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 - 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김재영 지음 / 더팩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분양권 팝니다"… 개인이 신문에 광고까지

  수 백만원 광고비 불구 이자 대납 등 파격 조건

  "인근 중개업소에 6개월 전부터 매물을 내놔봤지만 도통 연락이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신문에 광고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광고비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집이 팔린다면 좋겠어요"
  집이 팔리지 않자 급기야 한 개인이 신문지면 3분의 1크기(5단)의 아파트 매물 광고를 내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부동산 침체가 심각해지며 중개업소를 통한 일반적인 거래로는 도저히 급매물을 처분할 수 없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
  경기도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 모씨는 최근 한 신문에 안성 공도읍에 위치한 B아파트 112㎡규모(공급면적)의 최상층 분양권을 판다는 5단(17cmX3cm) 광고를 내보냈다. 이번이 두 번째 시도다. 한번에 몇 백만원씩의 비용이 감수했다.
  김씨는 광고를 통해 중도금 이자후불제로 분양했던 이 아파트의 이자를 본인이 내주는 것은 물론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적용한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걸었다. 하지만 여전히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씨는 "사실 투자 목적으로 분양을 받았다"며 "인근에서 가장 큰 대단지인데다 최상층 펜트하우스라는 점에 매력을 느껴 당시 프리미엄까지 주고 분양권을 매입했지만 이후 시장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 입주 기간은 통상 입주 시작일부터 2개월이며 입주 기간 동안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입주자의 경우 연 10~15%에 달하는 연체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8월말부터 입주를 시작하고 있는 이 아파트는 오는 11월 15일까지 잔금을 납부하고 입주를 완료해야 한다.
  김 씨는 "주택 거래가 안된다고 하지만 분양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며 "1~2개월 후면 입주 기간이 완료되는데 그 때까지 처분하지 못하면 잔금 및 연체 이자 등의 부담을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경제 2010년 9월 20일자 기사/김경미기자 
 

  부동산 불패라는 말이 있다. 80년대에도, 90년대에도, 2천년대에도, 그리고 30년이 지난 2010년에도 대한민국은 부동산 불패라는 말을 재테크의 절대 진리로 받아들이고 아파트에 열심히 투자 중이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달라 가치가 하락하고, 은행의 금리가 초저가 비행을 하면서 부동산에 목을 매는 현상은 더 두드러졌다. 그런데 그것이 진리가 아니었다. 은행의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대출금을 갚는 일이 더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빚을 얻어 아파트에 투자했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출 원금도 아닌 이자에 눌려 파산 직전에 이르렀다. 그 결과 나타난 기현상이 바로 위의 기사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부동산 열풍이다. 낡아서 녹물이 나온다는 15편짜리 가락 시영아파트가 7억 6천에 거래되었다. 지금은 물론 이 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다. 은마 아파트는 어떤가? 강남이라는 입지를 고려해도 10억에 거래가 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평균 2억의 대출금을 끼고 요 몇 년 사이에 구입한 집들이 많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두말할 필요 없다. 재건축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재테크에 대한 열망을 재건축으로 돌려 사람들에게 재건축 아파트 거래를 통해서 어떻게 한몫 잡아볼까 하는 마음을 심어 주고 있는 정부, 기업, 부동산업체들, 그리고 그러한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완벽한 삼위일체가 낡은 아파트의 고가 거래라는 기현상을 만들었다.

  팔기 위해 화려한 치장을 하는 건설사, 그 말만 믿고 거금을 내놓는 사람들. 홍보할 때와는 너무나 다른 아파트의 결과물은 지어지지도 않은 아파트를 사고파는 아이러니한 매매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문제일지도 모른다.(P.156)

  완벽한 합체는 집값을 미친 듯이 올려 놓았고 바라볼 수 없는 별로 만들어 버렸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거품이다, 폭탄이다 많은 말을 한다. 그렇지만 그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물러나면 죽는다고 생각하며 돌진하며 치킨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그런데 치킨 게임은 속성상 상당히 미련한 짓이요, 객기의 표현일 수밖에 없듯이 부동산 열풍도 결국 파국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위의 기사에서처럼 대출 이자까지 본인이 내주고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적용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지만 팔리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실거래가는 호가의 70% 수준에서 형성된다고 말한다. 그것도 꽤나 잘 받은 편이란다. 아파트 투기에 목숨 걸었던 사람들, 그래서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은 손해를 무릅쓰고 멈출 것이냐, 아니면 미친척하고 마지막까지 갈 것이냐의 기로에 놓여 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버티면 버틸수록 수습이 불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일까? 집에 대한 기본 이해가 아닐까?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집은 주거의 공간인가, 아니면 투자의 대상인가? 두말할 필요 없다. 주거의 대상이 아닌 투자의 대상이다.

  아직도 내 집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데 여기저기 팔리지 않는 아파트가 널려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량은 많지만 시장에서 소화되기에 분양가가 너무나 높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수요보다 공급이 초과되는 상황에서는 당연히 가격이 내려가서 소비자들의 수요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분양가는 아직도 부동산 경기가 유사 이래 가장 높았던 시기에 근접함 상황. 게다가 주택을 구입하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고, 그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되는 중산층 계층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보니 주택에 대한 실거래자들이 확연히 줄어든 것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P.149)

  물량은 넘치는데 계속해서 아파트를 짓는 미련한 구조! 한사람이 최고 1080채를 소유하고 있는 이상한 국가!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집을 주거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토지의 공개념을 받아들인다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개념을 제도적으로 바로잡아야할 국가에서도 경기부양을 위해 건설사를 보호하는 시대착오적인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

  집 한 채 가지고 여기에 목을 메고 살아가는 하우스 푸어! 어찌보면 하우스 푸어는 이 시대 우리가 만들어낸 괴물이요, 물질의 노예가 되어가는 우리의 슬픈 자화상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하우스 푸어라는 책은 집을 가진 자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은 대한민국의 부동산 현 실태를 온전하게 보여주지 못한다. 자기 집을 소유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에 대한 실태와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손낙구의 부동산계급사회를 같이 읽어 볼 것을 강력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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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성 2010-09-2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위에 있는 내용 신문광고 어디 신문인지 몇일자인지 알수 있을까요???
내가 안성에 사는데 궁굼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