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을 위한 변론서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ㅣ 게리 윌스의 기독교 3부작 3
게리 윌스 지음, 김창락 옮김 / 돋을새김 / 2007년 6월

  기독교 복음이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시작됐고 열두 사도들을 통하여 예루살렘에서 기독교 운동이 시작되었다면 바울은 예수 운동을 세계적으로 퍼치고 조직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바울이라는 사람이 없었다면 기독교회는 예수 운동으로 멈추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우리가 듣고 배운 교리는 대부분 바울을 통하여 정립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한 바울에 대하여 많은 논란과 공격이 있었다. 바울의 생전에는 끊임없는 사도 논란이 있었고, 그가 죽고 난 다음에도 그를 해석하는 문제를 놓고 많은 논란이 발생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한 변론서가 이 책이다. "예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와 짝을 이루는 책이기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재고 정리를 해야 하겠기에 읽기 시작한 책이다. 역시 나에게 그다지 큰 감동은 오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나서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왜? 뭘?"이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는 책에서 무얼 배웠단 말이지? 이 정도의 내용도 가르치고 있지 않는 교회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  

  이 책은 바울과 부활하신 예수의 관계, 즉 바울의 소명, 그리고 그가 전한 복음이 예수의 가르침을 오염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서 기자들보다 그 원형에 더 가깝다는 사실에 관한 1장과 2장,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복음을 전한 바울에 대한 3장, 바울과 베드로를 대표로 하는 예루살렘 교회와의 관계에 대한 4장, 여성 차별주의자로 오해받는 바울에 대한 변론으로 구성된 5장, 바울과 각 교회의 관계에 대한 6장, 반셈주의자로 오해받지만 진정한 유대인 바울에 대한 7장, 예루살렘을 압박하여 그들의 잘못된 기득권을 비판하는 8장, 바울과 로마제국의 관계에 대한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심히 밑줄을 치면서 읽기는 했지만 딱히 감동이 되는 구절도, 그렇다고 신앙의 깊은 깨달음을 주는 내용도 없다. 차라리 크리스천 다이제스트에서 나온 "바울: 예수의 추종자인가 기독교의 창시자인가?"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바울 생애와 신학"을 읽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얇은 분량으로 바울의 모든 것을 밝히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던 까닭에 이 책은 바울을 위한 변론서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1만원이라는 책값이 비싸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나뿐이 아닌가 보다. 50% 반값 세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그렇지만 두어달 차이로 알라딘에서 정가를 다 주고 이 책을 산 나로서는 참 속쓰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ps. 192p 7번째 줄 다이어트라이브=>다이아트라이브가 맞음. 각주에는 다이아트라이브라고 기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