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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타이밍 - 당신을 들어 쓰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준비 과정
오스 힐먼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0년 9월
평점 :
"하나님 미치기 전에 주셔야 합니다."
교회 근처에 있는 옐로우 트리라는 커피숖에서 발견한 문구이다. 옐로우 트리라는 이름에 맞추어 나무에 노란색 포스트 잇에 쓰고 싶은 말들을 써서 달 수 있는 나무가 있다. 여기에 씌여 있는 글들을 읽어보노라면 쏠쏠한 재미와 더불어 마음에 남는 글귀들이 있다. 위에 있는 글귀가 바로 그것이다.
무엇을 구하는 것일까? 배우자를 구하는 것일까? 아니면 직장을 놓고 기도하는 중일까? 그것도 아니면 진로? 아니면 비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하나님 미치기 전에 주셔야 합니다."라는 문구에 담긴 그 간절함이 애처롭다. 얼마나 간절하면 미치기 전에라는 말까지 사용하면서 하나님에게 매달리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답답한 마음에 하나님께 떼를 쓰던 내가 아니었던가? "왜 안주십니까, 내 기도를 들으시기는 하시는 것입니까?" 떼를 쓰면서 정말 미칠 것 같지 않았던가? 나만 그런가? 아니다. 지금 내 주위에도 간절하게 기다리던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서 낙심하고 있는 이들이 어디 한둘인가?
간절한 기도가 응답되지 않는 것처럼 느낄 때, 정말 미칠 것 같은 그 때. 우연히 이 책을 통하여 위로를 얻었다. 하나님의 타이밍를 기다리는 법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익히 알고 있던 것들이다. 그러나 알고 있다고 그대로 살 수는 없는 법. 남의 일이라면 충분히 냉정할 수 있지만, 그것이 나의 일이라면 조급해지고, 미쳐버릴 듯이 답답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니던가?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머리를 식힐 수 있는 기회,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알는 지혜를 제공해 주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요셉이라는 인물은 참 흥미로운 인물이다. 집안의 귀한 자식이었다가, 형제들의 시기로 외국에 종으로 팔려가고, 성실하게 일했지만 감옥에 갇혔으며, 호의를 베풀었지만 몇년간 방치되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집트의 총리가 되었지만 자기를 팔아버린 형제들, 자기의 호의를 무시했던 이집트의 고관들에게 단 한번도 복수하지 않는 사람이다. 구약 성경에서 예수님을 비유하는 모습으로 많이 등장하는 사람이다. 그런 요셉을 하나님의 타이밍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다른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요셉의 소명을 받은 사람은 유다의 시험과 성실성의 시험, 인내의 시험, 성공의 시험을 거치게 된다는 말이다. 어려움 가운데 하나님을 부인하고 싶어하는 시험이 먼저 찾아오고 다음으로 맡겨진 일에 성실한가 하는 시험, 그리고 그 성실함을 꾸준한 인내로 유지할 수 있는 시험, 마지막으로 성공 후에 교만하지 않을 수 있는 시험이 우리에게 순차적으로 찾아온다. 그리고 그 시험은 우리를 충분히 넘어뜨릴 수도 있고 미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시험을 이겨냈을 때 우리는 요셉처럼 하나님의 때를 따라 쓰임받는 사람이 된다.
말은 쉽다. 너무나 분명한 이야기다. 그러나 실제로 이대로 살아가는 것은 어렵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자세가 믿음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은 믿음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믿음일 것이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자세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 것 얼마나 힘들고 답답한 일이겠는가? 그래서인지 "하나님 미치기 전에 주셔야 합니다."라는 기도가 남의 이야기같지 않다.
시험에 실패하고 고민하던 청년에게 건네주었는데, 어떻게 이 책을 받아들였을까? 조만간 확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