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닝 캠프 - 최고 중의 최고로 만들어주는 전설의 플레이북
존 고든 지음, 조진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한참 힘들어 할 때의 일이다. 내 전임자가 일을 너무 잘해 놓고 간 것이 원인이었다. 카리스마 있었던 사람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전임자의 스타일에 친숙해 있었다. 내가 전임자와 스타일이 비슷했다면 문제는 없었겠지만 전임자와 나의 스타일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전임자는 카리스마로 이끌어 가는 편이라면 나는 그 사람이 일어날 때가지 옆에서 기다려 주고 밀어 주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일을 해도 전임자와 비교가 되고 왜 그렇게 안하냐고 몰아붙이기 일쑤였다. 지금까지 유지해온 내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고, 그렇다고 계속 부딪히는 것도 어렵고 해서 이직을 고민했다. 더 힘들어지기 전에 빨리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어떨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마음을 거의 다 굳히고 멘토처럼 지내는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모든 사정 설명을 들은 선배가 하는 이야기가 이것이다. 

  "지금 너를 보고 하는 평가에 너무 흔들리지 마라. 전임자는 몇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이미 평가를 받은 것이고 너는 이제 시작인데 자꾸 평가에 연연하냐. 지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네가 떠나고 난 다음에 너를 어덯게 평가할까를 보고 노력해라." 

  이 말 때문에 아직 남아 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힘들기는 하지만 조금만 더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사람은 떠나고 난 다음에 무엇을 남기는가가 참 중요하다. 트레이닝 캠프는 이 사실을 재미있게 가르쳐 주는 책이다. 

  존 고든의 책, 에너지 버스 1과 에너지 버스 2는 모두 읽었다. 두 책은 어덯게 하면 성공에 이를 것인가, 어떻게 하면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배제하라,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라, 불평을 금하라, 중요한 것에 집중하라 등등 일을 했다면 어떻게 결과를 남길 것인가에 대한 부분들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샐러리맨들이나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 혹은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실제적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들은 모두 교회에서 만나는 청년들과 함께 읽었고, 불평을 금지하자며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존 고든의 세번째 책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책은 바로 구매했으나 왠지 읽혀지지가 않았다. 에너지 버스 1, 2와 같은 것은 아닌가? 괜히 읽어봐야 소용이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책만 사놓고 책꽂이의 장식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제 시간이 조금 남길래 부담없이 읽자라는 마음으로 책을 펴기 시작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정신없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요즘 나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들이 많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삶의 태도, 효율적으로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하여 말했던 존 고든이 그것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말을 던지고 있다. 최고가 되고 성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고가 무엇이고, 성공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해야할까? 어지보면 생각의 깊이가 더 깊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지금 이순간 성공을 위해 살아라. 그렇지만 진정한 성공은 나만의 성공이 아니라 무엇인가 위대한 것을 남기는 것이다. 나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라는 그의 단순한 메시지가 마음 깊이 울려 퍼진다. 무한경쟁의 시대, 일렬로 줄을 세우고 성공과 실패, 낙오를 구분하는 삭막한 시대에 진정한 성공이란 나만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와 더불어 사는 것임을 외친다는 것이 얼마나 바고 같은 짓인가? 그렇지만 그 바보같은 짓이 그저 싫지만은 않다. 

  옛날 학생 때 자주 불렀던 노래가 문득 생각이 났다. 그 노래의 가사를 인용하면서 서평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기독교인이라면 친숙한 내용인 오병이어의 사건을 이렇게 풀었다.) 

  맛있는 밥을 서로 먹여주면서
  더러운 발을 서로 씻어주면서
  고등어 두 마리와 찹쌀떡 다섯개로
  우린 오천명도 무지무지 배부를 수 있단다
 
  이천마리 고등어를 오천개나 되는 떡을
  이리저리 뺏어모아 저 혼자서 다 먹고도
  모자라는 사람들아

  맛있는 밥을 서로 먹여주면서
  더러운 발을 서로 씻어주면서
  고등어 두 마리와 찹쌀떡 다섯개로
  우린 오천명도 무지무지 배부를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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