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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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영의 이름값이 아깝다는 생각,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생각, 내가 왜 이 책을 샀을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베스트셀러라는 말에 혹해서, 황석영이라는 이름에 혹해서 책을 샀고 일찌감치 실망했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독하게 읽었다. 그렇지만 책을 던지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도대체 소설책에 몰입과 감동이 없다면 어쩌란 말이냐? 

  작가는 우리나라에 성장 소설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면서 개밥바라기를 내 놓았다. 자기의 삶이 그대로 묻어난 자전적인 소설이고, 소설가로서의 자기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책이라 자신하는데 글쎄다. 난 왜 이 책에서 그만한 점을 찾지 못한 것일까?  

  개밥바라기는 금성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잘나갈 때는 금성, 샛별이지만 찌그러져 있을 때에는 개밥바라기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밥을 다 먹고 개밥을 줄 때쯤에 밝게 빛나는 별이라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가장 늦게 지는 별,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를 지칭하는 스타가 찌그러지면 개밥바라기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말인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들의 삶이 개밥바라기라는 말일까? 좌충우돌 찌그러지고, 사랑의 달콤함과 이별의 아픔을 겪어보고, 산속에 들어가 자기 속으로 침잠해 보기도 하고,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벽에 부딪혀 약을 먹기도 하며, 월남으로 파병을 가기도 한다. 어찌보면 개밥바라기처럼 찌그러져 있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삶이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러한 방황을 딛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이 성장 소설의 기본 플롯이요, 목적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개밥바라기라는 이름을 성장 소설이라는 이 책에 붙이는 것은 조금은 엉뚱한 일이 아닐까?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대위처럼 30대가 아니라 이제 막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진입한 사람들이니 말이다. 

  게다가 이 책은 너무나 불친절하다. 각 사람들의 입장에서 사건을 이어받아 소설을 진행하는 것이 이 책의 진행방식인데, 그 방식이 너무 산만하다. 그리고 내용도 소설인지, 아니면 사상서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오락가락 하기도 한다. 만약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내용의 1/3은 그냥 버려야 하지 않을까? 

  결정적으로 몰입이 되지 않는다. 소설 속의 사람들이 하는 고민과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고민이 너무나 다르다. 그 나이에는 그런거야라는 말로 치부헤 버리기에 고민의 형태가 너무 다르다. 그런데 이런 고민에 대한 경청이나, 대답이나 고민이 없다. 그냥 나는 이랬어라는 형태로 끝나는데 그래서 어쩌란 말이지? 할아버지 세대에는 보릿고개가 있어서 밥이 없어 정말 먹고 살기 힘들었어라는 말에 고리타분함을 느끼지 않으면 라면을 먹지 왜 굶어요라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대답을 하는 것처럼, 이 책을 읽고 난 후 전혀 공감도 이해도 되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책이 그렇게 많이 팔린 것일까? 아마 황석영이라는 이름값 때문이 아닐까? 어찌되었든 이 책은 나에게 황석영이라는 이름값을 폭락시킨 책으로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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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단향 2011-06-07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였군요~ 너무 요란해서 읽어봤는데 진짜 별로였는데 다들 평점 만땅 이길래.. 내가 이상한걸까 생각했었는데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님의 글을 발견하고 반가워서 글을 남기고 갑니다. ^^ 추천이요~ 꾸~욱!! ^^

saint236 2011-06-07 17:32   좋아요 0 | URL
작가의 이름값에 속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사실 별 두개도 조금 아깝기는 합니다. 한개 반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