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다운받아 놓고 이제서야 다 보게 된 영화.
영화의 장르를 무엇이라고 해야할까? 가족 영화일까? 아니면 코미디라고할까? 그것도 아니면 정치영화라고 할까? 영화의 장르가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한번은 봤으면 좋을 영화이다. 앞으로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테니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안봐도 되지만 내용을 알고 봐도 그렇게 손해날 것은 없는 영화이다. 일단 스릴러나 반전을 노리는 영화는 아니니까 말이다.
캐빈 코스트너 주연의 스윙보트는 선거에 관한 이야기이다. 스윙 보트란 선거의 판세를 확정지을 정도로 중요한 투표를 의미한다. 이 영화는 조금은 황당한 설정으로 영화를 끌어간다. 미국에서 선거가 벌어진다. 버드(캐빈 코스트너)는 정치와 투표, 국민의 의무와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이다. 탁 까놓고 이야기해서 사회적으로 볼 대 실패자요 낙오자인 사람이다. 직장에서도 충실하게 일하지 못하고 그 결과 해고를 당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버지와는 딸리 딸이 똘똘하다. 장래 희망이 국회 의장일 정도로 똘똘하고 사회적인 이슈에도 민감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 학급 글짓기에서 굴종과 민주주의, 그리고 국민의 의무와 자각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정도로 정치적인 식견을 가진 아이다.
어느날 학급에서 부모님에게 투표를 하도록 하고 그 내용과 느낌에 대해서 감상문을 적어오라는 숙제를 받게 되고 술취해 나타나지 않는 아버지 대신 투포를 진행한다. 그렇지만 예기치 못한 정전으로 투표가 오류 처리되게 되고 투표가 끝이 난다. 그런데 양쪽의 득표가 백중세인 가운데 뉴멕시코주의 선거인단 투표를 가름할 수 있는 한표가 버드의 한표임이 밝혀지면서 그의 인생은 많이 바뀐다. 그를 포섭하기 위해 두 대선후보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웃기게도 정당의 당략마저 포기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버드는 자신의 투표가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자각하게 되고 한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감당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본다. 지난 대선 때, 총선 때 우리는 국민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던가? 대한민국의 진정한 적은 미국도 아니고, 북한도 아니고 국민의 의무를 쉽게 망각해 버린 우리 자신이 아닐까?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키보드 워리어들이 넘쳐난다. 상식 이하의 비난이 난무한다. 비판이 아닌 비난이 난무하지만 쉽게 이 상황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젊은이들은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망각한다. 지자체 선거에 대한 관심은 없다. 국민의 관심보다는 중앙에서 어떻게 전략적으로 지자체를 차지할 것인지 음모만 난무한다. 이대로 가면 분명히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여전히 4대강 사업은 진행될 것이고, 빈곤층의 아이들은 물로 배를 채울 것이고, 대북 정책은 강경 일변도가 될 것이다.
제발 이번 선거에는 키보드 워리어가 아니라 실제로 투표하는 사람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우리 선배들이 피와 생명을 바쳐서 얻어낸 종이 한장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