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 거룩한 삶의 은밀한 대적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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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뭇 기대감을 가지고 읽은 책이다.  

  "게으름-거룩한 삶의 은밀한 대적" 

  무엇인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나올 것 같았으나 제목이 전부인 책이다. 제목은 무언가 대단한 깨달음을 던져 주지만 내용은 빤하다. 잠언에 나오는 게으름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행한 설교를 엮어 놓은 것인지, 아니면 새롭게 설교를 쓴 것인지 모르겠지만 설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그 설교가 참 지루하다. 책을 읽는 것 가체가 게으름과의 싸움이라고 할까? 

  이 책은 게으름을 생활의 습관이 아니라 마음에 뿌리내린 그릇된 자기 사랑의 모습이요, 비신앙적인 모습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게으름에 대하여 여러가지로 규정한다. "게으름의 정체/싫증, 게으름의 뿌리/자기사랑, 게으름의 발전/정욕, 게으름의 선택/부주의, 게으름의 결과/고통, 게으름과 잠, 게으름과 선한 일을 향한 반응, 게으름과 교만, 게으른 자에 대한 하나님의 고통, 게으름으로부터의 교훈"이라는 각 장의 제목을 보아 알 수 있듯이 게으름에 대하여 여러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결론을 내린다. 물론 각 장마다 근거를 가진 성경구절이 있다. 그래서 일까? 가만히 살펴보면 게으름에 관한 구태의연한 설교 같아 보인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책이 28만권이나 팔렸다는 것이다. 아마도 내용이 어떠한지 알았다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깎아 내리거나 가치없는 것으로 치부하려는 것이 아니다.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거룩한 삶이란 것이 꼭 이런 것일까 하는 답답함을 느낀다. 이렇게 강박적으로, 이렇게 자신을 몰아 붙여야만 가능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앙인은 게으름과 싸워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말을 표현하는 태도가 왠지 마음에 걸린다. 한국의 청교도를 자청하는 김남준인지라 그의 말이나 표현이 매우 엄격하다. 그런데 그 엄격함이 자기를 향한다면 모르지만, 타인을 향한다면 조심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비난으로 훈계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청교도적인 엄격함이 자기를 향한다고 할지라도 도가 지나치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직접적으로 그런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러한 그림자들을 순간순간 느낀다. 아마도 이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요, 그 불편함이 이 책을 읽기에 게을러지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지루함과의 싸움이 되겠지만 마지막까지 한번은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책이다. 옥석 가리기라는 작업을 거쳐야하겠지만 얻을만한 것들이 꽤 있음도 분명하다. 게다가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내용과 종이의 질 등 책의 가격대비 성능면에서 터무니 없는 가격을 책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간혹 아무런 내용이 없으면서도 1만원, 1만 5천원의 책값을 책정하는 신앙서적들이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자유롭다. 학생이나 청년이라면 지루하더라도 끝까지 읽어 볼 것을 강력히 권하지는 않아도 말리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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