨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들을 출현시킨 또 다른 중요한 축을 잊지 않고 말한다. 1만시간의 법칙이다. 무엇을 하든지 그 분야에 1만 시간을 투자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그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웃라이어들은 아주 뛰어난 천재가 아니라 다만 우연히 얻게 된 행운 속에서 1만 시간을 투자하여 그 분야의 대가가 된 재수 좋은 노력가들이라는 것이 글래드웰의 결론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에 눈길이 멈추었다. 혹자는 1만권의 책을 읽으면 신과 필적한다는데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옛 성현들의 말처럼 만권의 책이 있으면 그래도 괜찮은 사람은 될 수 있겠지? 이 또한 1만 시간의 법칙이 아니겠는가? 나느 과연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가?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1만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가? 왠지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면서 새롭게 다짐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물론 요즘은 1만 시간의 법칮이 빛 좋은 개살구일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행운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어 1만시간의 법칙마저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슬픈 모습들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아무리 거북이가 열심히 달려도, 아무리 토끼가 잠을 자도, 운전기사가 토끼를 결승점까지 차로 이동시켜주는데야 거북이의 끈질김 우직함이야 미련함 밖에 더 되겠는가? 그래도 안 하고 불평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혼자 위안을 해 본다.  

  비록 교과서적인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조건을 타고 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네 노력이 부족해서 안되는거야?"라고 비난 아닌 비난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지 몰라도 한번쯤은 읽혀보고 싶은 책이다. 이 책 안에서 노력할 작은 이유나마 발견하길 바라면서 몇몇 청년들에게 이 책을 권했다.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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