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릎 꿇지 말라 규장 A. W. 토저 마이티 시리즈 15
A. W. 토저 지음, 이용복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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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안정을 평안으로 착각하고 살아간다. 아무런 변화없이 고요한 상태를 혹 평안이라 착각하고 살아 오지 않았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나는 소위 말하는 모태신앙이다. 모태신앙이라는 말이 "못해"신앙이라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농담이 아니다. 조금만 나의 상식을 벗어나는 일을 만나면 그리스도인으로서가 아니라 나의 생각과 의지로 선택했다. 그리고 마치 그것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바른 선택을 한 것인양 한껏 포장해 왔다. 그러다 보니 정말로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능력이 없다. 윤리적으로 살려고 하고, 보다 높은 도덕성을 스스로에게 요구하면서 살지만 왜 윤리적으로 살아야 하는지, 높은 도덕성을 스스로에게 부과하는지에 대한 대답은 하지 못한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저 착하게 살아라, 그리스도인은 안된다는 모호한 말은 했지만 "왜?"라는 답변을 주지 못했다. 아니다. 남에게 준다는 생각조차도 오만한 자기 만족일 뿐이다.  

  내가 진지하게 선택한 기독교가 개독교라고 욕을 먹는 상황에서도, 세간의 비난을 대하면서도 스스로 방어하지도 못한다. 그저 싫다. 귀를 막고, 세상은 원래 그래라는 말로 위로해 본다. 그저 나만의 꿈을 꾸면서 비기독교인들에게(구분하기 위해서도 오만한 말도 아니다. 그저 이 말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꿈을 변론조차 하지 못한다. 잠을 자는 상태! 딱 그렇다.  

  그러던 가운데 제목이 좋아서 책을 선택했다. 토저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서 접했을 뿐이다. 그러나 14장의 글을 접하면서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왜?"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 왜 기독교인으로서 더 높은 도덕성을 스스로에게 요구해야 하는가? 왜 기독교인으로서 고난을 길을 택해야 하는가? 깨지고 부서져도 왜 나는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 것인가? 수없이 많은 왜라는 질문 앞에서 무너져 내린다. 무릎꿇지 않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의미를 되새겨 본다.  

  혹 나는 타협하고 살아오지 않았는가? 협상하는 태도로 일관하지 않았는가? 내가 이것을 포기하면 무엇을 줄 수 있는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저울질하면서 살아오지 않았는가? 스스로 던지는 질문에도, 내가 내 뱉은 말에도 책임지지 못하고 스스로 감동도 없으면서도 큰 소리로 고함만 치지 않았는가? 부서진 사나이의 주인공처럼 자기 감정에 못이겨서 한참 소리 높여 외치곤 뒤 돌아 서면서 "웃기시네 웃기는 소리하네" 냉소를 날리지 않았는가? 

  토저의 다른 책을 구해서 읽고 싶어진다. 이 책만큼의 질문과 감동과 깨달음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하여 조금은 더 진지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아니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날이 갈수록 답답함만 더해간다. 

ps. "엠시(MC)=>엠씨"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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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7-10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saint님~ 드디에 제대하셨군요. ㅎㅎㅎ 맨날 군복입고 보이시더니...
부부가 잘 어울려요. 행복하게 잘 사시길... 전에 같이 서평단할 땐 님 글을 자주 뵜는데, 이제 서평단 안 하니깐... 건필하시길...

saint236 2010-07-10 13:45   좋아요 0 | URL
이젠 서평단의 부담에서 벗어나 외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놓고 안 읽었던 책들 읽느라고. 글샘님도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시고요. 아직 님이 보내주신 책 한권 안 읽었는데 그것은 8월에 읽고 서평을 올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