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선택한 평범한 사람들
존 맥아더 지음, 정다올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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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평범(平凡)! 

  이만큼 아무런 특색이 없는 말이 또 있을까? 한문도 평평할 平에 무릇 凡이다. 그 뜻을 대충 생각해보면 "대충 그렇다"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평범이라는 것큼 무특색이고 종잡을 수 없는 말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평범이 예수님께서 12제자를 택하신 이유라 한다.   

  정말 예수님의 12제자는 평범한 사람인가? 아니 좀더 깊이 생각해보자. 평범이라는 말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평범이 맞을까? 무특색이라는 의미의 그 평범이 맞을까? 가만히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각자는 모두 개성이 있다. 베드로는 열정적이지만 괄괄하고, 안드레는 조용하며, 요한과 야고보는 출세욕이 대단했고, 빌립은 우유부단한 현실주의자이며, 도마는 비관주의자이고, 바돌로매는 특별한 존재감이 없다. 세리라는 커다란 약점을 가진 마태, 말그대로 존재감이 아주 작은 야고보, 테러리스트(열심당) 시몬, 세 가지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촛점이 불명확한 유다, 예수님을 배신한 가룟 유다! 12제자의 면면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러나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의미로 특색이 있는 것은 아니다. 평범 이하라고 할 수 있고, 흠을 잡자면 한없이 잡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예수님은 이런 제자들을 택하셨는가? 일자 무식에, 성질만 있고, 무언가 그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감대도 없는 그들이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밤에 뿔뿔이 흩어져 도망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 사람들을 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바리새인도, 제사장도, 서기관과 율법사도, 사두개인도, 헤롯당도, 그 당시에 기득권층이고 식자층이었던 그 누구도 택하시지 않으시고 왜 이들을 택하셨을까? 

  예수님의 12제자 택하심, 그 자체로 나에게 위안이 된다. 대학원을 나왔으니 제자들보다 가방끈은 긴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 뿐이다. 나에게도 성실이 있고, 나에게도 약점이 있고, 특별한 배경이나 권력도 없다. 그냥 평범하다. 세속의 기준으로 보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예수님에게는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 특별한 존재가 된다. 이게 내가 12제자의 이름을 통하여, 그들의 선택을 통하여 얻는 가장 큰 기쁨이다. 

  대개 이런 책들이 그렇지만 약간 지루할 수 있다. 성경공부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읽기 싫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들을 어느 하나 버릴 수가 없다. 기대하지 않았던 중에 얻은 깜짝 선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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