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부이치치의 허그(HUG) - 한계를 껴안다
닉 부이치치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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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 부이치치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서이다. 어느 날 설교를 하시던 중 갑자기 보여준 영상 속에는 팔다리가 없는 잘 생긴 사람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자기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당당함, 그리고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데 서핑을 즐기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그 여운을 다시한번 느끼고 싶어서 이 책을 구입했다. 그런데 젠장이다. 며칠을 읽었는데도 진도가 잘 안나가는 것이다. 요며칠 자기계발서만 줄창 읽어대서인가? 간신히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고무지 리뷰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한참을 미뤄 두었다가 늦은밤 심심하던 차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는 그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그의 장애를 사람들 앞에서 거침없이 보여주는 모습이 당당하다. 오리발같은 발 하나로 드럼을 치는 그의 모습이 유머러스하다. 넘어졌다가 힘겹게 일어서는 그의 모습이 애처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실한 믿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그가 대단해 보인고, 그런 사람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이 오묘하기만 하다.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나의 교만한 생각(그렇다 교만이다.)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그가 다시 일어서기 위하여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그의 부모님이 그를 자식으로 인정하고 키우기 위하여 얼마나 상심했었는지를 나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저 운이 좋아, 남들보다 더 낙천적이라 그렇게 된 줄로만 알았다. 그렇지만 그러한 그의 뒷 모습에는 그의 눈물과 부모님의 눈물이 있었다. 팔다리가 없는 그가 다른 사람을 안아 줄 수 있을리 없다. 그럼에도 그의 책 제목을 허그라고 한 것은 그의 넉넉한 마음과 그 너머에 있는 사랑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그대로 보여준다. 어찌보면 허그라는 제목은 "나를 안아주세요.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세요. 이럼으로 인해 당신은 사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 됩니다."라는 무언의 가르침이 아닐까? 

  그의 삶이 왜 그렇게 험난하면서도, 투쟁의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그렇게 아름다운지 이유를 알 것 같다. 닉은 자신의 삶을 이렇게 말한다.  

  언젠가는 부드럽게 움직이는 팔다리를 만들어 줄 과학자와 발명가들이 나오겠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그 가능성만 믿고 기다리기보다 모든 일을 손수 처리할 힘을 기르기로 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해답을 찾고 제 손으로 행복과 성공의 길을 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가족과 친구들이 적절한 순간에 지원의 손길을 내밀 때 나로서는 언제라도 환영이다. 그러나 결국 상황을 끌고 나가는 주체는 자신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더 노력할수록 더 많은 기회가 생기는 법이다.(P.7) 

  언젠가 이루어질지도 모르는 그러한 희박한 가능성에 매달려 지금 해야 할일을 하지 못하는 인생이 되지 않겠다는 그의 삶의 태도가 그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행복과 성공은 다른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만들고 찾아 가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고 몸으로 실천하기 때문에 그의 삶이 그렇게 아름답고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삶 앞에서 겸허해진다. 나는 과연 그렇게 살고 있는가? 막연한 희망이 내 삶을 이끌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그의 삶과 내 삶이 비교되어 더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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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8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0-11-28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다시 올리자니 그것도 그렇고^^; 대신 열심히 다른 것들을 보고 있습니다. 올해 100권이 목표인데 97권까지 완료하고 98권째 진도 나가고 있거든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